남양주, 개별 관광지 홍보 넘어 ‘체류형 관광도시’ 전략 본격화
역사·문화부터 자연·생태까지…관광자원 현장서 미래 관광 방향 모색
남양주시가 궁집과 물의정원, 정약용유적지, 능내역사문화공원 등 지역 관광자원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하는 관광전략 마련에 나섰다. 국민의 국내관광 경험률이 70%를 넘어선 가운데 수도권 근교 관광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 방문객 유치보다 관광객이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만드는 체류형 관광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
남양주시는 11일 관광진흥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지역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현장투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현재 수립 중인 남양주시 관광진흥종합계획에 현장 여건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역사·문화와 자연·생태, 산림·휴양 등 서로 다른 성격의 관광자원을 직접 점검하고 관광지 간 연계 가능성을 살폈다.
투어는 남양주 궁집을 시작으로 물맑음수목원, 물의정원, 정약용유적지, 다산생태공원, 능내역사문화공원, 사릉 순으로 진행됐다.
이들 관광지는 성격이 서로 다르다. 궁집과 사릉은 조선시대 역사문화 자원이고, 정약용유적지는 남양주를 대표하는 인물 콘텐츠와 연결된다. 물의정원과 다산생태공원은 북한강 수변경관을 활용한 자연관광지이며, 물맑음수목원은 산림·휴양 기능을 갖추고 있다.
남양주시 문화관광 누리집에서도 물의정원 산책길과 물맑음수목원, 정약용 관련 관광코스, 자전거길과 스탬프투어 등을 별도의 관광콘텐츠로 운영하고 있다. 시가 이미 여러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개별 장소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서 나아가 이들을 실제 여행코스로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관광진흥위원들은 이날 관광지 운영상황과 이동 동선, 안내시설, 편의시설 등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관광객 입장에서 불편한 점과 콘텐츠 확장 가능성을 논의했다.
특히 시는 관광객이 한 곳만 방문한 뒤 빠져나가는 방식보다 역사·생태·수변·휴양자원을 권역별로 묶어 여러 장소를 함께 방문하도록 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관광정책에서 체류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방문객 수 자체보다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소비하는지가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숙박과 음식, 카페, 체험, 지역상품 구매 등이 결합될 경우 관광객 1명이 지역에서 발생시키는 소비 규모도 커질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관광을 경험한 국민은 전체의 70.2%로 조사됐다. 해외여행 경험률 31.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여가활동에서도 관광이 가장 선호되는 분야로 나타났다. 국내여행 자체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관광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역에 머물게 하느냐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민여행조사도 국내여행을 여행 경험률과 횟수, 여행 일수, 여행 지출액 등으로 나눠 측정하고 있다. 관광성과를 단순 방문객 숫자로만 보지 않고 체류기간과 소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남양주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쉬우면서 북한강과 산림, 역사문화 자원을 동시에 갖춘 것이 장점이다. 반대로 수도권 당일여행지로 소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체류형 관광정책 측면에서는 과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물의정원과 정약용유적지, 능내역사문화공원처럼 비교적 가까운 관광지를 하나의 코스로 묶고 자전거길이나 산책로, 카페·음식점과 연계하면 관광객의 이동 범위와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
남양주시는 이미 6개 코스 41개소를 활용한 스탬프투어와 북한강·왕숙천·경춘선 등 자전거길 콘텐츠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존 프로그램을 주요 관광지와 연계하면 개별 관광지를 하나씩 홍보하는 것보다 여행 동선을 만드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관광진흥위원회는 현장투어 과정에서 관광지 간 접근성과 안내체계, 주변 편의시설 등을 함께 살폈다. 관광객이 여러 관광지를 이동하려면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뿐 아니라 주차와 화장실, 쉼터, 안내표지 등 기본적인 편의환경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관광자원을 연결할 때는 장소별 방문객 특성을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약용유적지나 사릉은 역사교육과 가족관광 수요가 높을 수 있고, 물의정원과 생태공원은 걷기·사진촬영·자전거 여행객이 주요 이용층이 될 수 있다. 수목원과 산림휴양시설은 체류형 휴식과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모든 관광지를 동일한 방식으로 홍보하기보다 관광객의 연령과 여행목적, 이동수단 등을 분석해 역사문화형, 수변생태형, 산림휴양형 등으로 코스를 세분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날 열린 자문회의에서는 남양주 관광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콘텐츠 발굴, 관광지 간 연계방안도 논의됐다. 시는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검토해 관광진흥종합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김상수 남양주시 부시장은 남양주가 역사·문화와 수변경관, 산림·휴양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며 개별 관광지를 알리는 것을 넘어 서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관광진흥종합계획의 성과를 판단하려면 관광지 숫자나 홍보물 제작 실적보다 실제 방문객의 이동과 소비 변화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관광지별 방문객 수와 외지인 비율, 평균 체류시간, 재방문율, 지역 음식점·카페·숙박시설 소비액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면 관광자원 연계정책이 실제 지역경제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국내관광을 경험하는 상황에서 수도권 관광도시의 경쟁은 새로운 관광지를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기존 자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남양주시가 궁집과 정약용유적지 같은 역사자원, 북한강 수변관광, 산림휴양 자원을 하나의 여행동선으로 묶어 ‘잠시 들르는 도시’에서 ‘머무르는 관광도시’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광진흥종합계획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