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방지법 시행 4년…인천교육청, 출근길 캠페인으로 ‘사전 예방’ 강화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가 직무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시행 4년을 맞은 가운데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제도 이해와 실천을 강조하고 나섰다. 법이 정한 신고·회피 절차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실제 업무에서 적용하느냐가 공공기관의 청렴도를 좌우하는 만큼 일회성 홍보보다 지속적인 교육과 내부 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른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시교육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출근길 청렴동행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공직자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본인이나 가족 등 사적 이해관계가 얽힐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련 법률이 정한 신고와 회피 절차를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성훈 교육감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과 시민감사관은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청렴 관련 도서와 이해충돌방지법 주요 내용이 담긴 자료를 배부하고 공정하고 책임 있는 직무수행을 당부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2022년 5월 19일부터 시행됐다. 법의 목적은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방지하고, 공정한 직무수행과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는 데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뿐 아니라 교육청 등도 법 적용 대상인 공공기관에 포함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지켜야 할 5가지 신고·제출 의무와 5가지 제한·금지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주요 내용에는 사적이해관계자 신고와 회피, 공공기관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매수 신고, 고위공직자의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 제출, 직무관련 외부활동 제한, 가족채용 제한, 수의계약 체결 제한, 공공기관 물품의 사적 사용 금지, 직무상 비밀 이용 금지 등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교육청 직원이 계약이나 채용, 보조금, 인허가, 감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가족이나 과거 근무했던 기관 등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대상과 직접적인 업무 관계가 발생할 경우에는 해당 사실을 신고하고 필요한 경우 직무에서 회피해야 한다.
교육행정은 학교 시설공사와 물품 구매, 급식·교육사업 계약, 교직원 인사, 각종 지원사업 선정 등 이해관계자가 발생할 수 있는 업무가 다양하다. 제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해충돌 상황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실제로 법령은 공공기관장이 매년 이해충돌 방지 교육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시행령에는 교육 대상과 내용, 방법을 포함한 연간 교육계획을 마련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국민권익위원회는 표준교재와 강의안, 전문강사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인천교육청 캠페인 역시 법정 교육과 함께 제도 인지도를 높이는 내부 청렴활동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공공기관 청렴도 관리도 전국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직유관단체 등 450개 기관의 평균 종합청렴도 점수는 81점으로 전년보다 0.7점 상승했다. 2022년 현행 평가체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평균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도 교육청은 별도 평가 대상에 포함돼 있으며, 청렴교육과 반부패 제도 운영, 실제 업무 과정의 부패 취약성 등이 함께 관리되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이 중요한 이유는 실제 금품수수나 특혜가 발생한 뒤 처벌하는 것보다 이해관계가 발생하는 단계에서부터 직무를 조정해 문제를 예방하는 데 있다. 공직자가 사적이해관계자의 존재를 알고도 관련 업무를 계속 처리하면 의사결정의 공정성뿐 아니라 결과에 대한 국민 신뢰까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최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 사건을 감사원에 이첩하는 등 제도 집행을 이어가고 있다. 권익위는 관련 사건에서 공직자가 가족의 민원과 연관된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과 이후 관련 직무를 수행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해 이해충돌 상황의 회피 여부를 주요 판단 요소로 삼았다.
다만 청렴 캠페인의 효과를 홍보물 배부나 참여 인원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직원들이 실제로 이해충돌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판단하는지, 사적이해관계자 신고와 직무회피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내부 상담과 신고 창구가 충분히 활용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이해충돌 문제는 법 위반 여부를 사후 판단하는 것보다 업무 처리 전 담당자가 부담 없이 상담하고 직무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신고 자체를 문제행위처럼 인식하면 공직자가 이해충돌 가능성을 알고도 숨길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이해충돌을 예방하려면 공직자 스스로 직무와 사적 이해관계가 얽힐 가능성을 세심하게 살피고 필요한 신고와 회피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인천교육청의 청렴정책 성과 역시 캠페인 횟수보다 제도 이해도와 사전 상담·신고 실적, 이해충돌 발생 시 직무회피 조치 여부 등을 통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4년이 지난 만큼 공공기관의 과제도 ‘법을 알리는 단계’에서 ‘실제 업무에서 작동시키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학교와 교육행정에 대한 시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출근길 캠페인과 같은 인식 개선 활동과 함께 계약·인사·감사 등 이해관계가 발생하기 쉬운 업무에서 사전 점검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운영하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