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지도 앱 지명정보 92%까지 정비… 길찾기 넘어 119 출동 정확도 높인다

공원·교차로 등 492개 지명 집중 점검…네이버·카카오·티맵 등 현행화 옛 교차로·미고시·무명 교차로도 현실에 맞게 제정·변경

2026-08-11     이정애 기자
인천광역시청

인천시가 네이버·카카오·티맵 등 주요 지도 서비스에서 공원과 교차로 이름이 누락되거나 실제 도로환경과 다르게 표시되는 문제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시민의 길찾기 편의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화재·교통사고 등 긴급상황에서 신고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생활권 지명정보를 안전 인프라 차원에서 관리한다는 취지다.

인천시는 지난 6월부터 공원과 교차로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지명 492개를 대상으로 주요 민간 지도 플랫폼의 표기 현황을 대조하고 누락·오류 정보를 정비했다고 11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네이버와 카카오, 티맵 등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지도·내비게이션 서비스다. 공식 지명이 정해져 있음에도 검색이 되지 않거나 실제 도로 형태가 변경됐지만 과거 명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점검 이전 40%대에 머물렀던 대상 지명의 민간 지도 반영률은 지도 운영사에 현행화를 요청한 뒤 92%까지 높아졌다. 현재 공사 중이거나 도로 형태 변경 등으로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일부 지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최신 정보로 정비됐다는 설명이다.

지명정보의 정확성은 단순한 길찾기 편의 문제만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112·119 등 긴급신고기관이 신고자의 위치정보와 신고내용, 전화번호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통합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긴급기관 간 위치정보가 정확하게 전달될수록 경찰·소방·해경 등이 반복적으로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시간을 줄이고 공동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 사고나 화재 현장에서는 신고자가 정확한 도로명주소를 알지 못하고 주변 공원이나 교차로, 건물 명칭을 기준으로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현장에서 사용하는 명칭과 지도·상황실에 표시되는 지명이 다르면 위치 확인 과정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다.

행정안전부가 긴급신고 통합서비스에서 신고내용뿐 아니라 ‘재난 위치’를 경찰과 소방 등 기관이 실시간 공유하도록 한 것도 현장 대응에서 정확한 위치정보가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인천시는 지도 앱 표기 정비에 이어 지명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는 장소도 손보기로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 시설명이나 도로 형태를 그대로 사용하는 교차로다. 미추홀구 ‘남부역삼거리’처럼 명칭의 근거가 된 시설이 사라졌거나, 도시개발 과정에서 삼거리에서 사거리로 바뀌었지만 기존 이름을 계속 사용하는 장소를 찾아 실제 현황에 맞게 정비할 계획이다.

공식적으로 결정·고시되지 않았지만 주민과 운전자 사이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되는 교차로 명칭도 점검한다. 적정성을 검토한 뒤 지명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명칭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신도시 조성이나 도로 신설로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이름이 없는 교차로에도 순차적으로 지명을 부여한다. 인천시는 군·구와 협력해 주변 역사와 지역성, 지형지물 등을 고려한 명칭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숫자나 과거 교통시설을 기준으로 만들어 시민이 혼동하기 쉬운 명칭도 대상이다.

‘호수공원1·2지하차도’처럼 숫자만 달리해 구분하거나 더 이상 고속도로 종점이 아닌데도 ‘고속종점지하차도’라는 과거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주변 지형과 도로환경에 맞는 이름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지명은 한번 정착하면 교통안내판과 민간 지도, 행정자료, 긴급신고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장기간 사용된다. 처음부터 실제 공간환경과 주민 인식에 맞는 명칭을 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도시개발이 빠른 지역에서는 도로와 공원, 생활SOC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속도에 비해 민간 지도서비스의 정보 갱신이 늦어질 수 있다. 행정기관에서 공식 명칭을 정하더라도 민간 플랫폼에 자동으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별도의 확인과 전달 절차가 필요하다.

이번 인천시의 492개 지명 모니터링은 이런 공공정보와 민간서비스 사이의 시차를 줄이기 위한 행정 작업에 가깝다. 공식 지명을 결정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시민들이 실제 이용하는 지도 앱까지 반영됐는지를 확인한 것이 특징이다.

민간 지도서비스가 시민 이동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공간정보 관리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공공 데이터베이스가 정확하더라도 실제 시민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과 지도에서 검색되지 않는다면 정책의 체감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긴급상황에서는 이 문제가 안전과 직결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긴급신고 과정에서 위치정보를 기관 간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하면서 출동기관이 현장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정확한 공원·교차로 명칭이 민간 지도와 공공시스템에 동시에 정착하면 신고자가 주변 지명만으로도 현재 위치를 설명하기 쉬워질 수 있다.

다만 지도 반영률이 92%까지 높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정비가 완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설 도로와 공원, 교차로는 계속 생기고 기존 시설도 재개발이나 도로공사로 형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신규 지명이 고시된 뒤 민간 지도에 반영되기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과 플랫폼별 누락률, 시민 신고를 통해 발견된 오류 건수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119·112 등 긴급기관에서도 실제 현장 위치 파악에 도움이 됐는지 확인한다면 지명정비의 안전 효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원주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정확한 지명정보가 지도에 반영될 경우 시민의 일상적인 길찾기뿐 아니라 응급상황에서 신고 위치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실제 환경과 맞지 않는 지명을 지속적으로 발굴·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시가 이번 점검에서 지명 반영률을 40%대에서 92%까지 높인 것은 단순한 전자지도 오류 수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민들이 사용하는 민간 지도와 행정기관의 공식 지명, 긴급신고 현장의 위치정보가 서로 일치하도록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새로 제정되는 지명이 얼마나 빠르게 지도 플랫폼에 반영되는지까지 관리체계를 표준화하고, 긴급기관과 민간 플랫폼 사이의 정보 연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지가 정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