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독사 1년 새 25% 증가…영종구, 6개 동에 ‘이웃연결단’ 배치
노인일자리와 연계한 정기 안부 확인으로 촘촘한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
인천에서 고독사로 확인된 사망자가 2024년 260명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한 가운데 신설 영종구가 사회적 고립 위험 주민을 정기적으로 살피는 인적 안전망을 가동한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임대인과 복지서비스 종사자가 고독사를 처음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가 위험 신호를 얼마나 일찍 포착할 수 있을지가 사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시 영종구는 이달부터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위험이 있는 주민을 찾아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영종구 이웃연결단’을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업은 행정기관이나 기존 복지서비스와 접점이 적고 가족·이웃 등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가구를 지역사회가 직접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종구는 영종구노인인력개발센터와 협력해 노인일자리 참여자 6명을 이웃연결단으로 선발하고 관내 6개 동에 1명씩 배치했다.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결과를 분석해 2027년 사업 확대 여부와 운영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웃연결단은 담당 가구에 주 1회 이상 전화해 안부와 생활상태를 확인한다. 통화만으로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위험 징후가 확인되면 담당 공무원과 함께 가정을 방문한다.
활동 과정에서 장기간 연락 두절이나 건강 악화, 식사·주거 문제 등 사회적 고립 또는 위기 징후가 발견되면 해당 동 행정복지센터에 알리고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한다.
이 같은 지역 인적 안전망의 필요성은 최근 고독사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2023년 3661명보다 263명, 7.2%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도 7.2명에서 7.7명으로 높아졌다.
인천의 증가 폭은 전국 평균보다 컸다. 2023년 208명이었던 인천의 고독사 사망자는 2024년 260명으로 52명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25%다. 인천은 전국 고독사 사망자의 6.6%를 차지했다.
고독사가 반드시 고령층만의 문제인 것도 아니다. 2024년 전국 고독사 사망자를 연령별로 보면 60대가 1271명으로 32.4%, 50대가 1197명으로 30.5%를 차지했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전체의 62.9%에 달한다. 40대도 13.0%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81.7%로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다.
따라서 영종구의 위험가구 발굴 역시 독거노인에 한정하기보다 실직과 질병, 경제적 어려움, 가족관계 단절 등을 겪는 중장년 1인 가구까지 살필 필요가 있다. 고독사가 연령 자체보다 사회적 관계 단절과 지원체계에서 벗어난 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도 사회적 고립 예방정책의 배경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2023년 35.5%에서 2024년 36.1%로 상승했다. 인천도 같은 기간 31.8%에서 32.5%로 높아졌다. 다만 혼자 산다는 사실만으로 고독사 위험가구로 볼 수는 없으며 건강·경제상태와 사회적 관계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도 2023년 1인 가구는 782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에 달했다. 1인 가구가 필요로 하는 정책으로는 주거 안정 지원이 37.9%로 가장 높았고 돌봄서비스 13.9%, 심리·정서 지원 10.3%가 뒤를 이었다.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일상에서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회적 관계의 단절 자체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고독사 실태조사에서 인용한 국가데이터처 사회조사를 보면 2023년 19세 이상 국민 가운데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대화 상대가 필요할 때 둘 중 하나라도 도움받을 사람이 없는 ‘사회적 고립’ 상태의 비율은 33%였다. 성인 3명 가운데 1명꼴이다.
최근 조사에서는 외로움 역시 증가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19세 이상 국민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율은 21.1%,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고 느끼는 비율은 16.2%로 모두 전년보다 높아졌다.
특히 고독사 최초 발견자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이웃연결단과 같은 지역 인적 안전망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고독사를 가족이 처음 발견한 비율은 2020년 34.8%에서 2024년 26.6%로 떨어졌고 지인도 14.5%에서 7.1%로 감소했다. 반면 임대인 등이 발견한 비율은 28.4%에서 43.1%,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는 1.7%에서 7.7%로 높아졌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일수록 행정·복지서비스와 지역주민이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영종구가 단순한 전화 확인에 그치지 않고 위험 징후를 발견하면 동 행정복지센터의 복지서비스로 연결하도록 설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영종구는 지난 7월 1일 인천의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새롭게 출범했다. 출범 준비 당시 인천시는 영종구를 면적 125.8㎢, 인구 약 13만 명, 6개 행정동 규모로 제시했다. 넓은 지역에 아파트 중심의 신도시와 섬·농어촌 생활권이 함께 존재해 주민 특성에 맞춘 복지 접근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시범사업 단계에서는 6명이 각 동을 담당하는 만큼 대상자를 어떻게 선정하고 한 사람이 몇 가구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단순 안부전화 건수를 늘리기보다 장기간 연락이 끊긴 주민을 실제로 발견하고 의료·주거·생계·정신건강 등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한 실적을 함께 살펴야 한다.
손화정 영종구청장은 “고독과 고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라며 이웃연결단을 통해 위기 상황을 예방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지역 복지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영종구는 올해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내년 사업을 확대하고 민·관 협력을 활용한 고독사 예방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사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안부 확인 횟수뿐 아니라 신규 발굴 위험가구 수와 실제 방문 비율, 복지서비스 연계 건수, 연락두절 가구의 사후 관리 결과 등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국 고독사 사망자가 3924명, 인천에서도 260명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위기 발생 이후 발견하는 것보다 평소 연락을 이어가며 위험 신호를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가족과 지인이 고독사를 처음 발견하는 비율은 줄고 복지 종사자와 임대인의 발견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영종구의 6명 규모 이웃연결단이 이러한 사회적 관계의 빈틈을 실제로 메울 수 있는지는 4개월간 시범운영 이후 발굴·연계 실적과 위험가구의 변화로 평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