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돌봄 넘어 ‘놀 권리’까지…부천 사회적기업, 아동 500명 워터파크 지원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 1,500만 원 상당 자유이용권 기부…지역사회 나눔 실천

2026-08-10     이정애 기자
조용익

여름방학을 맞은 지역아동센터 아동·청소년 500여 명이 부천지역 사회적기업들의 지원으로 워터파크 체험에 참여했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방학 중 문화·여가 경험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아동의 놀이와 체험 기회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돌봄의 범위를 넓힌 사례로 볼 수 있다.

부천시는 지난 7일 웅진플레이도시에서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 주최로 열린 ‘2026년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88데이’에 지역아동센터 아동·청소년 500여 명이 참여했다고 10일 밝혔다.

‘88데이’는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가 매년 여름 지역 아동·청소년을 위해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올해 협의회는 1500만원 상당의 워터파크 자유이용권을 지원했다. 참여 아동 500명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1명당 약 3만원 상당의 여가·체험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행사에는 조용익 부천시장과 박병권 부천시의회 의장, 도·시의원과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가 이용권을 지원하고 웅진플레이도시는 시설 운영과 행사 진행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민간기업과 사회적기업, 지방정부가 역할을 나눴다.

기념행사에서는 워터파크 자유이용권 전달과 아동 댄스팀 ‘크림서현’ 공연, 비치볼 던지기 등이 진행됐다. 시는 행사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자원봉사자 등 현장 인력을 배치해 물놀이 과정의 안전관리도 지원했다.

이번 행사는 부천의 전체 아동 규모와 비교하면 크지 않지만 취약계층 아동의 문화·여가 접근성을 지역사회가 함께 보완한다는 의미가 있다. 부천시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 기준 18세 미만 아동은 8만7225명으로 전체 주민등록인구 75만8796명의 11.5%를 차지한다. 같은 시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3만4358명, 한부모가족은 6253명으로 집계돼 아동·가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복지와 생활지원 수요가 존재한다.

아동에게 놀이와 여가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전국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서 9∼17세 아동 가운데 방과 후 친구들과 놀기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42.9%였지만 실제 친구들과 논다는 응답은 18.6%에 그쳤다. 반면 학원·과외를 희망한 비율은 25.2%였지만 실제 이용 비율은 54.0%로 나타났다.

전자기기 이용시간도 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0∼8세 아동이 여가시간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태블릿을 하루 1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주중 27.5%, 주말 36.9%로, 2018년 각각 19.7%와 24.2%보다 높아졌다. 정부 역시 조사 결과를 통해 아동의 ‘놀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에서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에게 물놀이와 공연, 신체활동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여름철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민간 유료시설 이용이 가계 형편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는 가정에서는 지역사회의 후원이 아동의 문화·여가 경험 격차를 줄이는 보완책이 될 수 있다.

다만 한 차례 체험행사만으로 아동의 여가 격차를 해소하기는 어렵다. 방학 기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체육·문화 프로그램과 돌봄서비스, 지역아동센터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실제 참여 아동의 만족도와 재참여 수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업은 사회적기업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와도 맞물린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사회적기업 정책 예산을 지난해 284억원에서 1180억원으로 확대하면서 취약계층 고용과 사회서비스 제공, 지역문제 해결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기업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복지·돌봄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주체로 육성한다는 방향이다.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에는 지역 사회적기업 25곳이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는 이번 워터파크 지원 외에도 저소득 청소년 장학금과 아동·독거노인을 위한 물품 지원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임재현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통해 사업의 의미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용익 부천시장도 폭염과 방학이 겹친 시기에 아동들이 즐겁게 여름을 보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사회적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사회연대경제 생태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88데이’의 사회적 효과를 높이려면 지원금액이나 참여 인원뿐 아니라 어떤 가정의 아동이 참여했는지, 평소 문화·체육시설 이용 기회가 부족했던 아동에게 실제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 기업과 사회적기업이 각각 보유한 시설·서비스를 아동복지기관과 연계한다면 일회성 기부를 넘어 연중 운영되는 지역사회 체험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전국 조사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아동이 42.9%에 달하지만 실제 방과 후 친구들과 노는 비율은 18.6%에 그치는 현실은 아동복지가 식사와 학습, 돌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천의 ‘88데이’ 역시 사회적기업의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동의 놀이와 문화 경험을 지역사회가 함께 보장하는 지속적인 사회공헌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