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녹색 라파 계획'의 속셈
- ’녹색 라파‘의 핵심 ① 이스라엘에 복종 ② 저항하다 살해 ③ 아예 이민
이스라엘의 이른바 ’녹색 라파 계획‘(Green Rafah plan)은 가자지구(Gaza Area)를 분열시키려는 목적이며, 이스라엘의 새로운 행정 구역이 팔레스타인 대의를 말살하고 대규모 강제 이주를 초래하려는 의도라고 경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의 지정된 지역에서 ’기반 시설 공사‘를 조용히 승인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경고하듯, 전후 현실을 재편하고 가자지구를 ’영구적으로 분열‘시키려는 의도로 추진되는 정책의 일환이라고 알자지라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스라엘은 단계적으로 가자지구를 일단 초토화시키고, 강제로 정복, 이스라엘로 편입, 영구적인 이스라엘 땅으로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大) 이스라엘(Greater Israel) 비전의 일환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카츠 국방장관이 지지하는 이 프로젝트는 “녹색 라파”라는 별칭을 얻고 있으며, 라파 동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늘 그렇듯이 작전 혹은 프로젝트 이름에는 안락, 평온, 번영 등을 상징하는 이름을 붙이지만, 내용은 그와는 정반대의 일을 애오고 있다. 가자지구와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군대가 운용하는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이름을 라벤더, 가스펠 등으로 붙였다. 실상은 살상과 건물 파괴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의 이름이었다.
’녹색 라파‘ 프로젝트는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가자지구에 그은 ’옐로 라인(Yellow Line)‘, 즉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좁은 지역으로 몰아넣는 사실상의 완충지대와 인접해 있다.
9일 승인 소식을 전한 이스라엘군 라디오 방송은 이스라엘 총리실이 이 계획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임시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아랍에미리트(UAE) 지원 시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상수도, 하수도, 전기 시설 설치를 감독할 예정이며,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은 신베트(Shin Bet) 정보기관의 엄격한 보안 검사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베트(Shin Bet)는 이스라엘의 국내 보안 및 대테러를 담당하는 정보기관이며, 해외 정보를 담당하는 모사드(Mossad), 군사 정보를 담당하는 아만(Aman)과 함께 이스라엘의 3대 핵심 정보기관 중 하나로 분류된다.
나아가 ‘녹색 라파 프로젝트’에는 엄격한 제한이 가해졌는데, 이스라엘 당국은 적어도 11월까지 해당 지역에 ‘카라반’(caravans : 이동식 주택이나 캠핑 트레일러) 또는 ‘이동식 주택의 진입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9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미국 주도의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발표한 가자지구 15개항 해결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하마스의 단계적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가자지구 철수를 요구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 해제될 때까지 이스라엘군의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미래를 둘러싼 정치적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팔레스타인 정치 연구가 아흐메드 알-아타우네(Ahmed al-Atawneh)는 “녹색 라파”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이스라엘의 완전한 행정 및 안보 통제하에 있는 고립된 칸톤들(cantons : 여러 구역으로 파편화)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틀 안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세 가지 선택지만을 남겨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책에 완전히 복종하거나, 저항할 경우 죽음이나 투옥에 직면하거나, 아니면 이민을 가는 것뿐”이다.
알-아타우네는 이스라엘의 전략이 진정한 인도주의적 구호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팔레스타인 투쟁에서 정치적 차원을 제거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민족적 대의를 가진 시민이 아닌 단순히 거주민으로 대하는 것은 사실상 팔레스타인 대의를 훼손하고 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 의회의 폭넓은 합의와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다.
알-아타우네는 또 통일된 팔레스타인 합의 없이 아랍 국가들이 그러한 틀에 관여하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어떤 나라든 이스라엘의 비전에 기반하고 팔레스타인과는 동떨어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이는 많은 의문을 제기하며 팔레스타인을 진정으로 돕거나 구제하기보다는 본질적으로 이스라엘의 정책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동식 주택 금지 조치와 민간 기반 시설의 실질적인 재건 지연은 심각한 전략적 함의를 지니고 있다.
팔레스타인 연구원인 모하마드 하메드 알 아일라(Mohammad Hamed al-Aila)는 지난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에서 체결된 휴전 협정에 첨부된 인도주의 의정서가 임시 주택(카라반)의 반입과 민간 기반 시설 복구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 아일라는 ”휴전 협정 체결 후 10개월이 지났음에도 이스라엘은 이러한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1단계의 완전한 이행을 요구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민자 행렬의 진입을 막고 본격적인 재건 사업을 연기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재앙을 영속화하려는 이스라엘의 더 큰 목표와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주민들을 점진적으로 이주로 몰아넣기 위한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알-아타우네는 이에 동의하며, 네타냐후가 10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시간을 벌기 위해 이러한 지연을 이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인구 조작과 강제 이주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국제적 군사력 딜레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서의 이러한 행정 구역 설정과 더불어, 제한적인 규모의 국제 안정화군(ISF) 배치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모로코와 우간다 같은 국가들이 각각 약 200명 규모의 소규모 병력을 파견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당초 계획했던 훨씬 더 큰 규모의 다국적군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규모이다.
알 아일라는 “이러한 형식적인 수치들이 이스라엘이 미국의 제안을 표면적으로 수용하면서 실제 이행은 미흡하게 하는 전통적인 전술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제 안정화군(ISF) 부대의 임무는 여전히 주요 논쟁거리이다. 알 아일라는 “팔레스타인은 점령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고 합의 이행을 보장하는 보호 및 분리 부대를 원한다. 반대로 이스라엘은 이 부대를 무장 해제하고 저항 세력을 추격하는 안보 부대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안보군(ISF)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입장은 궁극적으로 그 실제 기능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만약 ISF가 이스라엘의 안보 기준에 따라 팔레스타인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단지 ‘점령 지속을 위한 국제적인 허울’(international facade for the continuation of the occupation)로 여겨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의도적인 분열이라고 묘사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강력한 팔레스타인 단결이라고 말했다. 알-아타우네는 이러한 정책에 맞서기 위해서는 통일된 팔레스타인 행정부, 국민적 합의에 기반한 정부, 그리고 진정한 협력에 바탕을 둔 정치 제도의 재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는 현 팔레스타인 정치 지도부에 대해 깊은 불만을 표명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비롯한 공식 정치 지도부에는 어떠한 결정이나 의지, 능력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들은 팔레스타인 전선을 통합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려는 모든 대중적이든 비대중적이든 팔레스타인 측의 시도를 계속해서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