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GIS 걷어내 연 7억 절감…인천 ‘디지털트윈 행정’ 이용자도 22만 명으로 두 배

디지털트윈·클라우드 기술 융합으로 행정 혁신 및 예산 절감 동시 달성 3차원 공간정보포털 ‘아이맵’ 등 전국 최고 수준 서비스로 우수성 입증

2026-08-09     이정애 기자
아이맵(메인화면)

인천시가 도시 전체를 3차원 공간정보로 구현하는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행정과 시민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연간 시스템 유지관리비를 절반 이상 줄이고 이용자 수도 두 배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정보가 단순한 전자지도를 넘어 도시계획과 안전, 교통, 부동산 등 행정 의사결정의 기반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공공 디지털서비스의 성과를 비용 절감과 실제 이용량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천시는 ‘디지털트윈 기반 공간정보 플랫폼 구축’ 사업이 2025년 국가공간정보정책 집행실적 평가에서 우수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중앙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2025년 추진한 공간정보 사업을 대상으로 사업목표 달성도와 활용성, 행정 효율 개선,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우수사례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천 사업의 핵심은 실제 도시의 건물과 지형, 각종 행정정보를 디지털 공간에 구현하고 이를 도시정책에 활용하는 것이다. 시는 원도심 문제 분석을 위한 정책결정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공간정보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했으며, 시민이 직접 이용하는 공간정보포털 ‘아이맵(imap)’도 3차원 중심으로 개편했다.

특히 외국산 지리정보시스템(GIS) 소프트웨어를 국산 엔진으로 교체한 부분에서 직접적인 예산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인천시 집계에 따르면 공간정보 플랫폼의 연간 유지관리비는 2025년 13억 원에서 올해 5억7000만 원으로 7억3000만 원 줄었다. 감소율로 계산하면 약 56.2%다.

시는 매년 부담하던 외산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까지 줄이면서 향후 10년간 추가로 약 5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절감 재원은 3차원 공간정보 갱신과 플랫폼 기능 개선 등에 다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정보시스템에서 외산 소프트웨어 의존도를 낮추는 문제는 단순한 제품 교체 이상의 의미가 있다. 라이선스 가격이나 계약조건 변화에 따른 운영비 증가 가능성을 줄이고 시스템 개선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기술 선택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산화 이후에도 시스템 안정성과 기술지원 수준, 데이터 호환성을 장기간 검증해야 실제 비용 절감 효과가 유지될 수 있다.

시민 이용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 3월 23일 3차원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맵의 월평균 접속자는 지난해 11만 명에서 올해 22만 명으로 증가했다. 인천시가 밝힌 수치를 기준으로 1년 사이 약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아이맵은 드론 촬영 자료를 기반으로 건물과 지형을 실제와 유사하게 표현한 3차원 공간정보를 제공한다. 부동산·도시계획 정보뿐 아니라 육아와 관광, 건축물 등 시민 생활과 관련된 30여 종의 정책지도를 함께 제공하도록 구축됐다. 인천시는 지난 3월 23일부터 해당 3차원 서비스를 시민에게 공개했다.

인천의 공간정보 활용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시가 수립한 ‘공간정보정책 종합계획 2026∼2030’에는 공간정보 활용 실태와 시민·행정부서 수요 분석을 토대로 5대 목표와 19개 추진전략, 50개 개선과제가 담겼다. 디지털트윈과 인공지능을 도시관리 과정에 결합하는 중장기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전국적인 공간정보산업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5년 공간정보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공간정보산업 매출액은 11조2836억 원으로 전년보다 2056억 원, 1.9% 증가했다. 관련 사업체는 5854개, 종사자는 7만4067명으로 조사됐다.

도시정책

국토교통부는 공간정보를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등 미래산업의 핵심 기반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제7차 국가공간정보정책 기본계획도 2023년부터 2027년까지 국가 차원의 디지털트윈 구축과 공간정보 개방·활용, 관련 산업 육성을 주요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5년 국가공간정보정책에서도 디지털트윈 구축·활용 체계가 주요 분야로 포함됐다.

디지털트윈이 행정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실제 도시에서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변화와 영향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이나 도로 건설 과정의 경관 변화, 건물 높이에 따른 조망과 일조, 재난 발생 때 이동경로, 도시개발 전후의 공간 변화 등을 3차원 데이터를 통해 검토할 수 있다.

인천시는 특히 원도심 문제 해결 과정에서 디지털트윈을 정책결정 지원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개발지역과 달리 건축물과 도로, 기반시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원도심에서는 하나의 사업이 주변 교통이나 경관,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용자 증가만으로 공공 디지털서비스의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월 22만 명이 어떤 정보를 주로 검색하는지, 3차원 기능을 실제로 얼마나 사용하는지, 행정기관이 디지털트윈 분석을 통해 업무시간이나 용역비를 얼마나 줄였는지 등을 추가로 측정해야 한다.

시스템 국산화에 따른 예산 절감도 같은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유지관리비가 13억 원에서 5억7000만 원으로 줄었다면 향후에는 장애 발생률과 처리시간, 데이터 갱신비용, 기술지원 만족도 등을 함께 공개해야 비용 절감이 서비스 품질 저하 없이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원주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이번 우수사업 선정에 대해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한 행정 혁신의 결과라며 3차원 공간정보 인프라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공간정보산업이 연간 매출 11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디지털트윈 경쟁도 단순히 화려한 3차원 지도를 구축하는 단계에서 실제 행정효율을 높이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인천이 제시한 연간 7억3000만 원의 운영비 절감과 월 22만 명의 이용 실적이 앞으로 도시계획과 안전·교통 등 구체적인 행정 성과로 이어지는지가 디지털트윈 사업의 다음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