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민선 9기 연속기획④] 학교·병원·돌봄을 생활권 안으로…최원용 시장의 사람 중심 평택

교육 18개·의료복지 14개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32개 공약 추진 과밀학급 해소와 학교 추가 개교, 통학환경 개선으로 교육격차 완화 달빛어린이병원·대학병원·공공산후조리원으로 의료 접근성 강화 노인·장애인 통합돌봄과 권역별 복지거점 구축…시설보다 운영이 관건

2026-08-09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평택시 민선 9기 195개 공약 가운데 교육 분야는 18개, 의료·복지 분야는 14개다. 전체 공약의 약 16.4%에 해당하는 32개 사업이 학교와 보육, 진로·진학, 도서관, 어린이 의료, 대학병원, 출산지원, 노인·장애인 돌봄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배치됐다.

앞선 연속기획에서 살펴본 교통과 미래산업 공약이 평택의 성장 기반을 넓히는 정책이라면 교육·의료·복지 공약은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생활의 빈틈을 채우는 정책이다. 산업단지와 신도시가 빠르게 조성되고 인구가 증가해도 학교와 병원, 돌봄시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시민이 느끼는 정주 만족도는 높아지기 어렵다.

평택의 도시 경쟁력은 반도체 생산 규모나 기업 투자액, 인구 증가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아이가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고, 학생이 거주지역과 관계없이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아픈 시민이 가까운 곳에서 진료받고, 노인과 장애인이 살던 곳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성장의 성과가 시민의 삶으로 이어진다.

최원용 평택시장이 교육과 의료·복지를 민선 9기의 주요 정책축으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시 규모에 맞는 생활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권역별 서비스 격차를 줄여 시민이 평택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정주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KAIST 평택캠퍼스, 산업과 교육을 연결하는 핵심 기반

교육 분야 첫 번째 공약은 KAIST 평택캠퍼스 개교와 지역 연계다. 평택이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미래산업을 육성하려면 생산시설뿐 아니라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KAIST 평택캠퍼스는 대학시설 하나를 추가하는 사업을 넘어 평택의 산업구조를 생산 중심에서 연구·교육·창업이 결합된 구조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고덕 반도체클러스터, 브레인시티, 지역대학,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연결한다면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과 공동연구, 기술사업화, 창업으로 이어지는 산학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 연계’의 내용이다. 우수한 교육·연구기관이 평택에 들어서더라도 지역 학생과 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면 도시 전체로 파급되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평택지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체험과 과학교육, 지역대학과의 공동교육, 지역기업 기술지원, 청년 창업과 취업 연계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캠퍼스 개교는 부지와 시설, 교육·연구 과정, 기관 간 협약 등 여러 단계가 필요한 장기 사업이다. 평택시는 개교 자체만을 최종 성과로 제시하기보다 연차별 추진계획과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구분해 시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연구실과 교육시설이 완성되기 전이라도 지역 학생을 위한 반도체·AI 교육과 기업 연계 프로그램을 먼저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이 이뤄진다면 시민은 장기 사업의 효과를 보다 이른 시점부터 체감할 수 있다.

과밀학급 해소, 도시개발 속 교육기반 확충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교육청 연계 초등학교 추가 개교는 민선 9기 교육정책의 핵심이다. 신도시와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지역에서는 입주가 시작된 뒤 학교 부족과 장거리 통학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학교는 주택 입주 이후 뒤늦게 보완하는 시설이 아니라 도시계획 단계부터 확보해야 하는 필수 기반시설이다. 개발사업의 주택공급 규모와 입주시기, 학령인구를 면밀히 분석하고 학교용지와 개교 일정을 연계해야 한다.

과밀학급 문제는 교실 하나에 학생이 많이 배치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급식실과 체육관, 돌봄교실, 특별활동실, 통학로 등 학교시설 전반의 이용 부담을 높인다. 교사의 학생 지도가 어려워지고 교육활동의 선택 폭도 줄어들 수 있다.

학교 신설과 학급 배치는 교육청의 권한이 크다. 따라서 평택시가 공약을 실현하려면 교육청에 단순히 학교 신설을 건의하는 수준을 넘어 개발계획과 인구자료, 공동주택 입주시기, 통학거리 등을 근거로 지속적인 협의에 나서야 한다.

학교 신설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증축과 공간 재배치, 통학구역 조정, 인근 학교 활용 등 현실적인 대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사업별로 평택시와 교육청, 개발사업자의 책임과 재원 분담을 명확히 해야 추진 지연을 줄일 수 있다.

공약 이행 여부도 학교 개교 건수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학급당 학생 수와 통학거리, 학교시설 이용 여건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됐는지 살펴야 한다.

안전한 통학환경과 학생 통학권 보장

학교 주변 안전한 통학환경 조성은 교육과 교통, 안전행정이 함께 추진해야 할 공약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을 지정하거나 시설물을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이 집에서 학교까지 이동하는 전체 경로를 점검해야 한다.

보도와 차도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구간, 불법주정차가 반복되는 학교 앞, 대형 공사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조명이 부족한 골목길 등 지역별 위험요인을 조사하고 개선 순서를 정할 필요가 있다.

교통·도시 분야에 포함된 학생 통학 순환버스 공약과도 연결해야 한다. 학교가 거주지에서 멀거나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통학버스가 학생 안전과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통학버스는 학교별 요구만으로 노선을 정하기보다 학생 거주지와 통학수요, 기존 버스노선, 운행시간, 안전한 승하차 공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교육청과 학교, 학부모, 운송기관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나눠야 한다.

통학환경 개선의 성과는 시설 설치 개수보다 어린이 교통사고와 불법주정차, 평균 통학시간, 학부모 만족도 등의 변화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돌봄교실과 방과 후 돌봄, 맞벌이 가정의 부담 완화

초등 돌봄교실 확대 및 늘봄지원 강화, 방과 후 아동돌봄 확대는 맞벌이와 한부모 가정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공약이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 보호자가 퇴근할 때까지 발생하는 돌봄 공백은 가정의 경제활동과 아동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돌봄정책은 시설과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운영시간과 프로그램, 돌봄인력의 전문성, 급식과 간식, 안전관리, 학교돌봄과 지역아동센터의 연계가 중요하다.

학교 돌봄은 교육청, 지역 돌봄시설은 평택시가 주로 담당하는 만큼 기관 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서비스가 중복되거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학교별 돌봄 수요와 대기자, 지역별 시설 분포를 공동으로 분석해 필요한 곳에 인력과 공간을 배치해야 한다.

특히 신도시와 산업단지 주변은 젊은 맞벌이 가구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출퇴근시간과 교대근무 등 지역의 노동환경을 반영한 돌봄 운영이 필요하다. 정해진 시간에만 운영되는 획일적인 서비스로는 다양한 가정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돌봄공약은 이용 아동 수보다 대기자 감소, 운영시간 확대, 긴급돌봄 이용 가능성, 보호자 만족도 등으로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

진로·진학 상담센터, 지역에 따른 정보격차 해소

권역별 상설 진로·진학 상담센터 운영은 교육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공약이다. 입시제도와 교육과정이 복잡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 안의 상담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사교육 상담에 의존할수록 가정의 경제력과 거주지역에 따라 정보격차가 커질 수 있다. 공공 진로·진학 상담센터는 학생의 성적과 적성, 희망 진로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의 진로교육을 보완해야 한다.

‘권역별’이라는 표현도 중요하다. 남부와 북부, 서부 등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대면상담뿐 아니라 온라인과 야간·주말상담을 병행하면 학교와 학원 일정 때문에 이용하기 어려운 학생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진학 실적만을 성과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대학입시뿐 아니라 직업교육과 취업, 창업, 지역산업 연계 진로까지 폭넓게 다뤄야 한다. 반도체와 AI, 바이오, 자동차, 항만물류 등 평택의 산업구조를 반영한 진로교육이 이뤄진다면 지역 청년의 취업과 정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상담 건수보다 학생의 만족도와 진로 결정에 미친 효과, 학교와의 연계 실적, 취약계층 이용률을 함께 평가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다.

교육 균형발전과 학교시설 현대화

민선 9기에는 고교 평준화에 대비한 학교시설 현대화와 안전 강화, 학교 교육환경 및 학군 개선 지원, 대학생 장학금 확대가 포함됐다. 이는 학교 간 교육여건 차이를 줄이고 학생이 거주지역 때문에 불리하지 않도록 하려는 정책이다.

교육 균형발전은 모든 학교에 동일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별 부족한 기능과 학생 수요를 파악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노후 교실과 냉난방, 급식실, 체육시설, 디지털 교육환경, 장애학생 편의시설, 통학 안전 등 학교별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지원은 교육청 사업을 단순히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의 교육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집행돼야 한다. 지원대상과 선정기준, 학교별 지원액, 개선 결과를 공개하면 예산의 공정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대학생 장학금 확대 역시 지원액과 인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저소득층과 지역인재, 특정 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 등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지역기업 취업과 봉사활동을 의무화하는 방식보다는 청년이 평택에서 성장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인턴십과 취업정보, 주거지원 등을 함께 제공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폐교·이전부지, 지역교육의 새로운 공간으로

내기초등학교 이전 부지를 공유학교 캠퍼스로 활용하고, 브레인시티 내 송탄초 신설 대체이전 이후 기존 학교의 역사성을 유지하며, 송탄초 이전 부지의 특수학교 설립과 주민편익시설 확충을 지원하는 공약도 포함됐다.

학교 이전부지는 지역의 역사와 공동체 기억이 담긴 공간이다. 단순 매각이나 방치보다 교육과 문화, 돌봄, 주민활동을 위한 공공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유학교 캠퍼스는 학교 밖에서 학생이 다양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 지역대학과 기업, 문화예술인, 시민단체가 참여한다면 학교 안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다.

특수학교 설립은 장애학생의 교육권과 직결된다. 주민편익시설 개방도 중요하지만 특수학교 본래의 교육기능과 학생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 시설 개방의 범위와 시간, 관리책임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송탄초의 역사성 전승도 기념물이나 안내판 설치에 머물지 않고 학교 기록과 동문 자료, 지역사를 교육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도서관·청소년시설, 교육을 생활권으로 확장

중앙도서관과 북부지역 커뮤니티센터 겸용 거점도서관, 어린이 창의체험관, 청소년 활동시설 조기 확충도 민선 9기 교육공약에 담겼다.

도서관은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 학습과 문화, 공동체 활동, 디지털 정보 이용이 이뤄지는 생활 기반시설이다. 중앙도서관은 평택시 전체 도서관 정책과 자료·서비스를 연결하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하며, 북부 거점도서관은 지역 간 이용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조성돼야 한다.

대규모 시설은 건립비뿐 아니라 개관 이후 인력과 자료구입비, 프로그램 운영비가 지속해서 필요하다. 건물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이용자의 접근성과 운영 콘텐츠, 다른 도서관과의 기능 분담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어린이 창의체험관과 청소년시설도 체험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시설이 아니라 아동과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을 기획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 청소년의 요구를 설계와 운영에 반영하고 학교와 지역기관, 진로·진학 상담센터와 연계하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달빛어린이병원, 밤과 휴일의 진료 공백 해소

의료·복지 분야에서 시민 체감도가 높은 공약은 영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24시간 의료진료체계 확립이다. 공약에는 달빛어린이병원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아이가 야간이나 휴일에 갑자기 아플 때 보호자는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가까운 소아진료기관이 운영하지 않으면 응급실로 이동하거나 다른 도시까지 가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야간과 휴일에 경증 소아환자를 진료해 보호자의 불안을 줄이고 대형병원 응급실의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정 의료기관만 확보한다고 안정적인 진료체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과 간호인력, 약국 연계, 운영시간, 권역별 접근성, 중증환자 이송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의료기관이 인력과 운영비 부담으로 참여를 중단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지원방안도 필요하다.

‘24시간 진료체계’와 달빛어린이병원의 실제 운영시간은 구분해 시민에게 정확하게 안내해야 한다. 모든 시간대에 같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처럼 오해하지 않도록 야간·휴일 진료기관과 응급실, 중증 소아환자 이송체계를 통합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대학병원과 화양지구 병원, 권역별 의료격차 해소

아주대병원 건립 추진과 화양지구 병원 건립은 평택의 의료기반을 확대하는 대형 공약이다. 도시 규모와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증·응급환자가 지역 밖으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전문의료 서비스를 확충하겠다는 취지다.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들어서면 응급과 중증질환 진료뿐 아니라 전문인력 고용과 의학교육, 연구,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와 산업단지가 많은 평택의 특성을 고려하면 산업보건과 직업성 질환, 응급외상 분야의 의료역량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병원 건립은 부지와 건축만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의료기관의 투자 결정과 인허가, 전문의와 간호인력 확보, 병상 운영, 응급의료체계와의 연계가 모두 필요하다.

평택시가 직접 병원을 건립하고 운영하는 사업인지, 민간 또는 대학의료기관 건립을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인지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건립 추진’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임기 안에 평택시가 달성해야 할 목표를 판단하기 어렵다.

대학병원과 지역 병원, 보건소, 의원급 의료기관의 기능도 연결해야 한다. 중증환자는 대학병원이 담당하고 만성질환과 예방관리, 일상적 진료는 지역 의료기관이 맡는 전달체계가 마련돼야 의료서비스 전체의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공공산후조리원과 출산지원, 현금보다 중요한 서비스 연결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평택형 산후조리비 지원, 출산장려금 확대는 출산과 양육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약이다.

출산지원금은 가정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회성 현금지원만으로 출산과 양육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임신과 출산, 산후회복, 영유아 건강관리, 보육과 돌봄이 연속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공공산후조리원은 비용 부담을 낮추고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설 규모와 이용 대상, 이용료, 우선순위, 운영방식, 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를 사전에 구체화해야 한다.

수요에 비해 병상이 지나치게 적으면 일부 시민만 혜택을 받고, 수요예측이 부정확하면 운영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민간 산후조리원과의 역할 분담과 지역별 접근성도 고려해야 한다.

평택형 산후조리비와 출산장려금은 지원대상과 금액뿐 아니라 신청 편의성과 다른 국가·경기도 사업과의 중복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출생신고부터 지원금,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예방접종, 보육정보까지 한 번에 안내하는 통합서비스가 필요하다.

노인·장애인 통합돌봄, 살던 곳에서 이어지는 삶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통합돌봄 원스톱 시스템 구축은 민선 9기 복지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공약이다. 시민이 돌봄이 필요할 때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지 않고 상담과 건강관리, 요양, 주거, 식사, 이동, 재활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안내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고령자와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는 한 가지로 끝나지 않는다. 건강이 악화되거나 거동이 불편해지면 의료와 요양, 식사와 이동, 주거환경 개선이 동시에 필요해질 수 있다. 개별 기관이 각자의 사업만 제공하면 서비스 사이에 공백이 생긴다.

통합돌봄의 핵심은 새로운 기관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건소와 읍면동, 복지기관, 의료기관, 장기요양기관, 주거·이동지원기관이 대상자 중심으로 협력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서비스를 연계할 전담인력과 사례관리체계, 개인정보 공유 기준, 긴급상황 대응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시민이 한 번 신청하면 필요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연계해 주는 창구도 필요하다.

사업 성과는 상담 건수보다 시설 입소나 장기입원을 줄이고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했는지, 서비스 대기기간과 돌봄 공백이 감소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권역별 생활복지 거점과 복지시설 확충

권역별 생활복지 거점 강화, 북부노인복지관 조기 건립, 장애인 지원시설 설립·운영 종합계획, 노인복지관과 노인대학 프로그램 확대도 공약에 포함됐다.

평택은 생활권이 넓고 남부·북부·서부권의 도시구조와 인구 특성이 다르다. 복지시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 이동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은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권역별 거점은 지역별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 노인 인구와 장애인 인구, 교통 접근성, 기존 시설 분포, 돌봄 수요를 분석해 시설과 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모든 권역에 동일한 규모의 시설을 건립하기보다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는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

북부노인복지관은 건립 속도만큼 개관 이후 운영계획이 중요하다. 프로그램과 종사자, 셔틀버스, 급식, 건강관리, 디지털교육 등 실제 이용에 필요한 요소가 준비돼야 한다.

장애인 지원시설 종합계획은 장애유형과 생애주기에 따른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 장애아동의 치료·돌봄부터 성인의 직업재활과 고용, 주간활동, 가족의 돌봄 부담, 고령 장애인의 지원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복지 종사자 처우와 자원봉사 지원, 서비스 품질의 기반

복지 종사자 처우개선과 자원봉사자 지원 확대는 복지서비스를 실제 현장에서 제공하는 사람을 위한 공약이다. 시설을 늘려도 적정한 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서비스 품질과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사회복지와 돌봄 현장은 업무 강도가 높고 감정노동과 안전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 처우개선은 수당 지급만이 아니라 임금과 고용안정, 휴식, 안전, 교육, 심리 지원을 포함해 접근해야 한다.

시설 유형과 운영주체에 따라 종사자의 처우가 달라지는 격차도 점검해야 한다. 지원 기준을 투명하게 마련하고 처우개선이 종사자의 이직률 감소와 서비스 안정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자는 공공복지를 대신하는 인력이 아니라 지역공동체를 보완하는 참여자다. 봉사자의 안전과 교육, 보험, 활동 연계, 인정체계를 강화하되 전문적인 돌봄서비스를 무급 봉사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감염병 관리, 일상의 보건안전 강화

감염병 관리기관 지정도 의료·복지 공약에 포함됐다. 감염병 대응은 위기 발생 이후 병상과 인력을 급하게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평상시부터 감시와 검사, 치료, 역학조사, 정보전달체계를 준비해야 한다.

평택은 항만과 산업단지, 외국인 주민, 군사시설 등 다양한 인구와 물류 이동이 이뤄지는 도시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감염병 대응체계와 보건소 간 협력, 의료기관과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관리기관 지정의 명칭보다 실제 대응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감염병 병상과 의료인력, 검사체계, 보호장비, 이송수단, 취약시설 대응계획을 갖추고 정기적인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현장 중심의 감염병·식품안전 공동대응체계 공약과도 연계해 보건소와 환경·식품 관련 부서가 함께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32개 공약, 부서와 기관의 경계를 넘어야

교육 18개와 의료·복지 14개 공약은 교육국과 복지국, 미래도시전략국, 안전건설교통국, 평택·송탄보건소 등 여러 조직에 걸쳐 있다. 교육청과 대학, 의료기관, 민간 복지시설 등 외부기관의 협력이 필요한 사업도 많다.

학교 추가 개교는 교육청, 대학병원은 의료기관, KAIST 캠퍼스는 대학과 관계기관, 통합돌봄은 의료·복지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다. 평택시가 모든 사업을 직접 수행할 수 없는 만큼 기관별 책임과 협력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

공약을 발표할 때는 평택시가 직접 완료할 사업과 행정·재정을 지원할 사업, 중앙정부나 다른 기관에 건의할 사업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도 사업 지연의 원인과 평택시의 역할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시설 건립 공약은 부지 확보와 설계, 착공, 준공, 개관을 단계별로 공개하고 운영사업은 대상자와 이용기준, 인력, 예산, 성과지표를 제시해야 한다.

특히 시설은 준공 시점보다 개관 이후가 중요하다. 학교와 병원, 도서관, 복지관, 산후조리원이 건립돼도 전문인력과 운영비가 부족하면 시민이 기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건립비와 함께 연간 운영비와 인력 확보계획을 검토해야 한다.

사람 중심 평택, 시민의 하루에서 증명해야

최원용 시장의 교육·의료·복지 공약은 평택의 성장을 사람의 삶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첨단산업과 교통망이 도시의 미래를 만든다면 학교와 병원, 돌봄은 시민이 평택에서 살아갈 이유를 만든다.

과밀학급이 줄고 학생의 통학로가 안전해지며, 권역별 진로·진학 상담을 통해 누구나 필요한 교육정보를 얻는 변화가 필요하다. 아이가 아픈 밤에도 진료받을 수 있고 중증환자가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부담을 줄이며, 출산과 양육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한 번에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노인과 장애인이 시설 입소만을 선택하지 않고 살던 집과 지역에서 필요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람 중심 정책이다.

민선 9기 공약은 방향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사업별 재원과 일정, 협력기관, 수혜 대상, 임기 내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 ‘추진’과 ‘건립’, ‘확대’, ‘지원’이라는 표현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시민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최 시장의 행정 경험은 교육청과 대학, 의료기관, 중앙정부, 경기도 등 여러 기관을 조정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경험을 학교 개교와 의료시설 확충, 통합돌봄 구축이라는 결과로 연결한다면 평택은 산업 규모뿐 아니라 시민 삶의 수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민선 9기 교육·의료·복지정책의 성패는 32개 공약의 추진율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학급당 학생 수와 통학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야간·휴일 소아진료가 얼마나 편리해졌는지, 중증환자의 지역 내 의료 접근성이 개선됐는지, 돌봄 대기자와 가족의 부담이 얼마나 감소했는지가 진정한 평가기준이 돼야 한다.

평택의 성장은 시민의 불편을 줄이고 삶의 선택을 넓힐 때 비로소 완성된다. 최원용 시장이 교통과 산업의 발전을 학교와 병원, 돌봄의 변화로 이어낸다면 민선 9기는 ‘성장하는 평택’을 넘어 ‘살고 싶은 평택’의 기반을 세운 시정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지는 다음 [평택 민선 9기 연속기획⑤]에서 평택 대표축제 육성과 알파탄약고~함박산공원~신청사를 연결하는 문화벨트, 국립국악원 평택분원 및 프로스포츠 구단 유치, 평택호 관광단지, 하천·공원 힐링벨트, 권역별 생활체육시설 등 문화·체육·관광 분야 33개 공약을 중심으로 최원용 시장의 생활문화도시 구상이 시민의 여가와 지역상권, 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