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시선④] 예산서는 50개 언론사, 누적 지급목록은 79개 매체…양평군의회, 선정 기준은 없었다
2023년부터 2026년 공개일까지 누적 79개 매체 등장 예산 산출기초는 ‘110만 원×50개 언론사×4회’ 매체별 지급액과 횟수에는 상당한 차이 선정·교체·차등 지급을 설명할 기준은 ‘부존재’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양평군의회가 2023년부터 2026년 정보공개일 현재까지 의회 홍보를 위한 배너광고비를 지급한 목록에는 총 79개 매체가 등장한다. 반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예산서에 반복적으로 기재된 산출기초는 ‘110만 원×50개 언론사×4회’다.
표면적으로 보면 예산은 50개사를 기준으로 계산했는데 실제 지급 대상은 79개사였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수치를 단순 비교해 양평군의회가 예산서보다 29개 많은 언론사에 초과 지급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예산서상 50개사는 특정 연도의 예산 산출에 사용된 예정 매체 수다. 반면 79개사는 여러 해 동안 한 차례라도 지급받은 매체를 합산한 누적 숫자다. 해마다 지급 대상이 일부 바뀌었다면 연간 대상은 50개 안팎이면서도 여러 해의 누적 대상은 79개가 될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50개와 79개라는 숫자의 차이 자체가 아니다. 매년 실제 몇 개 매체에 지급했는지, 어떤 매체가 새로 포함되거나 제외됐는지, 지급 횟수와 금액은 무엇을 근거로 결정했는지를 설명할 자료가 없다는 데 있다.
양평군의회는 홍보비 지급에 적용한 언론사 선정·평가·심사기준과 내부 운영지침 및 관련 검토자료를 별도로 작성·보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예산서상 50개사를 어떤 방식으로 정했고, 누적 지급목록에 등장한 79개 매체가 어떤 절차로 선정됐는지 확인할 자료가 없다는 의미다.
50개사는 연간 산출기준, 79개는 누적 대상
정확한 검증을 위해서는 연도별 실제 지급 고유 매체 수부터 다시 계산해야 한다. 2023년과 2024년, 2025년, 2026년 공개일 현재 각각 몇 개 매체에 지급했는지를 구분하고 이를 예산서상 50개사와 비교해야 한다.
전년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매체와 새롭게 추가된 매체도 확인해야 한다. 신규 매체가 양평지역 취재를 시작했거나 기존 매체가 폐업·휴간했다면 교체할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있다. 실제 발행 여부와 지역 보도 비중, 광고 노출 효과에 따라 지급 대상을 조정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같은 판단에는 모든 매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과 기록이 필요하다. 매체가 추가되거나 제외된 결과는 지급목록으로 확인되지만,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지급액은 110만 원 단위…누적 110만 원부터 2640만 원
공개된 지급내역에서는 대부분의 금액이 110만 원의 배수로 나타났다. 이는 예산서에 기재된 회당 110만 원이라는 단가가 실제 집행에서도 기본 단위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급목록 일부를 보면 매체별 누적 지급액은 최저 110만 원부터 최고 2640만 원까지 분포했다. 여러 해에 걸쳐 반복적으로 지급받은 매체가 있는 반면 전체 공개 기간에 한 차례만 지급받은 매체도 있었다.
연간 지급액 역시 110만 원부터 770만 원까지 다양했다. 어떤 매체는 한 해에 한 차례에 해당하는 110만 원을 받았고, 일부 매체에는 다섯 차례 또는 일곱 차례에 해당하는 금액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비를 모든 언론사에 동일하게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 규격과 게시 위치, 게시 기간, 매체 영향력과 지역 독자 접근성에 따라 금액과 계약 횟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차등 지급을 했다면 그 차이를 설명할 계약서와 심사자료가 있어야 한다. 매체별 광고 규격과 게시 기간이 달랐는지, 반복 지급 매체가 광고 효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일회성 지급 매체가 이후 제외된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양평군의회는 매체별 계약서와 제안서, 결과보고서, 성과평가서, 검수자료 및 정산자료를 별도로 작성·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급 결과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를 뒷받침할 판단 과정과 계약 조건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광고비 지급과 기사 보도는 분리해야
양평군의회가 집행한 사업은 ‘양평군의회 홍보를 위한 배너광고비 지급’이다. 배너광고는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기사로 작성해 달라고 지급하는 돈이 아니라, 계약한 위치와 기간에 광고를 게시한 대가다.
따라서 계약의 이행 여부는 보도자료 게재 건수가 아니라 배너광고의 규격과 위치, 게시 기간 및 실제 노출 여부로 검수해야 한다. 광고비를 받았다는 이유로 의회 보도자료를 기사화하도록 요구하거나 우호적인 보도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언론의 편집권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광고계약에 대한 행정적 검수를 생략해서도 안 된다. 광고와 기사를 분리하는 것은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는 동시에 공공예산의 책임성을 확보하는 기본 원칙이다.
이번 보도에서 개별 언론사 명칭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특정 매체가 부당하게 광고비를 받았다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체 선정과 계약, 검수 및 지급의 행정적 책임은 예산을 집행한 양평군의회에 있다.
지급 결과는 있는데 결정 과정은 없다
양평군의회는 누적 79개 매체의 지급내역은 공개했다. 그러나 실제 매체 수가 왜 예산서상 50개사와 달라졌는지, 어떤 절차를 통해 신규 매체가 포함됐는지, 반복 지급과 일회성 지급을 가른 기준은 무엇인지 설명할 문서는 없었다.
선정기준이 없다면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지급 대상이나 판단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특정 매체가 계속 선정되거나 제외되더라도 군의회 스스로 그 이유를 객관적으로 해명하기 어렵다.
필요한 것은 모든 매체에 똑같은 금액을 나눠주는 획일적 방식이 아니다. 지역성, 실제 발행 여부, 독자 접근성, 광고 효과와 계약 조건 등을 반영한 객관적 기준이다.
신규 매체의 진입 요건과 기존 매체의 제외 사유, 지급 단가와 횟수 결정 방식, 심사자와 최종 결정권자도 문서로 남겨야 한다. 매체별 세부 평가점수를 모두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기본 자격과 평가항목, 배점, 제외 사유는 사전에 공개할 수 있다.
예산서상 50개사와 누적 지급목록의 79개 매체가 서로 모순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숫자의 관계와 차등 지급 이유를 설명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양평군의회의 문제는 79개 매체에 지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서로 다른 횟수와 금액을 지급하면서도 그 차이를 설명할 선정·계약·검수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데 있다. 차등 지급은 가능하지만 기준 없는 차등은 공정했다고 입증하기 어렵다.
기자 한마디 “예산서의 50개사는 연간 산출기준이고 지급목록의 79개는 여러 해에 걸친 누적 매체다. 이를 단순한 초과 지급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그러나 79개 매체가 어떤 절차로 선정됐고 왜 지급 횟수와 금액이 달랐는지 설명할 자료가 없다는 사실은 반드시 짚어야 한다.”
본지는 마지막 [김병철 시선⑤]에서 양평군의회 언론홍보 행정의 책임과 제도 개선 방향을 짚는다. 언론사 선정·배분 기준, 광고와 기사 보도의 분리, 계약·검수·정산자료 관리, 의장과 의원의 공정한 홍보 원칙, 보도자료 작성·승인 절차 및 연도별 집행 결과 공개 등 군의회가 마련해야 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