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민선 9기 연속기획②] KTX·GTX에서 평택링까지…최원용 시장의 ‘30분 생활권’ 구상
교통·도시 분야 44개로 민선 9기 공약 가운데 가장 큰 비중 평택지제역·안중역 중심 광역철도와 권역별 환승체계 구축 남부·북부·서부를 하나로 연결해 출퇴근 개선과 균형발전 추진 국가철도망 반영과 정부 재정 확보, 사업별 단계 관리가 성패 좌우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평택시 민선 9기 195개 공약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교통·도시다. KTX 경기남부역사 건립과 GTX-A·C 노선 평택지제역 연장, 신안산선 안중역 연장, 신분당선 평택 연장, 평택지제역 미래형 복합환승센터, 평택 외곽순환도로 구축 등 모두 44개 공약이 담겼다. 전체 공약의 약 22.6%에 해당한다.
교통·도시 공약이 가장 앞에 배치되고 사업 수도 가장 많다는 것은 최원용 평택시장이 민선 9기의 핵심 과제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평택은 반도체와 산업단지, 평택항, 고덕국제신도시, 브레인시티 등 도시 성장의 동력을 확보했지만 교통 기반시설이 개발 속도와 생활권 확대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규모 산업시설과 주택이 들어서고 인구와 통행량이 증가하는 동안 기존 도로와 대중교통 체계에 부담이 집중됐다. 철도와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광역 이동 수요가 커졌고 남부·북부·서부권을 오가는 내부 이동도 시민 생활의 주요 문제가 됐다. 출퇴근 시간대 상습 정체와 철도역 접근성, 대중교통 환승 불편, 지역별 교통서비스 격차는 평택이 다음 성장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다.
최 시장이 제시한 ‘평택 30분 생활권’은 이러한 도시구조를 교통 중심으로 다시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이어지는 광역철도망을 확대하는 동시에 평택 내부의 철도역과 산업단지, 주거지역, 원도심을 순환 교통망으로 묶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서울까지 빨리 이동하는 것을 넘어 시민이 평택 안에서 직장과 학교, 병원, 공공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권을 재편하는 데 정책의 의미가 있다.
KTX 경기남부역사, 수도권 남부 철도축의 새로운 구심점
민선 9기 교통공약의 첫머리에는 KTX 경기남부역사 건립 추진이 놓였다. KTX 경기남부역사는 평택만을 위한 철도시설을 넘어 경기 남부권의 광역교통 수요와 산업 경쟁력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제시됐다.
평택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평택항, 고덕국제신도시, 브레인시티 등 국가적 규모의 산업·도시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과 연구인력, 물류 이동이 늘어나면 이를 뒷받침할 고속철도 접근성도 중요해진다. KTX 경기남부역사가 현실화될 경우 평택은 수도권 남부와 충청권을 잇는 교통 관문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역사 건립은 평택시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나 시비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철도 수요와 노선 운영, 국가계획 반영, 사업비, 관계기관 협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민선 9기에는 ‘건립 추진’이라는 선언을 넘어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을 설득할 객관적인 수요 분석과 경제성, 경기 남부권 공동 대응논리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평택시가 사업의 필요성을 평택지역 내부 논리에 가두지 않고 반도체 국가경쟁력과 경기 남부 광역교통 개선이라는 국가적 과제로 확장한다면 추진 동력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최 시장이 보유한 중앙정부·경기도 행정 경험과 협상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GTX-A·C 연장, 평택지제역을 광역교통 중심지로
GTX-A 노선 평택지제역 연장 조기 개통과 GTX-C 노선 평택지제역 연장도 민선 9기 핵심 공약이다. GTX 연장은 서울 접근시간 단축뿐 아니라 평택지제역의 기능과 주변 도시구조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사업이다.
평택지제역은 고속철도와 수도권전철, 광역·시내버스가 연결되는 교통거점이다. GTX 노선까지 연결되면 평택과 수도권 주요 업무지역 사이의 이동 편의가 개선되고, 평택에 입주한 기업과 산업단지의 인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으로 출퇴근하는 시민의 이동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수도권의 전문인력이 평택지역 기업과 연구기관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기반도 넓어진다.
GTX-A와 GTX-C 연장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각각의 추진 여건과 행정절차, 재원 구조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두 사업을 하나의 공약 이행률로 관리하기보다 노선별로 국가계획 반영, 관계기관 협의, 타당성 검토, 재원 분담, 착공과 개통 목표를 구분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연장을 추진한다’는 표현 자체가 아니라 현재 어느 단계에 있고 다음 행정절차가 무엇이며 평택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다. 평택시는 사업별 추진 상황과 장애요인, 관계기관 협의 결과를 정기적으로 설명해 장기 철도사업에 대한 시민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평택지제역 미래형 복합환승센터, 철도 연장의 효과를 도시 안으로
광역철도 노선이 늘어나더라도 철도역까지 가는 과정이 불편하고 환승시간이 길다면 시민 체감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평택지제역 미래형 복합환승센터 구축 공약이 중요한 이유다.
복합환승센터는 KTX와 수도권전철, GTX, 광역버스, 시내버스, 택시, 승용차 등 여러 교통수단을 하나의 공간에서 연결하는 시설이다. 단순히 승강장과 정류장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동 동선을 줄이며 상업·업무·생활 기능을 함께 배치해 역세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평택지제역의 이용 수요가 증가할수록 환승시설과 접근도로, 주차공간, 보행환경을 종합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역 주변 개발과 교통시설 확충이 각각 추진되면 오히려 정체와 혼잡이 커질 수 있다. 복합환승센터 계획은 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고덕국제신도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브레인시티 등 주변 개발사업과 연동돼야 한다.
평택시가 추진하는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과 고덕~지제 거점연계 순환망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철도망이 평택의 외부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이라면 버스와 순환교통은 철도의 효과를 시민의 거주지와 일터까지 전달하는 마지막 연결망이다.
신안산선 안중역 연장과 서부권 교통혁신
신안산선 안중역 연장과 안중역 교통혁신 및 환승체계 구축은 서부권의 교통환경과 지역 균형발전을 좌우할 공약이다. 평택의 도시 성장은 고덕과 지제, 남부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평택항과 포승·현덕·안중·청북·오성 등 서부권은 항만과 물류, 산업, 농업, 관광이 함께 존재하는 성장축이다.
그러나 서부권 주민들은 주요 철도역과 도심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부담해 왔다. 안중역의 철도 기능을 강화하고 신안산선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서울과 수도권 서남부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평택 내부의 동서 간 교통격차를 줄이는 정책이다.
안중역세권 개발과 화양지구, 현곡지구, 가곡지구, 평택호 관광단지, 평택항 주변 산업기능이 확대되면 서부권의 교통 수요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철도 노선만 연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안중역을 중심으로 버스와 도로, 주차, 보행을 연결하는 환승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
신안산선 연장은 국가계획과 사업성, 재원 분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장기 사업이다. 민선 9기에는 최종 개통만을 기준으로 공약을 평가하기보다 국가계획 반영과 타당성 확보, 관계기관 협의 진전 등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될 때 시민도 사업의 진척을 판단할 수 있다.
신분당선·서해선·평택순환선까지 철도망 다변화
민선 9기 공약에는 신분당선 평택 연장, 서해선과 KTX 직결, 평택순환선 개선도 포함됐다. 이들 사업은 평택의 철도망을 특정 노선이나 역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신분당선 연장은 평택과 수도권 남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새로운 이동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서해선과 KTX 직결은 서해안권과 고속철도망의 연결성을 높이고, 평택순환선 개선은 평택 내부 생활권과 철도거점을 연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다수의 철도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행정력과 재정, 정책 우선순위가 분산될 우려가 있다. 모든 노선을 같은 속도로 추진하기보다 사업 필요성과 수요, 국가계획 반영 가능성, 재정 부담, 시민 체감효과를 기준으로 단기·중기·장기 사업을 구분해야 한다.
민선 9기 철도정책의 핵심은 노선의 개수가 아니라 연결성이다. KTX와 GTX, 수도권전철, 서해선, 신안산선, 신분당선이 평택지제역과 안중역 등 주요 거점에서 효율적으로 연결되고, 다시 버스와 도로를 통해 시민의 생활권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30분 생활권’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완성될 수 있다.
평택 외곽순환도로 ‘평택링’, 내부 이동의 골격
광역철도가 평택과 수도권을 연결한다면 평택 외곽순환도로인 ‘평택링’은 지역 내부 이동을 개선하는 핵심 도로망이다. 평택시는 남부·북부·서부권을 연결하는 외곽순환도로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도심을 통과하는 교통량을 분산하고 권역 간 이동시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평택은 산업단지와 항만을 오가는 물류차량, 도시개발에 따른 생활교통, 수도권과 충청권을 이동하는 통과교통이 혼재하는 구조다. 주요 간선도로의 특정 구간에 차량이 집중되면서 출퇴근 시간대와 물류 이동시간대의 정체가 시민 불편으로 이어진다.
평택링이 구축되면 외곽지역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우회축이 확보돼 도심 교통량을 줄이고 권역 간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평택항과 서부권, 고덕과 북부권, 지제와 남부권을 효율적으로 연결한다면 산업 물류와 시민 생활교통을 일정 부분 분리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도 1·38·45호선 상습정체 구간 개선, 국도 38호선 고덕~오성 구간 확장, 동부고속화도로 조기 완공, 송탄출장소~고덕신도시 지하차도, 브레인시티 진입도로, 신궁교차로 개선, 복창육교 연결도로 확장도 평택링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개별 도로사업을 따로 추진하면 한 구간의 정체가 다른 구간으로 옮겨갈 수 있다. 도로별 교통량과 개통 이후의 이동 변화를 분석해 전체 간선도로망 안에서 사업의 순서와 역할을 정해야 한다.
AI 신호제어·자율주행버스…스마트교통으로 기존 도로 활용
새로운 철도와 도로를 건설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재원이 필요하다. 민선 9기 공약에 스마트교통혁신망과 AI 신호제어, 자율주행버스 검토가 포함된 것은 기존 교통시설의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다.
AI 신호제어는 교차로 교통량과 시간대별 흐름을 분석해 신호 운영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상습정체 구간에 적절히 적용하면 별도의 대규모 도로 확장 없이도 차량 흐름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 자율주행버스는 고덕과 지제, 전철역과 주거지역, 산업단지 등 일정한 수요가 있는 구간에서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교통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교통량 감소와 통행시간 단축, 안전성, 운영비, 기존 버스체계와의 연계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기술 실증이 일회성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적용 구간과 목표, 평가기준을 사전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검토’ 단계의 사업은 확정사업처럼 홍보하지 않아야 한다. 기술적·재정적 타당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효과만 강조하면 공약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대중교통 전면 개편과 학생 통학버스, 시민의 하루를 바꾸는 정책
시민이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교통정책은 버스노선과 배차간격, 환승시간의 개선이다. 평택시의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 공약은 도시개발과 인구 이동에 맞춰 기존 노선을 다시 설계하겠다는 내용이다.
신도시와 원도심, 산업단지와 주거지역, 전철역과 학교를 연결하는 노선이 실제 통행 수요와 맞지 않으면 시민은 승용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버스노선 개편은 운송업체와 이용자, 지역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30분 생활권’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학생 통학 순환버스 운행도 교육정책이자 교통정책이다. 학교와 거주지 사이의 거리가 멀거나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통학 부담이 커진다. 통학 순환버스가 실제 수요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면 학생 안전을 높이고 학부모의 등하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노선 개편 과정에서는 교통카드 이용자료와 승하차 통계, 학교별 통학 수요, 산업단지 근무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시민 의견을 듣는 과정도 필요하지만 일부 민원이나 단기 여론에 따라 노선이 결정되지 않도록 객관적인 자료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주차·보행·원도심 재생으로 생활권 완성
민선 9기의 교통·도시 공약은 철도와 도로에만 머물지 않는다. 평택형 주차혁신 종합계획, 걷고 싶은 거리와 보행환경 개선, 남부 원도심 생활SOC 확충, 철도 유휴부지 주민편익시설 조성, 빈집 정비, 노후 주거지 환경개선 등이 함께 포함됐다.
도시의 이동 편의를 높이려면 자동차의 흐름뿐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도 중요하다. 역과 버스정류장에서 주거지와 상가까지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야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난다. 불법주차와 보행공간 부족, 낡은 도로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광역교통망 확충의 효과도 생활권 전체로 확산되기 어렵다.
평택역 일대 복합문화·행정 허브와 복합문화광장, 원평동·신평동 도시재생, 서·북부 원도심 재도약 사업은 교통거점과 원도심 활성화를 연결하는 정책이다. 철도역 주변을 환승공간으로만 두지 않고 문화와 행정, 상업, 휴식 기능이 결합된 생활거점으로 조성하려는 것이다.
안중역세권과 화양·현곡·가곡지구, 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등 신규 개발지역에서는 기반시설을 주택 입주보다 늦게 공급하는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로와 학교, 공원, 주차, 대중교통을 개발 초기부터 함께 설계해야 주민 불편과 추가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30분 생활권’은 균형발전의 또 다른 이름
최원용 시장의 ‘평택 30분 생활권’은 시간을 줄이는 교통정책이면서 지역 간 기회의 격차를 줄이는 균형발전 전략이다. 병원과 학교, 행정기관, 문화시설, 일자리까지 접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다면 같은 평택시민이라도 누리는 생활서비스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남부권은 평택역과 지제역, 북부권은 송탄·고덕과 브레인시티, 서부권은 안중역과 평택항을 각각 성장거점으로 삼되 이들 지역이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철도와 간선도로, 순환교통망이 권역별 거점을 연결하고 생활SOC가 균형 있게 배치돼야 한다.
교통망이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개발이나 역세권 확장에만 영향을 미친다면 시민 전체가 체감하는 균형발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교통 취약지역과 원도심, 농촌지역, 산업단지 근로자, 학생과 고령자 등 이동 약자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평택시가 30분 생활권의 범위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도 있다. 주요 철도역 접근시간인지, 권역 간 이동시간인지, 병원·학교·공공시설까지의 평균 이동시간인지 기준이 분명해야 정책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출발 시점의 교통지표를 공개하고 임기 중 통행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비교하면 시민 체감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추진·검토·완공 구분한 공약관리 필요
교통·도시 분야 44개 공약은 사업 성격과 추진주체가 서로 다르다. 평택시가 직접 시행할 수 있는 도로·주차·보행환경 사업이 있는 반면, 국가철도망과 연계된 사업은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의 결정이 필요하다. 민간개발사업과 연계된 도시개발 공약도 있다.
이들 사업을 모두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면 실제 추진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추진’, ‘검토’, ‘지원’, ‘조기 완공’, ‘단계적 구축’ 등 공약에 사용된 표현에 맞춰 임기 내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
대형 철도사업은 임기 안에 모든 절차와 공사를 마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국가계획 반영, 타당성 확보, 재원 협의, 기본계획 수립 등 행정 단계별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이미 추진 중인 도로와 공공시설은 공정률과 준공 목표를 공개하고, 신규 검토사업은 타당성조사 결과와 채택 여부를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공약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사업의 일부 절차만 진행한 뒤 ‘정상 추진’으로 분류하는 방식은 시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사업별 총사업비와 국·도비·시비 분담, 연차별 일정, 담당 부서, 협력기관, 현재 단계와 다음 목표를 공개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최원용 시장에게는 평택시 부시장과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친 행정 경험이 있다. 국가사업과 지방사업의 구조를 이해하고 관계기관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은 민선 9기 교통공약을 추진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경험이 실제 국책사업 반영과 재원 확보, 사업기간 단축으로 이어질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교통은 도시 성장의 속도를 시민의 삶으로 전달하는 통로다. KTX와 GTX가 평택의 외부 접근성을 높이고, 평택지제역과 안중역의 환승체계가 권역을 연결하며, 평택링과 간선도로가 내부 이동을 개선하고, 버스와 보행환경이 시민의 집과 일터를 이어줄 때 ‘평택 30분 생활권’은 구호를 넘어 현실이 될 수 있다.
민선 9기 평택시가 추진하는 44개 교통·도시 공약은 각각의 사업으로 보면 규모와 속도, 추진주체가 다르다. 그러나 이들을 하나의 교통망과 생활권으로 연결한다면 평택은 수도권 남부의 교통거점을 넘어 시민이 어디에서 살든 이동과 생활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최 시장의 ‘30분 생활권’ 구상은 평택의 성장축을 넓히고 남부·북부·서부를 하나로 묶으려는 약속이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많은 노선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세워 하나씩 현실로 만드는 실행력이다. 시민이 출퇴근길에서 이동시간 단축을 체감하고, 원도심과 서부권에서도 철도와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때 민선 9기 교통정책은 평택의 성장과 균형발전을 함께 이끈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지는 다음 [평택 민선 9기 연속기획③]에서 AI 기반 첨단·미래산업 육성과 평택형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구축, 고덕 반도체클러스터 2단계 확장, 바이오·방산산업 기반 조성, 평택항 국제 물류·무역 거점화 등 경제 31개와 국제도시 8개 공약을 중심으로 최원용 시장의 미래경제 전략이 좋은 일자리와 골목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