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칼럼] 반도체 도시 용인과 다낭의 만남…이상일 시장이 넓히는 협력의 지평

우호협약을 선언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산업·행정·문화·청년 분야로 구체화 세계적 반도체 생산거점 용인과 베트남 중부 첨단산업 거점 다낭의 접점 모색

2026-08-05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도시외교의 성과는 해외 방문 횟수나 체결한 협약서의 숫자로 평가할 수 없다. 협약 이후 무엇이 달라졌고 기업과 시민에게 어떤 기회가 생겼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4일부터 8일까지 베트남 다낭시를 공식 방문하는 일정은 단순한 우호도시 방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시장과 용인특례시의회 대표단은 주다낭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다낭시 조국전선위원회·인민위원회를 차례로 방문한다. 베트남 최대 정보통신기술 기업인 FPT의 반도체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용인특례시가 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조성한 꽝푸구 공공디지털도서관의 운영 상황도 점검한다. 청년봉사단 파견을 비롯한 ‘K-온기마을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이상일 시장은 ‘미트 코리아 인 다낭’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을 주제로 발표한다. 제5회 한·베 페스티벌 참석도 예정돼 있다.

닷새간의 일정을 관통하는 핵심은 산업과 행정, 공적개발원조, 청년, 문화가 하나의 협력 구조 안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관광지 방문이나 의례적인 면담을 중심으로 짜인 교류가 아니라 양 도시가 가진 자원과 강점을 연결하려는 일정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용인특례시는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거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낭 역시 관광도시라는 기존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반도체와 인공지능,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두 도시가 서로의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과 인재, 기업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방문은 새로운 도시외교 모델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도시외교, 협약보다 후속 실행이 중요하다

용인특례시는 2013년 베트남 꽝남성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7월 베트남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꽝남성이 다낭시와 통합되면서 기존 협력 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용인특례시는 행정구역 통합 이후인 지난 1월 14일 다낭시와 우호협약을 체결하며 협력 관계를 다시 정비했다.

행정구역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과거의 교류를 형식적으로 승계하는 데 그쳤다면 양 도시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용인특례시는 새롭게 출범한 다낭시와 우호협약을 맺고, 이번에는 다낭시의 공식 초청을 받아 시장과 시의회 대표단이 함께 방문한다.

장정순 용인시의회 의장과 신나연 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 강영웅 시의원 등이 일정에 동행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방정부의 국제협력 사업은 시장의 임기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집행부와 시의회가 협력 현장을 함께 확인하면 관련 사업의 필요성과 예산, 추진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

도시 간 우호협력은 시장의 개인적 외교 성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행정과 의회, 기업, 대학, 청년, 문화예술계가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 이번 방문에 시의회 대표단이 함께하는 것은 양 도시의 관계를 제도적이고 장기적인 협력으로 이끌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방문의 진정한 성과는 귀국 이후에 확인된다. 면담 내용이 구체적인 후속 사업으로 연결되는지, 담당 부서와 실무협의 창구가 마련되는지, 기업과 대학 등 민간 영역의 참여가 이어지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도시외교는 협약식을 마친 순간이 아니라 약속을 실행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평가받기 때문이다.

반도체 도시 용인, 다낭에서 새로운 접점을 찾다

이상일 시장은 방문 첫날인 4일 한정일 주다낭 대한민국 총영사와 조주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다낭무역관장을 만난다. 해외 도시와의 협력을 추진할 때 현지 행정기관과 직접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총영사관과 KOTRA의 정보망을 활용하는 일도 필요하다.

현지 산업정책과 기업환경, 투자제도, 인력 구조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면 도시 간 경제협력은 선언적인 수준에 머물기 쉽다. 총영사관과 KOTRA는 국내 지방정부와 기업이 현지에 진출하거나 협력 대상을 찾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 면담이 단순한 인사 방문이 아니라 용인 기업과 다낭 기업을 연결하는 실무적 협력의 출발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5일 예정된 FPT 그룹 방문은 이번 일정에서 산업적 의미가 가장 큰 대목으로 볼 수 있다. FPT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술 기업이다. 이상일 시장은 다낭 제2소프트웨어파크에 있는 FPT 하이테크·반도체 연구개발센터를 찾아 현지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살펴볼 예정이다.

용인은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과 관련 기업이 집적되는 세계적인 반도체 중심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낭은 정보기술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반도체 설계와 연구개발, 인력 양성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용인이 제조와 생산기반에서 강점을 가진다면 다낭은 소프트웨어와 정보기술 인재 측면에서 협력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하나의 도시가 생산시설만 확보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연구개발과 설계, 소재·부품·장비,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물류와 기반시설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용인이 세계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완성하려면 국내 기업 유치뿐 아니라 해외의 기술기업, 연구기관, 대학, 인재와도 연결돼야 한다.

이상일 시장의 FPT 방문은 그 가능성을 현장에서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방문 이후다. 용인에 있는 기업·대학·연구기관과 FPT를 연결할 수 있는 교류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기술 세미나나 기업 상담회, 공동 인재 양성, 청년 교류, 연구개발 협력 등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외 기업과의 협력은 지방정부가 모든 것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 어렵다. 지방정부는 기업과 대학이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행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협력이 실제 투자와 기술 교류로 발전하는 과정에서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중심에 서야 한다.

용인특례시가 이번 방문을 통해 다낭의 산업 생태계를 파악한 뒤 지역 기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속 만남을 주선한다면 도시외교는 지역경제를 지원하는 산업외교로 확장될 수 있다. 반대로 현장 시찰과 기념 촬영에서 끝난다면 의미는 제한적일 것이다.

AI 발표, 용인의 성장 경험을 알리는 기회

이상일 시장은 7일 푸라마 호텔에서 열리는 ‘미트 코리아 인 다낭’ 콘퍼런스에 참석해 ‘AI-성장과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지방정부의 장이 해외 콘퍼런스에서 도시의 미래산업 비전을 직접 설명하는 것은 용인을 알리는 기회이자 새로운 협력 대상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인공지능은 반도체와 별개의 산업이 아니다. AI 기술의 발전은 고성능 반도체 수요를 확대하고 반도체 산업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용인이 반도체 생산기반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활용하는 기업과 연구기관까지 끌어들인다면 산업 생태계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

이번 발표에서는 용인이 어떤 반도체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AI와 반도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용인의 성장 가능성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기보다 다낭과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발표의 실효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예를 들면 양 도시의 대학과 기업이 참여하는 AI·반도체 인재 교류, 공동 포럼, 스타트업 교류, 기술 상담회 등을 검토할 수 있다. 한 번에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실행 가능한 작은 사업을 시작한 뒤 성과에 따라 규모를 넓히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특히 청년 인재의 교류가 중요하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경쟁력은 시설 투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술을 연구하고 제품을 설계하며 생산공정을 관리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 용인과 다낭이 청년과 대학을 연결한다면 산업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AI는 행정과 시민 생활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교통과 재난, 복지, 환경, 도시계획 등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여러 분야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 분야뿐 아니라 스마트 행정 사례와 정책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양 도시가 검토할 수 있는 협력 과제다.

다만 AI 협력은 구호보다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지, 시민에게 어떤 편익을 제공할 것인지,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 첨단기술을 내세운 도시외교일수록 시민의 삶과 연결되는 구체적인 성과가 요구된다.

공공디지털도서관, 약속의 결과를 확인하는 일정

이번 방문에서 산업협력만큼 눈길을 끄는 일정은 ‘다낭시 꽝푸구 용인 공공디지털도서관’ 방문이다. 이 도서관은 민선 8기 용인특례시가 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꽝푸구의 국제연꽃마을 복지타운에 조성한 시설이다. 규모는 1686㎡, 약 510평이다.

공적개발원조 사업은 시설을 준공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지 주민이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지, 교육과 정보 접근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운영인력과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마련돼 있는지를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

이상일 시장이 현장을 찾아 운영 상황을 확인하는 것은 용인특례시가 지원한 사업의 결과를 직접 살핀다는 의미가 있다. 지방정부가 해외에 시설을 조성한 뒤 사후 운영을 현지에만 맡긴다면 사업의 성과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지 행정기관과 운영 주체의 의견을 듣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디지털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다. 현지 주민과 청소년이 디지털 정보를 이용하고 교육에 참여하며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교류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앞으로 용인의 도서관이나 교육기관, 대학, 민간단체와 연결한다면 온라인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여지도 있다.

용인의 이름을 담은 시설이 다낭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면 그것 자체가 지속적인 도시 홍보가 된다. 화려한 광고보다 주민이 일상에서 이용하는 공공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이 도시의 신뢰를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이용자 수와 프로그램 운영 실적, 시설 관리 상태, 현지 주민의 만족도 등을 구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한다면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다. 잘 운영되고 있는 부분은 확대하고 미흡한 점은 보완하는 책임 있는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청년봉사단, 일방적인 지원을 넘어 상호 교류로

이상일 시장은 꽝푸구청을 방문해 부이응옥안 당서기, 후인응옥바 인민위원장 등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K-온기마을 프로젝트’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한국 문화를 알리고 현지 봉사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용인 청년봉사단을 파견하는 내용이다.

청년봉사단 파견은 양 도시의 관계를 행정기관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업이다. 도시 간 협력이 시장과 공무원의 방문으로만 이어진다면 시민이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청년들이 현지 주민과 만나 활동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면 교류의 기반이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다만 봉사활동이 일회성 행사나 보여주기식 일정으로 흐르지 않도록 사업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현지에서 실제로 필요한 활동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고, 참가 청년의 안전과 교육, 활동 이후의 성과 관리까지 준비해야 한다.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낭 청년이 용인을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공동 활동에 참여하는 상호 교류 구조도 검토할 수 있다. 용인 청년이 다낭에서 봉사하고 다낭 청년이 용인의 산업과 문화를 경험한다면 교류의 균형도 맞출 수 있다.

청년봉사단을 반도체와 AI 분야의 인재 교류와 연결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반적인 문화·봉사 활동과 함께 현지 대학생이나 청년 개발자, 스타트업 관계자와 만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참가자에게 더욱 폭넓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봉사와 문화, 산업을 무리하게 하나로 묶을 필요는 없지만 각 사업이 따로 진행돼 교류 효과가 분산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용인특례시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다낭과 추진하는 사업 전체를 조정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베 페스티벌, 문화가 협력의 문을 연다

이상일 시장은 7일 다낭시 동해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제5회 한·베 페스티벌에 참석한다. 다낭시는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2년부터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시장은 용인특례시 홍보부스 운영단을 격려하고 다낭시 인민위원장과 함께 개막식을 참관할 예정이다.

문화교류는 도시외교에서 가장 쉽게 시민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분야다. 산업협력은 전문기관과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축제와 공연, 음식, 관광을 통한 교류는 일반 시민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

용인특례시 홍보부스도 단순한 관광 안내 공간을 넘어 용인의 산업과 역사, 문화, 교육, 축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창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용인이 반도체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시민이 생활하는 도시로서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도 알려야 한다.

다낭은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도시다. 이미 양국 시민 사이에 친숙한 기반이 형성돼 있다는 것은 도시외교에 유리한 조건이다. 용인에는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등 외국인에게 알릴 수 있는 관광자원이 있고,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과 인재가 모일 수 있는 기반도 조성되고 있다.

관광과 문화 분야의 친숙함을 산업과 교육, 청년 교류로 확장한다면 두 도시의 협력은 더욱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결국 도시외교는 정부와 행정기관 사이의 관계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기업과 시민이 서로 오가고 교류의 필요성을 느낄 때 지속 가능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상일 시장이 밝힌 기대가 성과로 이어지려면

이상일 시장은 다낭을 관광도시인 동시에 반도체와 AI, 정보기술 등 첨단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베트남 중부의 핵심 거점도시로 평가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용인과의 협력에 다낭시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시장의 말처럼 두 도시에는 협력할 수 있는 접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용인은 반도체 생산과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고, 다낭은 정보기술과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미래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와 관광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교류가 활발하다.

그러나 가능성이 곧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도시외교가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려면 방문 이후 추진 체계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첫째, 산업·행정·문화·청년 분야별 후속 과제를 정리해야 한다. 둘째, 양 도시의 실무부서가 정기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시민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교류 범위를 넓혀야 한다. 넷째, 사업별 목표와 성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해외 방문은 예산이 투입되는 공적 활동이다. 누구를 만나 어떤 내용을 논의했고, 그 결과 어떤 후속 사업이 추진되는지 설명해야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다섯째,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반도체와 AI 분야의 국제협력은 한 번의 방문으로 투자나 기술 교류가 성사되기 어렵다. 지속적인 접촉과 정보 교환, 기업 간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 당장 가시적인 결과가 없더라도 협력의 기반을 꾸준히 넓히는 전략이 중요하다.

이번 다낭 방문은 용인특례시의 도시외교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공공디지털도서관을 통해 축적한 신뢰를 바탕으로 청년과 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산업협력의 문을 두드리는 구조다. 과거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한 도시 여건에 맞춰 새로운 협력 의제를 찾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용인특례시와 시의회가 함께 공식 일정에 참여하는 만큼 이번 방문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하는 후속 논의도 기대할 수 있다. 집행부와 의회가 도시외교의 필요성에 공감하되 사업의 타당성과 성과는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균형도 필요하다.

이상일 시장의 다낭 방문은 용인이 국제적인 반도체 중심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해외 도시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지 살펴보는 시험대다. 용인은 더 이상 수도권의 한 지방도시에 머물지 않는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세계의 기업과 기술, 인재가 주목하는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도시의 규모와 역할이 달라지면 외교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우호협약과 문화행사 중심의 교류에서 나아가 산업과 기술, 인재, 행정 경험을 연결하는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번 방문 일정에는 그러한 변화의 방향이 비교적 고르게 담겨 있다.

이상일 시장은 “다낭시의 한·베 페스티벌 공식 초청을 계기로 용인특례시와 다낭시의 협력이 한층 성숙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협력의 성숙은 방문의 화려함이 아니라 이후 남겨지는 결과로 증명된다.

FPT 방문이 기업과 대학의 후속 교류로 이어지고, AI 발표가 공동 협력사업의 출발점이 되며, 공공디지털도서관이 현지 주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청년봉사단 파견은 양 도시 청년의 상호 교류로 발전하고, 한·베 페스티벌은 용인의 산업과 문화를 다낭 시민에게 알리는 통로가 돼야 한다.

용인과 다낭은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닌 도시다. 두 도시가 상대의 장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을 연결한다면 협력의 폭은 충분히 넓어질 수 있다.

이상일 시장의 이번 방문이 의례적인 해외 일정에 머물지 않고 용인특례시의 산업 경쟁력과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실질적인 도시외교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