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 국민 절반…경주, 아마추어·장애인 e스포츠 잇단 개최로 저변 확대
지역 우수 선수 발굴과 가족 참여형 체험행사로 축제 열기 더해 리그 오브 레전드‧FC온라인‧브롤스타즈 종목별 우승자 탄생
경주에서 경북지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표를 가리는 대회가 열린 데 이어 이달 대통령배 전국대회와 장애인 e스포츠 대회가 잇따라 개최된다. 게임이 국민의 일상적인 여가문화로 자리 잡은 가운데 경주시가 e스포츠를 청소년 중심의 경기문화에서 지역 생활문화와 장애인 체육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제19회 경상북도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가 지난 2일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예선을 통과한 경북지역 선수들이 참가해 리그 오브 레전드(LoL), FC 온라인, 브롤스타즈 등에서 경기를 펼쳤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TRC 난민캠프’가 우승했고 FC 온라인 개인전에서는 조현웅 선수가 1위, 장주웅 선수가 2위를 차지했다. 브롤스타즈에서는 ‘PRS’가 정상에 올랐다.
종목별 우승자와 우승팀에는 경상북도지사상이 수여됐으며, 오는 15일부터 1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제18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전국 결선에 경북 대표로 출전한다.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는 지역 선수를 발굴하고 전문 e스포츠와 생활 e스포츠의 기반을 넓히기 위해 운영되는 전국 규모 대회다.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자료에서도 올해 대회 일정은 8월 15∼16일 경주실내체육관으로 확인된다. 경주시가 대회 유치 과정에서 밝힌 사업비는 총 13억 원으로 국비 6억5000만 원, 도비 1억9500만 원, 시비 4억5500만 원 규모다. 전국 17개 시·도 선수단이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추진됐다.
e스포츠의 사회적 기반도 과거보다 넓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게임 이용률은 50.2%로 조사됐다. 전년보다 9.7%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민 두 명 중 한 명꼴로 게임을 이용하는 셈이다. PC게임 이용률은 전년보다 4.3%포인트, 콘솔게임은 1.9%포인트 상승하는 등 이용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행 ‘이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도 e스포츠를 전문선수만의 경기로 한정하지 않는다. 법은 여가와 친목을 목적으로 일상적으로 즐기는 활동을 ‘생활 이스포츠’로 별도로 규정하고, e스포츠를 통한 국민의 여가 기회 확대와 산업 발전을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경북대회 역시 선수 경기뿐 아니라 가족과 어린이, 청소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했다. 공식 종목을 체험하는 공간과 브롤스타즈 이벤트, 포켓몬스터 토너먼트 등이 마련돼 전문선수 선발뿐 아니라 일반 시민의 참여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주에서는 아마추어 전국대회에 이어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제4회 전국 장애인 e스포츠 대회’도 예정돼 있다. e스포츠가 신체 활동의 제약이 있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장애인의 체육활동 선택지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전국 등록장애인 1만 명을 조사한 ‘2025년 장애인 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2회 이상, 회당 30분 이상 운동하는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34.8%로 나타났다. 장애인 세 명 중 두 명가량은 정기적인 생활체육에 참여하지 않는 셈이다. 정부도 장애인 스포츠강좌 이용권과 생활체육 프로그램, 체육시설 접근성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e스포츠는 경기장과 장비, 접근 가능한 게임 종목을 갖출 경우 장애 유형에 따라 기존 체육활동 참여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새로운 활동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장애인 e스포츠가 일회성 대회에 머물지 않으려면 상시 연습공간과 지도인력, 보조기기, 장애 유형별 경기 운영 기준 등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
경주는 앞서 2024년 국내 대표 프로 e스포츠 대회인 LCK 서머 결승전을 개최한 경험도 있다. 올해는 경북 아마추어 선발전부터 대통령배 전국 결선, 전국 장애인 e스포츠 대회까지 연이어 개최하면서 프로경기 관람 중심이었던 e스포츠 행사를 아마추어와 생활체육 영역으로 넓히는 모습이다. 경주시의회에서도 올해 전국대회 유치를 e스포츠 거점도시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보고한 바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선수와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e스포츠 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의 e스포츠 기반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성과는 대회 개최 횟수보다 지역 선수 육성과 시민 참여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국대회 이후에도 청소년·아마추어 리그와 장애인 프로그램, 지역 내 상시 이용시설을 연결하고 참가자와 관람객 규모, 지역 소비 효과 등을 객관적인 수치로 관리한다면 경주의 e스포츠 정책이 일회성 행사 유치를 넘어 새로운 지역 문화·체육 기반으로 자리 잡았는지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