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08개 창의도시 네트워크 속 원주…아일랜드 작가 8주 머물며 문학 교류
아일랜드 작가 팀 맥가반, 9~10월 원주 체류하며 창작 활동 국제문학포럼 참여·시민 문학 교류… 국제 네트워크 강화 기대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원주가 아일랜드 작가를 초청해 8주간의 창작 레지던시를 운영한다. 201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 이후 해외 문학도시와의 교류를 이어온 원주시가 단순한 작가 체류 지원을 넘어 지역과 해외 창작자를 연결하는 문화교류 기반을 넓히는 모습이다.
원주시는 ‘2026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원주 레지던시’ 참가 작가로 아일랜드 출신 팀 맥가반(Tim MacGabhann)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토지문화재단의 예술창작 지원사업과 연계해 해외 작가에게 항공료와 숙박, 창작 공간 등을 제공하는 국제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원주시는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맥가반을 올해 초청 작가로 결정했다.
맥가반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약 8주 동안 원주 토지문화관에 머물며 작품을 집필한다. 체류기간 원주의 문화와 지역사회를 경험하고 문학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뒤 원주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물을 제출할 예정이다.
아일랜드 킬케니 출신인 맥가반은 소설과 시, 논픽션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 왔다. 첫 장편소설 『Call Him Mine』은 2019년 출간돼 영국 텔레그래프의 ‘올해의 스릴러’에 선정됐으며 후속작 『How to Be Nowhere』는 2020년 출간됐다. 출판사 자료에 따르면 그는 중남미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한 경험도 갖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첫 장편 시집 『Found in a Context of Destruction』도 출간했다. 이 작품은 아일랜드와 멕시코를 오가는 경험을 바탕으로 중독과 회복, 공동체와 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맥가반은 원주 체류 중인 10월 21일 열리는 ‘2026 원주 국제문학포럼’에도 참석한다. ‘도시와 창작: 세계 작가들이 말하는 문학과 도시’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문학과 장소의 관계를 발표하고 국내외 문학도시 관계자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원주가 해외 작가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가 있다. 원주는 2019년 문학 분야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당시 유네스코는 원주를 포함한 66개 도시를 새롭게 선정했고, 이를 포함한 전체 창의도시는 246곳이었다.
현재 네트워크 규모는 100개가 넘는 국가의 408개 도시까지 늘어났다. 분야도 문학을 비롯해 음악, 영화, 디자인, 미디어아트, 공예·민속예술, 미식에 건축까지 모두 8개로 확대됐다. 2019년 원주가 가입할 당시보다 도시 간 문화교류의 범위와 협력 대상이 크게 넓어진 셈이다.
유네스코는 창의도시 사업을 단순한 도시 홍보사업이 아니라 문화와 창의산업을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연결하는 국제협력 체계로 규정한다. 회원도시는 문화활동 참여 확대와 창의산업 육성, 국제 파트너십을 공동 목표로 추진한다. 유네스코는 문화·창의산업이 세계 주요 도시 고용에서 약 13%를 차지한다고 제시하고 있어 문화정책이 관광이나 행사 영역을 넘어 도시경제와 일자리 정책과도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창의도시 지정 이후에는 국제 명칭을 확보하는 것만큼 실제 교류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네스코는 회원도시가 4년 단위로 활동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원주도 2024년 문학 창의도시 활동보고서를 제출한 도시 가운데 하나다.
이번 레지던시는 해외 작가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원주라는 도시 자체를 새로운 작품의 소재와 경험 공간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국제행사와 차이가 있다. 작가가 일정 기간 지역에서 생활하면서 주민과 문학 관계자들을 만나고 그 경험을 창작으로 연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레지던시와 국제문학포럼을 연계해 시민이 해외 작가와 접할 수 있는 문학 교류 기회를 확대하고 해외 창의도시와의 협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팀 맥가반 작가는 현대 사회와 역사, 공동체를 깊이 있게 탐구해 온 작가”라며 “이번 레지던시가 원주의 문학적 가치를 세계 문학도시와 공유하고 국제 문화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향후 사업의 성과는 해외 작가 초청 횟수뿐 아니라 체류 과정에서 만들어진 작품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 해외 문학도시와의 후속 공동사업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19년 246개였던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현재 408개로 확대된 만큼, 원주 역시 국제 네트워크를 실제 시민 문화향유와 지역 문학 생태계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문학 창의도시 정책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