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박용선 포항시장, 민생·안전·산업전환 전면에…철강도시 체질개선 시험대

가뭄 비상 대응 26억 4천만 원 투입, 농어촌공사 협력 용연지·오어지 준설키로 폭염·가뭄 대응 비롯해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 중심 행정 본격화 지역 경제 근간 철강 재도약 총력, AI 및 그래핀 포항 미래 50년 신산업 육성 박용선 시장, “말보다 실천으로, 계획보다 성과로…‘민생’과 ‘안전’ 최우선”

2026-08-03     이상수 기자
용선

박용선 포항시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아 철강산업 위기 대응과 민생경제 회복, 폭염·가뭄 등 재난 대응을 민선 9기 초기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포항 제조업 부가가치의 70% 이상이 금속산업에서 발생할 정도로 철강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기존 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인공지능(AI)·그래핀 등 신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시장은 3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현장에서 파악한 주요 현안과 향후 시정 운영 방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1일 민선 9기 포항시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죽도시장과 포스코 출근 현장, 기업과 농촌, 재난 현장 등을 잇달아 찾았다는 박 시장은 지역경제 침체와 소상공인 경영난, 철강산업 위기, 재정 부담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시정의 우선순위를 민생과 안전에 두고 현장에서 확인된 문제를 실제 사업과 예산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철강산업 회복은 포항 경제 전체와 직결된 현안이다. 경상북도가 2025년 포항의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을 발표하면서 공개한 2023년 광업·제조업조사 결과를 보면 포항시 제조업 부가가치는 10조46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차 금속 제조업이 6조8913억 원, 금속가공제품 제조업이 4642억 원으로 두 업종이 전체 제조업 부가가치의 70.3%를 차지했다. 철강 경기 변화가 고용과 소비, 세수 등 지역경제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다.

실제 철강업황 악화는 지역 세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포항지역 주요 철강기업 4곳이 낸 법인지방소득세는 2022년 967억 원에서 2024년 154억 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 위기가 기업 실적을 넘어 지방재정과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박 시장은 철강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상북도와 협력해 저탄소 철강특구 지정을 추진하는 한편 광양·당진 등 다른 철강도시와 연대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조속한 도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철강업은 생산과정에서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만큼 전기요금은 제조원가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정부도 발전지역과 전력 소비지역의 특성 등을 반영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철강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산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낸다. 포항시는 AI와 그래핀, 푸드테크 등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고 기존 제조업과 첨단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AI 분야에서는 이미 대규모 민간투자가 시작됐다. 네오AI클라우드와 현대건설은 지난 7월 20일 포항 남구 오천읍 광명일반산업단지에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를 착공했다. 1단계 사업에는 약 2조 원이 투입되며 2027년까지 40㎿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260㎿ 규모의 추가 확장도 추진되고 있다.

그래핀 분야에서는 경북도와 포항시,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이 추진하는 ‘그래핀 2차원 나노소재 AI 기반 소재·부품 실증기반 구축사업’이 산업통상부 사업에 선정됐다. 2030년까지 143억 원을 투입해 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화를 지원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철강산업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려운 만큼 기존 주력산업의 저탄소·고부가가치 전환과 신산업 육성을 병행하는 것이 민선 9기 경제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도 올해 주요 사업 방향에서 철강산업 구조고도화와 함께 AI·이차전지·바이오 등으로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폭염과 가뭄 대응도 초기 시정의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포항시는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등 26억4000만 원을 긴급 투입해 하천 굴착과 관정 개발 등 농업용수 확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협력해 용연지에서 올해 안으로 4만 톤 규모의 준설을 실시하고 오어지는 국비를 확보해 내년 준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발생한 장길리 보릿돌교 사고와 관련해서는 원인 규명과 함께 주요 해상시설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태풍과 집중호우 때 주민이 위험지역에서 신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사전 대피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재정 운영에서는 경상경비 10% 절감을 포함한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줄인 재원은 민생과 재난안전, 미래산업 등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철강경기 둔화가 지역기업 실적과 세수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신규 사업 확대와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도심에서는 해도동 노후주거지 정비와 영일대북부시장 주차환경 개선 등을 추진한다. 시정 추진 과정과 사업 진행 상황을 공개하기 위한 국별 언론 브리핑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지난 한 달이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포항이 나아갈 방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실행을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갈 시간”이라고 밝혔다.

민선 9기 포항시정의 과제는 비교적 분명하다. 제조업 부가가치의 70.3%가 금속산업에 집중된 산업구조에서 철강 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과 소상공인, 세수 충격을 줄이는 동시에 수조 원 규모의 AI 투자와 신소재 사업을 실제 지역기업 성장과 청년 일자리로 연결해야 한다. 여기에 기후재난과 도시 안전, 재정 부담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의 성과는 발표된 사업 규모보다 시민의 소득과 일자리, 안전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통해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