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생성형 AI로 행정 문턱 낮춘다…55만 구민 대상 24시간 챗봇 가동

홈페이지· 민원 기준 반영한 지식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연어·음성·다국어 질의응답 지원

2026-08-03     심상훈 기자
강남구AI챗봇-모바일적용-대화화면

강남구가 주민이 행정정보를 대화하듯 검색할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행정서비스를 도입했다. 인터넷과 AI 이용이 빠르게 일상화되는 가운데 복잡한 행정용어와 홈페이지 검색 방식 때문에 정보를 찾기 어려웠던 주민들의 접근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강남구는 3일부터 구 대표 홈페이지에서 ‘강남형 AI 챗봇’을 24시간 운영한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챗봇을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일반적인 생성형 AI와 달리 강남구의 행정자료를 기반으로 답변하도록 설계됐다. 구 홈페이지와 업무 매뉴얼, 민원 서식, 구정백서 등 공식 자료 약 7천 건을 토대로 전용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했다.

RAG는 이용자의 질문과 관련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 생성형 AI의 답변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공개된 행정자료를 기반으로 답하도록 해 일반적인 생성형 AI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확한 답변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정차와 세금, 부동산, 건축, 복지 등 주민 문의가 많은 분야도 중점적으로 반영했다. 이용자가 질문하면 관련 절차와 담당 부서, 업무시간 등을 안내하며 추가적인 판단이나 확인이 필요한 사안은 담당 부서로 연결한다.

기존 홈페이지 검색이 정확한 사업명이나 행정용어를 알아야 관련 정보를 찾기 쉬웠다면 AI 챗봇은 자연어 질문을 처리한다. ‘여권 발급 수수료 알려주세요’처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문장으로 질문해도 관련 내용을 찾아 안내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행정서비스 확대는 국내 인터넷 이용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률은 95.0%에 달했고 AI 서비스 경험률은 67.0%, 생성형 AI 서비스 경험률은 44.5%로 조사됐다. 조사는 전국 2만2500가구와 만 3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가승인통계다.

생성형 AI를 경험한 국민이 절반에 가까워진 만큼 공공행정에서도 AI를 활용한 정보 제공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다만 인터넷 이용률이 높다는 사실이 모든 시민이 복잡한 온라인 행정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정부와 NIA가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별도로 실시하면서 만 55세 이상 고령자를 주요 조사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도 연령과 계층에 따른 디지털 활용 격차가 여전히 정책 과제임을 보여준다.

강남구의 행정정보 제공 대상도 적지 않다. 강남구가 공개한 2026년 6월 말 주민등록인구는 55만2830명으로, 거주자 54만5825명과 거주불명자 3409명, 재외국민 3596명으로 집계됐다. 55만 명이 넘는 인구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민원 안내를 자동화할 경우 단순 정보 검색에 투입되는 행정 부담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구는 문자 입력이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를 위해 음성 질문과 음성 답변 기능도 제공한다. 영어와 중국어 등 다국어 질문에도 해당 언어로 안내하도록 해 외국인 주민과 관광객의 행정정보 접근 범위도 넓혔다. 고령층 등 디지털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고려해 설명은 가능한 한 쉬운 표현과 단계별 방식으로 제공하도록 구성했다.

챗봇 화면에는 주요 정책과 행사 정보를 순환 표시하는 ‘뉴스 티커’ 기능도 적용했다. 이용자가 표시된 내용을 선택하면 관련 상세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어 민원 안내뿐 아니라 구정 정보 전달 창구 역할도 수행한다.

앞으로 중요한 부분은 답변의 정확성과 최신성 관리다. 생성형 AI가 행정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정책이나 수수료, 신청 기준 등이 변경됐는데도 이전 정보를 안내하면 주민에게 직접적인 불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이용 과정에서 축적되는 질문 유형과 이용 현황을 분석하고 정책 변경과 홈페이지 개편 내용을 지식 데이터베이스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복지 대상 선정이나 세금, 건축·부동산 등 개인별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민원은 AI 답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담당 부서와의 연결 체계가 서비스 신뢰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AI가 행정 담당자를 완전히 대신하기보다 반복적인 정보 안내를 맡고, 판단이 필요한 민원은 사람이 처리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AI 챗봇은 구민이 필요한 행정정보를 보다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소통 창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구민 중심의 행정서비스를 확대하고 이용 편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7월 1일 민선 9기 강남구청장으로 취임했다.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 이미 생성형 AI를 경험한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AI 도입은 기술 자체보다 실제 행정서비스의 정확성과 접근성을 얼마나 높이는지가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강남형 AI 챗봇 역시 운영 이후 이용 건수와 답변 정확도, 민원 처리시간 단축 효과, 고령층·외국인 이용률 등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경우 공공부문 생성형 AI 서비스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