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칼럼]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 지방의회법 전국 연대 이끈다…지방자치 새 틀 열어야
수도권·제주·충청·호남·서울·영남권 연결…지역과 정당 뛰어넘은 광역의회 공동전선 인사권 독립 넘어 조직·예산·입법 지원·자체 감사권 확보까지 제도적 기반 마련해야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공식 과제 추진…선언을 국회 입법으로 연결할 실행력 관건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경기도의회 남종섭 의장이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한 전국 광역의회 연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15일 인천광역시의회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를 시작으로 충북·세종·대전, 전북,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서울특별시의회를 차례로 찾은 데 이어 31일에는 대구광역시의회까지 방문했다. 수도권과 제주권, 충청권, 호남권을 거쳐 영남권으로 이어진 이번 행보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특정 지역이나 정당의 요구가 아닌 전국 광역의회의 공동 과제로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남 의장의 전국 순회가 공동선언을 넘어 국회 입법으로 연결된다면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지방의회는 주민이 선출한 대표기관이다.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과 결산을 심의하며 행정사무감사와 조사를 통해 지방정부를 감시한다. 집행기관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과 개발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제도에 반영하는 것도 지방의회의 역할이다.
지방정부의 권한과 재정 규모가 커질수록 지방의회의 책임도 무거워진다. 복지와 교통, 도시개발, 환경, 교육, 산업경제, 재난안전 등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업무는 갈수록 넓어지고 전문화하고 있다. 광역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예산과 산하기관, 출자·출연기관을 제대로 감시하려면 의회 역시 그에 걸맞은 조직과 인력,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현재 지방의회가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과 기반을 확보했는지는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을 감시해야 하지만 조직과 정원, 예산 편성 등 의회 운영의 핵심 영역에서는 집행기관과의 협의에 의존하는 구조가 남아 있다. 감시 대상의 동의와 협조가 있어야 필요한 인력과 조직을 확보할 수 있다면 완전한 독립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2022년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으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가 도입됐다. 지방의회 의장이 의회 사무직원의 임면과 교육·훈련, 복무, 징계 등을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지원관을 둘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지방의회의 오랜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였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이후에도 집행기관에 종속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지방의회가 독립적인 기관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하지만 인사권을 의회로 옮겼다는 사실만으로 지방의회의 독립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의회가 필요한 조직을 스스로 구성하거나 정원을 조정할 권한이 충분하지 않다면 인사권의 실효성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조직의 규모와 직급, 직렬을 설계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사람을 임명하는 권한만 갖는 것은 불완전한 독립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정책지원관 제도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 정책지원관은 조례 제정과 개정, 예산·결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자료 수집과 조사·연구 등 의원의 공적인 의정활동을 지원한다. 지방행정의 규모가 커지고 정책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전문인력의 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에 이르는 예산과 수많은 산하기관을 의원 개인의 경험과 노력만으로 모두 분석하고 검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의정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조직과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예산 심의와 행정사무감사가 형식적인 절차에 머물 수 있다.
국회가 국회법에 따라 독립적인 입법기관의 지위를 보장받고 전문위원과 보좌 인력, 입법조사와 예산분석 기능을 갖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회와 지방의회의 규모가 같을 수는 없지만 국민과 주민을 대표해 집행기관을 견제한다는 의회의 본질적인 기능은 다르지 않다.
중앙정부를 감시하는 국회에는 국회법이 있지만 지방정부를 감시하는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의 일부 조항에 의존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조직과 운영, 권한과 책임을 별도의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는 배경이다.
지방의회법 제정은 지방의원에게 특권을 더 달라는 요구가 돼서는 안 된다. 주민을 대신해 지방정부를 제대로 감시하고 예산 낭비와 행정의 오류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의회의 권한이 강화되면 그만큼 책임과 투명성도 높아져야 한다. 조직과 인사, 예산에 대한 자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의정활동과 예산 집행 내역을 주민에게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의원의 겸직과 이해충돌 방지, 윤리심사와 징계 절차, 정책지원 인력의 공정한 채용과 평가 기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남종섭 의장이 전국 광역의회 연대에 나선 이유도 지방의회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 경기도의회 한 곳의 요구만으로는 국회와 정부를 움직이기 어렵다. 전국 광역의회가 지역과 정당을 넘어 하나의 요구안을 만들 때 지방의회법 제정은 현실적인 입법 과제로 발전할 수 있다.
남 의장은 지난 7월 15일 인천광역시의회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를 방문하며 전국 연대 행보를 시작했다. 이어 22일에는 충북·세종·대전지역 의회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24일에는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지방의회법 제정과 정책지원관 제도 개선 문제를 협의했다.
28일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측과 공감대를 넓혔고, 29일에는 서울특별시의회를 찾아 협력체계 구축을 논의했다.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도의회와 서울시의회가 지방의회법 제정에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31일에는 대구광역시의회를 방문해 임인환 의장과 회동했다. 두 의회는 지방의회의 실질적인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를 중심으로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남 의장의 행보는 수도권에서 제주와 충청, 호남, 서울을 거쳐 영남권까지 이어졌다. 전국의 광역의회를 하나의 연대망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의회 간 교류와는 성격이 다르다. 지방의회법 제정에 필요한 전국적인 여론과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장 행보로 볼 수 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회와의 연대는 별도의 의미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는 특별자치지역으로, 대한민국 지방분권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곳이다. 제주도정의 권한이 확대됐다면 이를 감시하고 견제할 제주도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
행정 권한만 확대하고 의회의 견제 기반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다면 특별자치는 단체장 중심의 권한 확대에 머물 수 있다. 남 의장의 제주도의회 방문은 특별자치의 완성을 위해 강한 집행기관뿐 아니라 책임 있는 의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한 행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제주도의회가 축적한 특별자치 경험과 제도 개선 요구가 지방의회법에 반영된다면 법안의 내용도 한층 구체화할 수 있다. 일반 광역의회와 특별자치의회가 처한 현실을 함께 반영해야 전국 지방의회가 공감할 수 있는 법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
남 의장은 “소속과 지역은 달라도 지방의회가 처한 제도적 한계는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정당 간 대립이나 지역 간 경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공동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전국 광역의회가 지방의회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은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여러 의회를 방문하고 공동 대응을 선언하는 것만으로 법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전국 광역의회의 요구를 하나의 법안으로 정리하고 국회 발의와 상임위원회 심사, 정부 협의, 본회의 처리로 연결할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방의회법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남 의장 측이 제시한 주요 방향은 자치입법권 확대, 의회사무기구 조직권 확보, 광역의회 입법 지원기관 설립, 자체 감사권 부여,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대 등이다.
자치입법권 확대는 지방의회가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요구를 조례에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핵심 과제다. 지방의회가 조례를 만들 수 있더라도 상위 법령의 지나친 제한으로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충분히 제도화하지 못한다면 자치입법권은 형식적인 권한에 머물 수 있다.
의회사무기구 조직권 역시 지방의회 독립의 핵심이다.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을 제대로 감시하려면 필요한 부서와 인력을 의회 스스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각 지방의회의 규모와 행정수요가 다른 만큼 획일적인 기준보다 의회별 여건을 반영할 수 있는 자율성이 필요하다.
광역의회 입법 지원기관 설립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복잡한 조례와 예산, 정책사업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중장기적인 입법 과제를 연구하는 독립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되면 지방의회의 정책 역량을 높일 수 있다. 다만 기존 조직과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기능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자체 감사권은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뒷받침하면서 동시에 내부 책임성을 강화하는 장치가 돼야 한다. 의회가 집행기관과 분리된 감사체계를 갖추되 감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주민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정책지원 인력 확대 역시 의원 개인의 정치활동이나 선거 준비를 돕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례와 예산, 행정사무감사 등 공적인 의정활동에 집중하도록 직무 범위를 분명히 하고 업무 성과와 운영 실적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지방의회의 독립적인 예산 편성 문제도 논의가 필요하다.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장을 감시하면서 의회 운영에 필요한 예산 편성을 집행기관에 의존한다면 구조적인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다만 예산 편성의 자율성을 부여할 경우 주민 공개와 외부 검증, 결산 책임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지방의회법은 권한 확대와 책임 강화를 하나의 틀 안에 담아야 한다. 독립성과 자율성만 강조하고 주민 통제와 투명성을 소홀히 한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의회가 더 많은 권한을 갖는 만큼 주민에게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더 엄격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지방의회가 강해진다는 것은 의원 개인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집중되기 쉬운 정책 결정 구조에 주민 대표기관의 견제와 토론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의회가 사업의 필요성과 재정 부담을 철저히 검증하면 예산 낭비와 행정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의 정책을 무조건 반대하는 기관이 돼서도 안 된다. 필요한 정책은 속도감 있게 지원하고 문제가 있는 사업은 자료와 근거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견제와 협력의 균형을 만드는 것이 지방의회의 본래 역할이다.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오랫동안 단체장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민의 직접선거로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지만 실제 정책과 조직, 예산 운용에서는 집행기관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지방의회의 역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지방분권은 중앙의 권력을 지역의 단체장에게 이전하는 수준에 머물 수 있다.
지방분권의 완성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넘기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민이 지방정부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을 감시하며 행정이 그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방의회법은 권한 이양을 민주적 통제의 강화로 발전시키는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대 규모의 광역의회다. 경기도는 인구와 예산, 행정수요가 방대하고 도시와 농촌, 접경지역과 산업지역이 함께 존재한다. 교통과 도시개발, 복지, 교육, 환경, 산업 등 다양한 정책을 동시에 다뤄야 하는 경기도의회의 경험은 지방의회가 왜 충분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춰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남 의장이 전국 연대를 이끄는 과정에서 경기도의회의 운영 경험과 제도적 한계를 구체적인 자료로 제시한다면 입법 설득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조직권 부족으로 어떤 의정활동이 제약됐는지, 정책지원 인력이 부족해 어떤 사업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했는지, 현재의 예산 편성 구조가 의회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실증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이 주민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지방의회의 권한 확대가 의원과 의회사무처의 편의를 위한 것처럼 비치면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지방의회가 주민의 세금을 더 꼼꼼히 감시하고 불합리한 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법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지방의회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외유성 연수와 부실한 행정사무감사, 이해충돌과 겸직 논란, 정쟁 중심의 의회 운영이 반복될 때마다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추진하는 의회는 이러한 비판을 외면하지 말고 스스로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회의 출석과 표결 결과, 업무추진비, 연구용역, 정책지원관 운영 실적 등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주민이 의정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리심사와 징계 제도의 실효성도 높여야 한다. 지방의회법 제정과 지방의회 신뢰 회복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남 의장이 전국 연대를 주도하면서 책임성과 투명성 강화 방안까지 함께 제안한다면 입법 명분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단순히 권한을 달라는 요구보다 주민을 위해 더 책임 있게 일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자는 주장이 국민에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한 전략도 중요하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공식 과제로 채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야 국회의원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법안의 필요성과 핵심 내용을 지속해서 설명해야 한다. 광역의회뿐 아니라 기초의회, 지방자치 관련 학계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론의 장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국 의회가 서로 다른 내용을 요구하면 입법 과정에서 힘이 분산될 수 있다. 조직권과 예산권, 정책지원 인력, 자체 감사권, 주민 통제 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사전에 조정해야 한다. 전국 광역의회의 공동안을 만들고 기초의회의 현실까지 반영한 통합적인 법안을 제시해야 한다.
법안의 명칭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별도의 지방의회법을 제정하더라도 기존 지방자치법의 관련 조항을 옮겨놓는 수준에 그친다면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의회가 주민 대표기관이자 자치입법기관, 감시기관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권한과 책임을 규정해야 한다.
남 의장의 전국 순회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다시 공론의 중심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천과 제주에서 시작해 충청과 호남, 서울과 대구로 이어진 연대는 지방의회의 제도적 한계가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전국적인 공감대를 법안의 문장으로 옮기는 일이다. 공동건의문과 결의안에 머물지 않고 법안 발의 주체와 처리 일정, 정부 협의 방안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전국 광역의회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법률·행정 전문가와 함께 공동안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방의회법은 지방의회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지방정부가 주민의 뜻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를 더 철저히 감시하기 위한 법이어야 한다. 예산 낭비를 막고 불합리한 행정을 바로잡으며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조례로 만드는 능력을 높이는 법이어야 한다.
전국 광역의회가 요구하는 독립성과 자율성도 결국 주민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용돼야 한다. 지방의회가 강해질수록 주민의 목소리가 행정에 더 많이 반영되고 집행기관에 대한 감시가 촘촘해지며 정책 결정의 투명성이 높아져야 한다.
남종섭 의장은 소속과 지역은 달라도 지방의회가 처한 제도적 한계는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제 전국 광역의회는 공통된 한계를 확인하는 단계에서 공통된 해법을 제시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의회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남 의장의 정치력과 조정력, 추진력이 시험받게 된다.
경기도에서 출발해 제주와 전국으로 확산한 지방의회법 제정의 목소리가 국회까지 닿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 의장이 연결한 전국 연대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공식 과제를 넘어 실제 법률 제정으로 이어진다면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
지방의회 독립은 의회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장식이 아니다. 주민의 대표기관이 집행기관을 제대로 감시하고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기반이다.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이 확대되는 시대에 지방의회만 과거의 틀에 묶어둘 수는 없다.
국회와 정부도 지방의회법 제정 요구를 지방의원들의 이해관계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를 강화하면서 지방정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를 함께 보완하는 국가적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되 투명성과 책임을 더욱 엄격히 요구하는 법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남종섭 의장의 전국 연대 행보는 지방의회법 제정이라는 오래된 과제에 다시 불을 붙였다. 다음 단계는 분명하다. 전국 광역의회의 요구를 하나로 모으고 구체적인 법안을 제시하며 여야 국회의원과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말보다 법안이 필요하고 선언보다 국회 통과가 중요하다. 제주에서 대구까지 이어진 남 의장의 발걸음이 전국 광역의회의 공동 행동을 넘어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제도적 변화를 이끄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강한 지방의회는 지방정부와 대립하기 위한 의회가 아니다. 주민의 삶과 세금을 지키기 위해 더 철저하게 일하고 더 무겁게 책임지는 의회다.
남종섭 의장이 시작한 전국 연대가 지방의회의 권한과 책임을 함께 높이는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결실을 맺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