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잔디광장에 내려앉은 별빛…이천의 여름밤이 문화예술로 물들다

제23회 설봉산 별빛축제 8월 1일 개막…8일 설봉공원·22일 장호원서 공연 야외대공연장 재건립으로 장소 변경…돗자리 펴고 즐기는 열린 공연장 이천시청·이천중앙교회 임시주차장 개방…교통·우천 안전수칙 확인해야

2026-08-02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이천의 여름밤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행사인 ‘2026년 제23회 설봉산 별빛축제’가 지난 8월 1일 설봉공원 잔디광장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축제는 설봉공원 야외대공연장 재건립에 따라 기존 공연장을 떠나 잔디광장으로 무대를 옮겼으며, 별도의 고정 객석 없이 시민들이 개인 돗자리를 펴고 공연을 즐기는 열린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연장 이전이라는 불가피한 변화를 자연 속 문화공연이라는 새로운 경험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올해 축제는 이전 행사와 다른 의미를 지닌다. 개막 공연에 이어 8월 8일 설봉공원 잔디광장, 22일 장호원 특설무대에서 공연이 이어지며 모두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된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설봉산 별빛축제는 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무대에 대중가수 공연을 결합해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이천의 대표적인 여름축제로 자리 잡았다. 한두 차례의 흥행만으로 지역 대표축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해마다 축제를 기다리고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으며 그 경험이 지역의 기억으로 쌓일 때 비로소 도시를 상징하는 문화자산이 된다. 설봉산 별빛축제가 20년 넘게 이어졌다는 것은 행사 횟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천시민이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해 왔고, 지역 예술인에게는 시민과 만나는 무대를, 방문객에게는 이천의 여름을 경험하는 계기를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공연 장소다. 기존 설봉공원 야외대공연장은 재건립 사업이 진행되면서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이천시는 축제를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대신 설봉공원 잔디광장을 대체 공간으로 선택했다. 전용 공연장이 아닌 잔디광장에서 대규모 공연을 운영하려면 무대와 음향, 조명뿐 아니라 관람 구역과 보행 동선, 비상 통로, 화장실, 주차, 안전요원 배치까지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관람객도 설치된 객석에 앉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돗자리를 준비하고 직접 자리를 잡아야 한다. 바닥 상태와 날씨에 따라 관람 여건이 달라질 수 있고 어린이나 고령자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이동과 착석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가족과 친구, 연인이 잔디 위에 나란히 앉아 자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전용 공연장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잔디광장만의 장점이다.

공연장 재건립으로 불가피하게 선택한 장소 이전이지만 운영 결과에 따라 설봉산 별빛축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잔디광장은 관람객을 정해진 좌석에 머물게 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휴식과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문화예술을 접하고, 시민들은 공연 관람 자체보다 여름밤의 시간과 공간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무대 위 출연진만 바라보는 공연을 넘어 설봉공원 전체가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올해 행사에서 확인된 장점과 불편을 면밀히 분석한다면 야외대공연장 재건립 이후에도 전용 공연장과 잔디광장의 특성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공연 구성도 세대별 관심을 고려했다. 지난 8월 1일 개막 공연에는 김용빈과 HYNN(박혜원), 김동명, Billlie(빌리)가 출연해 트로트와 발라드, 록, 아이돌 음악을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였다. 오는 8일 설봉공원 잔디광장에서는 록밴드 YB와 가수 규빈이 무대에 올라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관람객을 만난다. 마지막 공연은 22일 장호원 특설무대에서 열리며 박서진과 하이량이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유명 가수의 공연은 축제에 대한 관심과 방문객 유입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설봉산 별빛축제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위해서는 지역 예술인의 참여와 시민 문화예술 활동이 함께 확대돼야 한다. 외부 출연진이 관람객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한다면 지역 예술인은 축제의 정체성을 만들고 시민 참여는 행사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기반이 된다.

22일 공연을 설봉공원이 아닌 장호원 특설무대에서 개최하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문화예술 행사를 도심권에 집중하지 않고 장호원 지역까지 연결하면 남부권 주민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간 균형 있는 문화 향유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장호원 복숭아축제와 공연을 연계하면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복숭아를 비롯한 지역 농특산물 판매와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두 행사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것만으로 연계 효과가 저절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 관람객이 농특산물 판매장과 체험행사, 주변 음식점과 관광지를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도록 이동 동선과 안내 체계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 문화공연과 농산물축제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장호원 공연은 단순한 지역 순회무대를 넘어 문화와 관광, 지역경제가 함께 움직이는 축제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잔디광장 공연을 관람하려는 시민은 개인 돗자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별도의 고정 객석이 없는 만큼 관람객이 직접 자리를 정해야 하지만 자유로운 관람 방식일수록 서로를 배려하는 질서가 중요하다. 필요 이상으로 큰 돗자리를 펴거나 통행로와 비상 동선을 가로막으면 다른 관람객의 이동을 방해하고 긴급상황 발생 시 대피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공연이 끝난 뒤 쓰레기와 개인 물품을 정리하는 것도 시민이 함께 지켜야 할 기본적인 축제 질서다. 이천시 역시 시민의 협조만 당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돗자리를 펼 수 있는 구역과 보행 구역, 비상 통로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어린이와 고령자, 장애인 등 이동에 도움이 필요한 관람객을 위한 공간과 안내 인력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교통과 주차 문제도 축제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천시는 공연 당일 설봉공원 주변의 주차난을 줄이기 위해 이천시청 주차장과 이천중앙교회 주차장을 임시주차장으로 개방한다. 그러나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만으로 행사장 주변의 혼잡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 공연 시작 전에는 차량이 짧은 시간에 집중되고 공연 종료 후에는 관람객이 한꺼번에 빠져나오기 때문에 불법 주정차나 승하차 차량이 이어지면 차량 흐름이 막히고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관람객은 행사장과 가까운 곳까지 차량을 가져가기보다 임시주차장 위치와 행사장까지의 거리를 미리 확인하고 가능한 경우 도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축제 운영 측면에서는 임시주차장의 위치만 알리는 수준을 넘어 주차 가능 대수와 행사장까지의 보행 동선, 만차 여부, 통제 구간을 공식 누리집과 누리소통망을 통해 구체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 아이나 고령자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이 공연 시작 직전에 도착하면 주차와 이동 과정에서 큰 불편을 겪을 수 있으므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행사장을 찾도록 사전 안내도 강화해야 한다. 축제에 대한 평가는 무대 위 공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공연이 아무리 화려해도 주차와 이동, 화장실 이용, 안내 부족으로 불편을 겪으면 시민 만족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출연진 구성과 함께 현장 편의와 안전관리까지 갖춰져야 완성도 높은 축제로 평가받을 수 있다.

야외공연은 기상 상황의 영향도 직접 받는다. 갑작스러운 비가 내리면 공연 일정이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 있고 젖은 잔디와 바닥은 미끄럼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천시는 비가 올 경우 우산 사용을 자제하고 우비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산은 뒤쪽 관람객의 시야를 가릴 뿐 아니라 사람이 밀집한 공간에서 주변 사람과 부딪혀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은 비 예보가 있으면 우비와 방수용품을 준비하고 공연장을 찾기 전 이천시청 누리집과 공식 누리소통망을 통해 개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주최 측은 폭우와 강풍, 폭염 등 기상 상황별 공연 진행과 중단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고 시민에게 신속하게 전달해야 한다. 공연 시작 직전에 취소 여부를 공지하면 관람객이 이미 행사장으로 이동한 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보와 현장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하면서 가능한 한 빠르게 안내해야 한다.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한 의료지원 체계와 구조차량 진입로, 관람객 대피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 축제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인 만큼 예정된 공연을 모두 진행하는 것보다 시민이 안전하게 관람하고 귀가하도록 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설봉산 별빛축제가 앞으로도 이천을 대표하는 문화자산으로 성장하려면 관람객 수나 유명 출연진만으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민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 지역 예술인의 참여 비율, 주변 상권과 관광지에 미친 효과, 교통과 안전 관련 민원, 행사장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올해 처음 운영하는 잔디광장 공연에 대해서도 관람객 의견을 수렴해 장점은 살리고 불편은 개선해야 한다. 전용 공연장과 달리 발생하는 음향과 시야 문제, 돗자리 구역 운영, 이동 통로 확보, 임시주차장 이용 실태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향후 축제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지역 청소년과 생활문화 동아리, 시민 예술인에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유명 가수의 공연이 축제의 흥행을 이끌 수는 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의 정체성은 지역 구성원의 참여에서 만들어진다. 지역 예술단체가 안정적으로 무대에 오르고 시민이 공연 준비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야 설봉산 별빛축제는 관람 중심 행사를 넘어 시민이 함께 만드는 문화축제로 발전할 수 있다. 행사 기간 설봉공원과 장호원 주변 음식점, 전통시장, 관광지 정보를 함께 제공해 방문객의 소비와 이동을 지역 전체로 확산시키는 전략도 요구된다.

8월 1일 막을 올린 제23회 설봉산 별빛축제는 이제 8일 설봉공원 잔디광장 공연과 22일 장호원 특설무대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올해 축제는 익숙했던 야외대공연장을 잠시 떠났지만 공연장 이전이라는 변화를 자연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무대로 바꿨다. 잔디 위에 펼쳐진 돗자리와 무대의 불빛, 지역 예술인과 초청가수의 공연, 시민들의 박수가 어우러지는 순간 설봉공원은 하나의 거대한 야외공연장이 된다.

축제의 주인공은 무대에 오르는 출연진만이 아니다. 질서를 지키며 공연을 즐기는 시민과 무대를 준비하는 지역 예술인, 교통과 안전을 책임지는 현장 관계자, 장호원에서 방문객을 맞는 지역 주민 모두가 설봉산 별빛축제를 완성한다. 이천시가 올해 잔디광장 운영에서 확인된 가능성과 과제를 세밀하게 기록하고 개선책으로 연결한다면 설봉산 별빛축제는 단순한 여름 공연을 넘어 시민의 일상과 지역경제, 문화관광을 함께 잇는 이천의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축제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