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응급실 병원 선정시간 46% 단축…순차진료체계로 837명 신속 치료

전국 최초 급성중독 응급환자 순차진료체계 운영 성과 확인 반복 전원과 타지역 이송 감소로 응급의료 전달체계 안정화

2026-08-01     배한익 기자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급성중독 응급환자 순차진료체계가 응급실 병원 선정 시간을 크게 줄이며 응급의료체계 개선 성과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모두 837명의 응급환자가 적정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병원 미수용과 반복 전원도 크게 감소했다. 응급환자가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는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상반기 부산형 급성중독 응급환자 순차진료체계 운영 결과 중증환자 453명과 경증환자 384명 등 모두 837명의 환자를 적정 의료기관으로 연계했다고 31일 밝혔다. 환자의 상태에 맞는 의료기관을 신속하게 연결하면서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이송 효율도 함께 높아졌다. 응급의료 전달체계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번 운영 결과에서 확인됐다.

가장 큰 변화는 병원 선정 시간이다. 사업 시행 전 평균 29.1분이 걸리던 병원 선정 시간이 15.8분으로 줄어 13.3분, 약 46% 단축됐다.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소비되는 시간이 크게 감소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 확보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송되는 사례도 크게 줄었다. 타지역 이송 비율은 기존 21.7%에서 0.6%로 감소했으며 병원 미수용과 반복 전원 사례 역시 눈에 띄게 줄어 대부분의 급성중독 응급환자가 부산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다. 지역 안에서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된 셈이다.

급성중독 응급환자의 60% 이상이 자살 시도와 관련된 환자인 점도 이번 체계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응급처치 이후 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연계가 더욱 빨라지면서 생존율 향상뿐 아니라 자살 재시도 예방을 위한 사후관리도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응급의료와 정신건강 서비스를 연계하는 협력체계도 함께 강화되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는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응급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반복적으로 전전하는 상황을 말한다. 2023년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사망한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응급의료체계 개선 요구가 커졌으며 부산에서도 권역응급의료센터 과밀과 병상 부족, 정신과 및 급성중독 환자의 수용 문제 해결이 주요 과제로 제기돼 왔다. 부산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순차진료체계를 도입했다.

부산형 급성중독 응급환자 순차진료체계는 부산시와 부산응급의료지원단이 총괄하고 부산소방재난본부, 지역 응급의료기관 12곳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다. 환자의 중증도를 먼저 판단한 뒤 중증과 경증 치료기관으로 구분해 가장 적합한 의료기관으로 순차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병원 수용 거부와 반복 전원을 최소화하면서 응급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산시는 이번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외상과 소아, 분만 등 다른 응급질환 분야까지 순차진료체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규율 부산시 시민건강국장은 "응급의료기관과 소방, 정신건강복지센터가 함께 만든 성과"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시민이 응급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