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주요 해상 통로 확보 위한 “해상 방위 동맹” 발표
- ‘UAE와 오만은 동맹 헌장 서명에서 빠져’ 주목
미국과 이스라엘 합동으로 공격이 시작된 이란 전쟁이 5개월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무력 충돌이 경과되는 속에서 ‘14개국’이 주요 무역 및 에너지 수송로를 보호하기 위한 ‘동맹’에 서명했다.
30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13개국은 바브 알 만데브 해협(Bab al-Mandeb Strait), 홍해(Red Sea), 아덴만(Gulf of Aden)에서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해상 군사 연합’(maritime military coalition) 창설을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다국적 해상 방위 동맹’(Multinational Maritime Defense Alliance)은 집단적인 해상 방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틀로서 설립되었다고 밝혔다.
해당 국가들은 인도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 회랑을 형성하는 세 개의 수로를 통해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고 국제 무역로 및 에너지 공급로를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과거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수출량의 약 20%를 차지했던 이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긴장이 고조되면서 바브 알 만데브 해협을 거쳐 홍해를 지나 아덴만으로 이어지는 항로는 예멘의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으로부터 반복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동맹 창설을 위한 회의에는 초청된 51개국 중 43개국의 대표가 참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유럽연합(EU) 대표단이 이번 연합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EU는 이미 홍해에서 아스피데스(Aspides : 고대 그리스어로 '방패') 해상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스피데스는 홍해와 아덴만 등 주요 해로에서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결성된 유럽연합(EU) 주도의 해군 작전인 '아스피데스 작전'을 뜻한다.
사우디 주도의 이번 연합이 기존 아스피데스 임무와 어떤 차이점을 보일지는 불분명하다.
튀르키예(옛. 터키),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요르단, 이집트, 파키스탄, 지부티, 소말리아, 방글라데시, 예멘, 수단, 코모로가 이 동맹의 다른 서명국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분쟁 속에서 유사한 안보 목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Oman)이 이 협정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우디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다른 국가들이 자국의 절차를 완료한 후, 연합군 헌장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참가국들은 “해양 안보는 공동의 책임이며, 국가 간 협력과 조율이 공통적이고 초국가적인 해양 위협에 맞서는 초석을 이룬다는 확신을 공유한다”고 성명은 덧붙였다.
각국이 어떤 함선이나 항공기를 제공할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보, 자료 및 작전 계획 공유는 물론 합동 훈련 및 해상 작전 수행 등이 포함될 것이다. 해당 동맹은 “순전히 방어적인 성격을 띠며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동맹의 창립 회원국이자 본부가 있는 곳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성명서는 정확한 위치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단행하여 홍해로 향하던 석유 수송을 차단했다. 지난 2월 말 이란전 발발과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 이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동부 정유 시설과 홍해 연안 얀부 터미널을 연결하는 동서 송유관 덕분에 석유 대부분을 계속 수출할 수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품은 에리트레아, 지부티, 예멘 사이에 위치한 ‘바브 알 만데브 해협’을 건너야 하는데, 이 해상 요충지에 접한 예멘 서부 지역은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이는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을 공격하는 데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약 10~12%가 이 해협을 통과하며, 매일 수백만 배럴의 석유가 이곳을 거쳐간다. 또, 이 해협은 수에즈 운하와 함께 홍해로 드나드는 단 두 곳의 주요 통로 중 하나이다.
바브 알 만데브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이 불과 29km밖에 되지 않아 출입국 수로가 두 개로 제한된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교통 혼란이 발생하면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