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민선 9기 연속기획⑦] 한대희 시장, 시민주권·청렴행정 시험대…90개 공약은 실행으로 증명해야
공정한 인사·투명한 계약·주민참여예산 혁신…시민이 주인 되는 군포 행정체계 구축 동장 책임제와 시장 직속 현안 논의테이블 가동…현장 중심 행정이 시정 신뢰 좌우한다 공약 발표보다 중요한 재정·일정·성과관리…한대희 시장의 민선 9기 실행력이 관건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군포 연속기획 행정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화려한 구호나 대규모 개발계획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무원 인사가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공공계약과 예산집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시민 의견이 실제 정책과 예산에 반영되는지에 따라 지방정부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민선 9기 한대희 시장이 제시한 시민주권·청렴행정 공약은 군포시의 의사결정 구조를 시민 중심으로 바꾸고 행정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연속기획 마지막 편에서는 공정한 인사시스템과 투명한 계약업무, 동장 책임제, 시장 직속 현안 논의테이블, 주민참여예산 혁신을 중심으로 민선 9기 행정개혁의 실현 가능성을 짚고 앞서 살펴본 90개 공약의 실행 조건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한대희 시장의 공약안은 ‘공정과 청렴으로 신뢰받는 시민주권도시 구현’을 별도 분야로 제시했다. 핵심은 공정한 인사시스템 구축과 깨끗하고 투명한 계약업무, 각 동 주요 민원에 대한 동장 책임제, 시장 직속 현안 논의테이블 상시 운영, 주민참여예산제도 혁신을 통한 시민 자기결정권 강화다.
사업 수는 공간혁신이나 복지 분야보다 적지만 모든 공약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행정 기반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은 결코 작지 않다. 재개발·재건축과 철도 지하화, 민생경제, 청년주택, 복지안전망, AI전환 혁신센터, 탄소중립 정책도 결국 공직사회가 집행한다.
인사에 대한 내부 신뢰가 무너지고 부서 간 책임이 불분명하며 계약과 예산집행 과정에 의문이 제기된다면 좋은 정책도 추진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공직사회가 공정한 기준과 분명한 책임체계 아래 움직이고 시민에게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어려운 장기사업도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할 공약은 공정한 인사시스템 구축이다.
지방정부의 인사는 공직사회의 조직문화와 행정서비스의 질을 좌우한다. 승진과 전보, 주요 보직 배치가 능력과 성과, 전문성보다 개인적 관계나 특정 인맥에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공직자의 사기는 떨어지고 조직 내부의 불신은 커질 수 있다. 시민이 직접 인사 과정을 들여다보기는 어렵지만 불공정한 인사로 인한 조직 혼란은 결국 민원 처리 지연과 정책 전문성 약화로 이어져 시민에게 돌아온다.
공정한 인사를 위해서는 추상적인 원칙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승진 심사에서 업무성과와 전문성, 조직 기여도, 청렴도 등을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는지 명확히 하고 주요 보직에 필요한 경력과 역량을 사전에 제시해야 한다. 특정 부서나 인물에게만 기회가 반복적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순환보직과 전문직위 제도를 균형 있게 운영하고 인사 결과에 대해 구성원이 합리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내부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공정한 인사가 단순히 연공서열을 지키는 것으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
도시개발과 교통, AI, 탄소중립, 복지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잦은 순환보직으로 담당자가 계속 바뀌면 장기사업의 연속성이 흔들리고 축적된 행정 경험도 사라질 수 있다. 공정성과 전문성을 함께 확보하는 인사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인사권은 시장에게 주어진 권한이지만 동시에 가장 엄격한 책임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공약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측근 중심의 조직을 구성하거나 정책 성과만을 앞세워 내부 절차를 약화시킨다면 공정한 인사라는 약속과 충돌할 수 있다.
인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심의 기능을 강화하고 특정 직위 임용과 개방형 직위 채용 과정에서 자격요건과 평가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징계와 포상 역시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돼야 한다. 깨끗하고 투명한 계약업무도 시민 신뢰와 직결된다.
군포시가 추진할 각종 건설공사와 연구용역, 물품구매, 행사대행, 정보시스템 구축에는 시민의 세금이 투입된다. 계약금액이 크거나 전문성이 높은 사업일수록 특정 업체 편중, 과도한 수의계약, 불합리한 과업 변경, 준공 이후 부실관리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계약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정 공개항목만 게시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사업 목적과 예산, 계약방식, 선정업체, 평가위원 구성 원칙, 계약 변경 내역, 최종 성과물을 체계적으로 공개하고 수의계약이 반복되는 업체와 특정 부서에 집중되는 계약 현황도 정기적으로 분석해 공개해야 불필요한 의혹을 줄일 수 있다.
공공계약의 투명성은 최저가 낙찰이나 공개입찰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제안서 평가가 필요한 협상계약에서는 평가위원 선정과 점수 배분, 정성평가 결과가 사업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평가위원의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하고 평가 근거를 보존하며 사업 종료 후 과업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용역보고서가 실제 정책에 활용됐는지, 정보시스템이 시민 편의를 개선했는지, 행사대행비가 적정하게 집행됐는지도 사후평가 대상이 돼야 한다. 한대희 시장의 민생경제 공약에는 공공계약과 대형 개발사업에서 지역업체 우선 구매를 위한 상생협약 체결도 포함돼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지역업체 지원이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로 변질되지 않도록 객관적인 기준을 세우고 품질과 가격, 기술력, 계약 수행능력을 함께 검증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각 동 주요 민원에 대한 동장 책임제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행정현장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이다. 시민이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주차와 쓰레기, 도로 파손, 소음, 공원관리, 복지 사각지대 문제는 대부분 동 단위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그러나 현재의 동 행정복지센터는 민원을 접수해 시청 담당 부서로 전달하는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담당 부서가 나뉘거나 답변이 지연되면 시민은 같은 내용을 여러 차례 설명해야 한다.
동장 책임제는 지역의 주요 민원을 동장이 끝까지 관리하고 해결 과정을 시민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동장이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관련 부서를 소집해 조정하며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시장 또는 부시장 주재 회의에 올리는 구조를 갖춘다면 민원 처리 속도와 책임성을 높이고 지역별 현안을 가장 가까이에서 파악하는 동장의 역할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동장에게 책임만 부여하고 예산과 인력, 조정권한을 주지 않으면 제도는 형식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도로와 교통, 건축, 환경 등 대부분의 민원은 시청 본청 부서가 권한과 예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장이 문제를 발견해도 담당 부서가 협조하지 않거나 예산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렵다. 동 단위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소규모 생활민원 예산을 마련하고 본청 부서에 협조를 요구할 수 있는 공식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동장 책임제를 민원 처리 실적 경쟁으로 운영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처리 건수와 기간만 강조하면 복잡한 민원을 임시방편으로 마무리하거나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다른 기관으로 넘길 수 있다. 시민 만족도와 재발 여부, 해결 과정의 투명성을 함께 평가하고 동장 개인에게 책임을 집중시키기보다 관련 부서가 공동으로 해결하는 협업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시장 직속 현안 논의테이블 상시 운영은 부서 간 장벽을 낮추고 주요 현안을 신속하게 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군포시의 주요 사업은 한 부서만의 업무로 해결하기 어렵다. 재개발·재건축은 도시계획과 주택, 교통, 공원, 교육, 복지가 연결되고 금정역 일원 개발은 철도와 환승, 상권, 주거, 문화정책이 맞물린다. AI와 탄소중립 역시 정보·산업·환경·건축·교통 부서의 협업이 필요하다.
시장 직속 논의테이블이 제대로 운영된다면 장기간 부서 사이를 오가던 현안을 빠르게 조정하고 책임자를 분명히 할 수 있으며 시민과 전문가,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할 경우 정책 결정 과정의 공감대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주재 회의가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고착되면 행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 논의테이블은 시장에게 보고하는 자리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여야 한다.
회의 대상 선정 기준과 참석자, 주요 논의내용, 결정사항, 후속 일정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하고 비공개가 필요한 개인정보나 협상 내용을 제외한 진행 상황은 시민에게 설명해야 밀실행정이라는 오해를 줄일 수 있다. 결정된 사안에는 담당 부서와 책임자, 완료기한을 명시하고 이후 이행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현안에서는 찬성 의견뿐 아니라 반대 의견도 논의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행정이 이미 결론을 내린 뒤 지지를 얻기 위한 형식적인 회의를 연다면 시민 참여의 의미는 사라진다.
주민참여예산제도 혁신은 시민주권도시의 핵심 공약으로 볼 수 있다. 주민참여예산은 시민이 필요한 사업을 제안하고 심사와 우선순위 결정에 참여함으로써 예산편성 과정에 직접 목소리를 내는 제도다. 행정이 모든 사업을 결정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시민의 경험을 정책에 반영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주민참여예산이 소규모 시설 설치나 환경정비 사업을 선정하는 데 그친다면 시민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기 어렵다. 벤치와 가로등, 도로 정비처럼 생활밀착형 사업도 필요하지만 청년과 돌봄, 기후위기, 지역경제, 교통 등 도시의 주요 정책을 시민이 논의할 수 있도록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단순한 아이디어 공모를 넘어 예산편성 과정과 사업 평가에도 주민이 참여해야 한다.
참여예산 규모와 선정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전체 예산 가운데 주민참여예산이 차지하는 비중과 제안된 사업 수, 심사 기준, 선정과 탈락 사유, 사업별 집행 결과를 시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제안자나 참여위원이 특정 지역과 연령대에 편중되지 않도록 공개모집과 무작위 추첨, 사회적 약자 참여 확대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예산과 행정절차를 잘 아는 일부 시민만 참여한다면 제도의 대표성이 약해질 수 있는 만큼 주민이 사업비와 법적 제한, 유지관리비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예산학교와 찾아가는 교육을 운영하고 공무원이 사업 구체화를 지원해야 한다.
온라인 참여와 대면 숙의를 병행해 직장인과 청년, 장애인, 돌봄 부담이 있는 시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참여예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정 이후의 책임이다. 시민 제안사업이 선정됐음에도 행정절차를 이유로 장기간 추진되지 않거나 당초 취지와 다르게 변경된다면 참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사업별 추진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변경이나 취소가 필요할 경우 제안자와 주민에게 사유를 설명해야 하며 완료된 사업은 이용률과 만족도, 효과를 평가해 다음 예산편성에 반영해야 한다.
민선 9기 한대희 시장의 시민주권 공약이 성공하려면 정보공개가 기본이 돼야 한다. 시민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려면 정확한 자료를 적시에 제공받아야 한다. 공약별 추진현황과 예산, 회의자료, 용역 결과, 계약과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채 시민 참여만 강조한다면 실질적인 자기결정권은 보장되기 어렵다. 정보공개는 시민이나 언론이 요청했을 때 최소한의 자료를 제공하는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민의 관심이 높은 개발사업과 교통, 환경, 복지, 공공기관 운영자료를 선제적으로 공개하고 어려운 행정용어를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설명해야 한다.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의사결정 과정이라는 이유로 공개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도록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비공개가 필요한 부분은 법적 근거와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나머지 내용은 부분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보공개 처리기간과 이의신청 결과, 비공개 비율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행정 투명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청렴행정 역시 부패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해충돌을 예방하고 공직자가 사적 관계나 외부 압력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인허가와 보조금, 계약, 채용, 각종 위원회 운영처럼 이해관계가 집중되는 분야는 내부통제와 외부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각종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도 점검 대상이다. 지방정부는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많은 위원회를 운영하지만 특정 인사가 여러 위원회에 반복적으로 참여하거나 회의가 서면심사로 대체될 경우 형식적인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 위원 선정 기준과 임기, 참석률, 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성별·연령·지역·전문분야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퇴직 공무원과 관련 단체, 계약업체 사이의 이해충돌 가능성도 관리하고 공직자의 가족이나 친분 관계가 계약과 보조금,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사전 신고와 회피 절차를 엄격하게 운영해야 한다. 청렴교육 횟수보다 실제 위험 분야를 찾아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민주권과 청렴행정은 시장 혼자 완성할 수 없다. 군포시의회도 예산과 조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정책의 공공성을 높여야 하며 여야의 정치적 대립을 넘어 공약의 재정 부담과 타당성, 계약과 인사의 투명성을 검증할 책임이 있다. 시민단체와 언론 역시 자료를 바탕으로 정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민선 9기 공약안은 공간혁신과 민생경제, 청년, 복지, 문화·체육, AI·탄소중립, 시민주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90개 과제를 제시했다. 공약의 폭이 넓다는 것은 시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모든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안고 있다.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전환하려면 먼저 확정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자료가 계속 수정 중인 공약안이라면 선거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제시된 내용과 취임 후 확정되는 실천계획을 명확히 구분해야 하며 유사한 사업은 통합하고 국가나 경기도의 권한에 해당하는 사업은 군포시가 책임질 수 있는 추진 목표로 조정해야 한다. 공약 수를 늘리는 것보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철도 지하화와 신분당선 연장, 복합물류터미널 이전, 청년주택 1천 호, 종합병원 유치, AI전환 혁신센터처럼 장기간과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사업은 핵심공약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해야 한다. 단기간에 추진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업과 국가계획 반영이 먼저 필요한 장기사업을 구분해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공약별 재정계획도 가장 먼저 공개해야 한다. 사업에 필요한 총예산과 시비·도비·국비·민간자본의 분담 구조, 연도별 투자계획을 제시하고 단순히 ‘국·도비 확보 추진’이라고 적는 데 그치지 말아야 한다. 국비 확보에 실패할 경우 대체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사업 규모를 조정할 것인지, 추진을 중단할 것인지까지 기준을 세워야 한다.
현금성·서비스성 복지공약은 첫해 예산보다 매년 반복되는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출생축하금과 입학축하금, 교통지원, 예방접종, 급식, AI 구독료 지원 등은 시행 이후 대상자가 늘거나 단가가 오를 수 있다. 사업 시작 전 중기지방재정계획과 인구 추계를 반영한 재정분석을 실시하고 기존 사업과의 중복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시설 건립 공약은 건축비보다 운영비가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AI전환 혁신센터와 각종 돌봄시설, 장애인 보호공간, 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려면 토지와 건축비뿐 아니라 매년 인건비와 유지관리비, 프로그램 비용이 발생한다. 시설 완공을 공약 완료로 평가하지 말고 이용률과 서비스 성과,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공약 추진 일정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임기 초반에 조례와 조직개편, 타당성 조사, 관계기관 협의를 추진할 사업과 임기 안에 착공 또는 완료할 사업을 구분해야 한다. 국가사업은 군포시가 통제할 수 없는 일정이 많기 때문에 ‘완료’보다 국가계획 반영, 협약 체결,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성과지표도 공약의 본래 목적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지원업체 수보다 지역상권의 매출과 생존율이 개선됐는지 살펴야 하고 청년주택은 공급계획 발표가 아니라 실제 입주 가구와 주거비 절감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AI 교육은 수료 인원이 아니라 취업·창업·업무 활용 성과를 평가하고 복지사업은 지원 건수보다 돌봄 공백과 사회적 고립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공약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사업을 지나치게 작은 단위로 쪼개거나 단순 검토와 계획 수립만으로 완료 처리해서는 안 된다.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완료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와 시민이 평가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공약 변경이나 폐기가 필요할 경우 이유와 대안을 설명하고 공론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약관리위원회를 운영한다면 시장 지지자나 행정이 추천한 인사만으로 구성되지 않도록 하고 도시계획과 경제, 복지, 청년, 환경, 재정 분야 전문가와 일반 시민, 이해당사자가 균형 있게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90개 공약을 총괄할 전담조직도 필요하다. 각 부서가 담당 사업만 관리하면 공약 간 중복과 충돌을 조정하기 어렵다. 예산부서와 정책기획부서가 중심이 돼 연도별 이행계획과 재정, 위험요인을 통합 관리하고 시장과 시민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추진이 지연되는 사업은 책임을 묻는 데 그치지 말고 제도와 재원, 기관 협의 등 원인을 분석해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이 시 홈페이지에서 공약별 진행 단계와 예산집행, 관련 문서, 담당 부서, 향후 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개체계도 필요하다. 단순히 정상추진·일부추진·완료와 같은 색깔 표시만 제공해서는 사업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공약정보는 최초 계획과 변경된 내용, 실제 실적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예산이 늘거나 일정이 늦어진 경우 변경 사유를 기록하고 관계기관 협의 결과와 문제점도 공개해야 한다. 추진에 유리한 성과만 홍보하고 불리한 내용은 누락한다면 시민 신뢰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한대희 시장이 제시한 시민주권도시의 핵심은 시민에게 모든 결정을 넘기는 것이 아니다. 시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행정이 이를 책임 있게 검토하며 최종 결정의 이유와 결과를 투명하게 설명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행정의 전문성과 시민의 경험이 함께 작동할 때 정책의 품질도 높아질 수 있다.
시장 직속 논의테이블과 주민참여예산, 동장 책임제는 각각 다른 제도처럼 보이지만 시민의 요구를 행정 의사결정에 빠르게 연결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세 제도가 유기적으로 연계된다면 동네에서 제기된 생활문제가 담당 부서와 시장에게 전달되고 필요한 예산까지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각 제도가 별도로 운영되면 회의와 제안만 늘고 실제 해결은 지연될 수 있다.
민선 9기 행정개혁의 성패는 시장의 태도에도 달려 있다. 시민에게 유리한 정보뿐 아니라 불편한 자료도 공개하고 비판적 의견을 정책 개선의 근거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인사와 계약, 공약 변경처럼 시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안일수록 절차와 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하며 비판을 행정 방해로 받아들이기보다 시정에 대한 점검으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정과 청렴은 한 번의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인사 때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모든 계약을 동일한 원칙으로 관리하며 시민 의견을 선택적으로 반영하지 않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공직사회 역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시민 참여를 업무 부담으로 여기거나 정보공개를 행정에 대한 간섭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공개와 참여가 늘어날수록 정책 초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갈등과 오류를 줄이고 결정의 정당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공무원이 책임 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권한과 보호장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민에게도 책임 있는 참여가 요구된다. 자신의 지역이나 개인적 이해만을 앞세우기보다 도시 전체의 재정과 미래를 고려하고 주민참여예산과 현안 논의 과정에서 충분한 자료를 검토하며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숙의문화가 필요하다.시민주권은 권리 확대와 함께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의미한다.
민선 9기 한대희 시장의 90개 공약은 군포가 안고 있는 노후도시 문제와 경제 활력 저하, 청년 유출, 돌봄 수요 증가, 미래산업 부족, 기후위기 대응 등 폭넓은 과제를 담고 있다. 방향성은 분명하다. 도시공간을 새롭게 설계하고 골목경제와 산업기반을 살리며 청년이 머물고 모든 세대가 안전하게 생활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AI와 녹색전환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삼는 군포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그러나 공약의 규모가 크고 분야가 넓은 만큼 실행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 많고 장기적인 재정 투입도 불가피하며 민간과 시민의 협력이 필요한 사업도 적지 않다. 시장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를 솔직하게 설명하고 각 주체의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연속기획 1편에서 살펴본 한대희 시장의 민선 9기 구상은 변화에 대한 시민의 기대에서 출발했다. 2편에서는 철도 지하화와 재개발·재건축 등 공간혁신이 지방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며 중앙정부의 제도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3편에서는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살리는 민생정책과 금정·당정 일원의 산업혁신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4편에서는 청년친화도시와 창업펀드, 청년주택, AI 지원이 청년의 실제 정착과 일자리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5편에서는 출생부터 노년과 장애인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 복지가 현금성 지원을 넘어 돌봄과 자립, 이동권을 보장하는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살펴봤다. 6편에서는 AI 행정비서와 혁신센터, 제로에너지빌딩, 햇빛발전소가 시설과 행사 중심이 아니라 시민 편의와 기업 성장,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마지막 7편의 결론은 분명하다. 앞선 모든 공약은 시민이 행정을 신뢰할 때 비로소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공정한 인사와 투명한 계약, 책임 있는 현장행정,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간혁신도 민생경제도 복지와 AI도 시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한대희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공약을 많이 제시했다는 평가가 아니라 어떤 사업을 언제까지, 어떤 재원으로, 어느 수준까지 추진할지 시민에게 설명하는 일이다.
추진이 가능한 공약은 속도를 내고 중앙정부 협력이 필요한 사업은 구체적인 협상 전략과 단계별 목표를 밝혀야 하며 현실성이 낮거나 환경이 달라진 공약은 숨기지 말고 시민과 논의해 조정해야 한다. 공약 이행은 행정의 자기평가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시민과 의회, 전문가, 언론이 검증할 수 있도록 원자료를 공개하고 정기적인 평가 결과를 시정에 반영해야 한다. 공약 이행률이라는 숫자보다 시민 삶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 군포시민은 단순히 공약의 수혜자가 아니라 도시의 방향과 예산 우선순위를 함께 결정하고 행정의 결과를 평가할 권리를 가진 주체다.
민선 9기 시민주권도시의 성공 여부는 이러한 권리가 실제 제도로 보장되는지에 달려 있다. 한대희 시장의 민선 9기 구상은 이제 약속의 단계를 넘어 실행의 시험대에 서게 된다. 공정한 인사와 투명한 계약은 행정 내부의 신뢰를 세우는 출발점이고 동장 책임제와 현안 논의테이블은 시민의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는 통로다. 주민참여예산 혁신은 시민이 예산과 정책의 주체가 되는 과정이다.
이 제도들이 보여주기식 회의와 선언에 머물지 않고 실제 권한과 책임, 예산을 갖춘 운영체계로 정착한다면 군포는 시민과 행정이 함께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새로운 지방자치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공약관리와 시민 참여가 행정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시민의 기대는 더 큰 불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
민선 9기 한대희 시장의 성패를 결정할 최종 기준은 말이 아니라 결과다. 도시의 지도가 실제로 바뀌었는지, 골목상권과 기업이 다시 활력을 찾았는지, 청년이 군포에서 일하고 정착할 수 있게 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아이와 어르신, 장애인이 더 안전한 일상을 누리게 됐는지, AI와 탄소중립이 시민 편의와 새로운 일자리로 이어졌는지도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졌는지를 시민에게 평가받아야 한다.
90개 공약이 시민 삶의 변화로 이어질지, 선언과 계획에 머물지는 민선 9기 행정의 실행력과 책임성에 달려 있다. 한대희 시장이 약속한 시민주권도시는 시민을 정책 발표의 청중이 아니라 시정 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