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민선9기 연속기획④] 세대공감 교육도시는 가능한가…조용호 교육혁신 집중 분석
교육도시의 명성을 미래 경쟁력으로…학교·지역·산업을 잇는 새로운 교육생태계가 관건 아이부터 청년·중장년·노년까지…배움과 돌봄이 이어지는 생애주기 정책 필요 교육지원의 양보다 시민 삶의 변화가 중요…청년 정착과 미래 인재 양성으로 성과 증명해야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오산시가 민선 9기 5대 시정목표 가운데 하나로 내세운 ‘세대공감 교육도시’는 기존 교육사업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교육은 학교 안에서만 이뤄지는 행정 분야가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정주 선택과 청년의 취업·창업, 중장년의 재취업, 노년층의 사회참여까지 시민의 생애 전반을 연결하는 도시 경쟁력이다. 조용호 오산시장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 오랫동안 오산에 살아온 시민 모두가 계속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도 교육과 산업, 생활기반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오산은 그동안 교육도시와 평생학습도시를 시정의 주요 정체성으로 구축해 왔다. 오산백년시민대학을 비롯한 평생학습 체계는 학교 교육에 한정되지 않고 시민의 일상과 지역 공간을 학습 기반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였다. 과거 오산시는 생애주기형 도시 캠퍼스를 표방하며 시민 누구나 생활권 안에서 배움에 참여하는 평생학습 모델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민선 9기의 ‘세대공감 교육도시’는 과거 성과를 반복해서 설명하는 것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교육환경과 인구구조, 산업 수요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돌봄 수요 증가, 디지털 기술의 확산, 청년 인구 유출, 중장년층의 재취업 문제는 지방정부 교육정책의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이제 교육도시의 수준은 프로그램 수나 참여 인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배움이 실제 진로와 취업, 창업, 공동체 참여,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세대공감 교육도시는 이름 그대로 세대별 정책을 따로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동에게는 안전한 돌봄과 균등한 교육기회를, 청소년에게는 진로 탐색과 미래역량 교육을, 청년에게는 취업과 창업으로 연결되는 실무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중장년층에는 직업 전환과 재교육 기회를 넓히고 노년층에는 디지털 문해교육과 평생학습, 사회참여의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각 세대의 필요는 다르지만 정책의 최종 목표는 시민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 오산시가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분야는 학교와 지역사회 사이의 연결 구조다. 지방정부는 학교 교육과정을 직접 결정할 수 없지만 교육환경 개선과 돌봄, 진로체험, 문화·체육활동, 평생학습 등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시와 교육지원청, 학교, 대학, 기업, 시민단체가 각각 사업을 운영하면 외형은 커질 수 있어도 정책 효과는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민선 9기에는 기관별 사업을 묶어 학생과 학부모가 필요한 지원을 한눈에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합형 교육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교육지원이 특정 학교나 생활권에 집중되지 않도록 지역 간 격차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신도시와 원도심, 학교별 교육여건과 돌봄 접근성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시설을 새로 짓는 것만이 교육격차 해소의 답은 아니다. 강사와 콘텐츠, 방과 후 프로그램, 진로체험, 통학환경 등 실제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지방정부일수록 모든 아이가 거주지역이나 부모의 소득에 따라 다른 출발선에 서지 않도록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초등 돌봄과 방과 후 지원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생활정책이다. 돌봄 공백은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경제활동과 경력 유지, 저출생 대응까지 연결된다. 학교와 다함께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문화시설이 분절적으로 운영된다면 보호자는 여러 기관을 직접 찾아다녀야 한다. 오산시는 시설 확대와 함께 이용 시간, 이동 거리, 대기 인원, 긴급돌봄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실제 수요를 점검해야 한다.
청소년 정책은 입시 지원을 넘어 미래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진로를 선택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문화콘텐츠, 환경, 돌봄, 공공서비스 등 산업과 직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직업 소개가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경험이다. 지역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을 활용한 현장형 진로교육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조용호 시장은 민선 9기 오산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 기반을 강조하고 있다. 세교3 공공주택지구를 미래산업과 연계하고 AI·반도체 산업을 오산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키우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그렇다면 교육정책 역시 이러한 산업전략과 연결돼야 한다. 산업단지와 기업 유치 계획은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인재 양성 체계가 없다면 지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를 지역 청년이 차지하기 어렵다.
다만 첨단산업 교육이 단순한 코딩 체험이나 일회성 특강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미래산업 교육에는 초·중·고 단계별 연계와 교사 역량, 실습 공간, 대학·기업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 프로그램이 몇 차례 열렸는지가 아니라 참여 학생이 어떤 역량을 쌓았고 이후 진로 선택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보여주기식 행사보다 지속 가능한 교육과정과 지역 인재 양성 경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정책은 세대공감 교육도시의 성패를 결정할 또 하나의 축이다.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은 교육비 지원만이 아니다. 취업 준비와 직무훈련, 창업 공간, 주거, 교통, 문화, 정신적 고립 예방까지 삶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 조 시장 역시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오산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며 창업하고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현실화하려면 청년교육과 일자리 정책 사이의 단절부터 해소해야 한다. 취업교육을 수료했지만 실제 채용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창업교육 이후 사업을 지속하지 못한다면 참여 인원이 많아도 성공한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 오산시는 청년정책 성과를 교육 수료자 수가 아니라 취업률과 고용 유지율, 창업 생존율, 지역 정착률 등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와 청년이 받는 교육 내용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는 일자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안정적인 주거와 편리한 교통, 문화생활, 공동체 관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교육과 취업 지원을 받은 청년이 높은 주거비나 긴 출퇴근 시간 때문에 결국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면 지방정부의 투자 효과도 외부로 빠져나간다. 민선 9기 오산시는 청년정책을 교육부서나 일자리 부서에 한정하지 말고 주택·교통·문화정책과 연결하는 통합 행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평생학습 역시 프로그램 공급 중심에서 시민 삶의 변화 중심으로 전환할 시점이다. 평생학습 강좌가 다양하더라도 일부 계층만 반복적으로 참여하거나 취미·교양 분야에 편중된다면 세대공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시민의 수요에 맞춰 디지털 역량, 재취업, 금융·법률 기초, 건강관리, 시민참여, 자녀교육 등 실생활에 필요한 교육을 균형 있게 구성해야 한다.
중장년층에게 평생학습은 취미가 아니라 생계와 직결된 문제가 될 수 있다. 산업 변화와 조기 퇴직으로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하는 시민에게는 실질적인 직무교육과 취업 연계가 필요하다. 단기간 교육을 제공한 뒤 책임을 끝낼 것이 아니라 상담과 교육, 자격 취득, 취업 알선,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통합지원 구조를 갖춰야 한다. 지역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 수요를 조사해 교육과정을 설계하면 기업의 구인난과 시민의 취업난을 함께 줄일 수 있다.
노년층을 위한 교육정책도 복지 프로그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무인단말기와 모바일 행정, 금융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격차는 생활 불편을 넘어 사회적 고립과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 문해교육과 건강관리, 문화활동, 세대 간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해 노년층이 지역사회의 능동적인 구성원으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세대공감은 단순히 세대별 강좌를 운영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청년이 노년층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고, 노년층은 지역의 역사와 생활 경험을 청소년에게 전하는 방식처럼 세대가 서로 배우고 역할을 나누는 구조가 필요하다. 지역 문제 해결 프로젝트와 마을교육, 자원봉사, 문화활동을 통해 세대 간 접점을 확대하면 평생학습은 공동체 회복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교육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재정과 성과관리도 함께 살펴야 한다. 시설 건립과 프로그램 확대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많다고 좋은 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사업을 여러 부서가 중복 추진하는지, 민간위탁 사업의 성과가 제대로 평가되는지, 참여자가 특정 계층에 편중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성과가 낮은 사업은 구조를 바꾸고 시민 수요가 높은 분야에 재원을 재배분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민선 9기 오산시가 교육정책의 성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 프로그램 수와 참여 인원뿐 아니라 돌봄 대기시간, 교육격차 개선 정도, 청년 취업 연계율, 평생학습 재참여율, 이용자 만족도 등을 공개하면 시민은 정책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목표와 실적을 매년 비교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과정이 있어야 교육도시라는 이름도 신뢰를 얻는다.
조용호 시장이 내세운 세대공감 교육도시는 교육 분야만의 공약이 아니다. 교육은 지속성장 경제도시를 위한 인재 기반이고, 시민중심 행정도시를 구현하는 참여의 통로이며, 살기 좋은 안심도시를 뒷받침하는 돌봄 안전망이다. 청년이 배우고 취업해 정착하며,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우고, 중장년과 노년층이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을 때 5대 시정목표도 서로 연결될 수 있다.
결국 민선 9기 교육정책의 성패는 사업의 이름이나 규모가 아니라 시민의 선택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학부모가 오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느끼는지,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지, 중장년과 노년층이 배움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는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 교육도시라는 과거의 명성이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교육생태계를 다시 설계하고 세대별 수요를 하나의 정책 구조로 연결해야 한다.
조용호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사업을 무작정 늘리는 일이 아니다. 기존 정책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학교와 지역, 산업과 일자리, 돌봄과 평생학습을 연결하는 실행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시민이 배우는 도시를 넘어 배운 것이 삶과 일자리, 공동체의 변화로 이어지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세대공감 교육도시’는 선거 공약의 문장을 넘어 오산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본지는 다음 [오산 민선 9기 연속기획⑤편] '살기 좋은 안심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조용호 시장의 복지·돌봄·재난안전·생활환경 정책을 진단한다'를 통해 오산시의 사회안전망과 생애주기 복지, 재난 대응, 범죄 예방, 생활환경 개선 정책이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심층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