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민선 9기 연속기획⑦] 김보라 시장의 햇빛청정에너지도시 구상…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이 안성의 미래를 바꾼다
햇빛연금·RE100 에너지 허브·영농형 태양광 추진…재생에너지를 시민소득과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전환은 더 이상 중앙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하며 시민 생활환경을 관리하는 지방정부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에너지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특히 반도체와 미래모빌리티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한 안성시에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환경 분야의 개별 사업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보라 시장이 민선 9기 7대 비전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햇빛청정에너지도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안성형 에너지전환 구상이다. 햇빛연금 프로젝트와 햇빛발전소, 친환경자동차 보조금 확대, 반도체 특화단지 전용 RE100 에너지 허브, 도심권 시민공원 확충, 자전거 둘레길, 승두천 수변공원, 도시바람길 숲, 안성IC 인근 수직정원, 안성천 르네상스, 영농형 태양광을 하나의 정책축으로 묶었다.
이들 공약은 발전시설을 확대하거나 공원을 추가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생산을 시민소득과 농촌경제에 연결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친환경 전력을 확보하며, 도시숲과 하천을 통해 시민 생활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복합 전략이다. 에너지와 산업, 농업과 환경, 도시개발과 시민 삶을 함께 다루겠다는 점에서 민선9기 안성시정의 실행력과 정책 조정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햇빛청정에너지도시 공약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사업은 햇빛연금 프로젝트와 햇빛발전소다. 햇빛연금은 공공부지와 마을 유휴공간 등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단순한 탄소감축 실적으로 남기지 않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혜택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기존 태양광 보급사업과 차별성을 갖는다.
다만 햇빛연금이 이름에 걸맞은 정책으로 자리 잡으려면 발전수익이 지역에 얼마나 돌아오는지, 시민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는지, 설치 대상지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지를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주민에게 돌아가는 실제 배당 규모와 참여 범위, 운영 주체가 불분명하다면 시민이 기대하는 ‘연금’과 실제 혜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안성형 햇빛연금은 발전소 설치보다 주민 참여구조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 시민 출자형 협동조합과 마을기금 적립, 취약계층 에너지비용 지원, 공공시설 운영비 절감 등 지역 여건에 맞는 환원방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발전량과 수익, 유지관리 비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시민이 사업별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투명한 운영체계도 필수적이다.
사업 대상지는 공공청사와 주차장, 체육시설, 산업단지 유휴부지 등 이미 개발된 공간을 우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림과 농지를 무리하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확대해야 환경정책으로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햇빛발전소가 또 다른 개발사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입지 선정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듣고 환경성과 경제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산업적 측면에서 가장 주목되는 사업은 반도체 특화단지 전용 ‘RE100 에너지 허브’ 조성이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친환경 전력 공급 능력은 기업 입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안성시가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조기 착공과 관련 기업 유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RE100 기반 구축은 산업정책의 현실성과 직결된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시설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시설, 물류망, 전문인력, 충분한 전력이 함께 갖춰져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 유치 목표를 제시하면서 전력 공급과 재생에너지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첨단산업도시 구상은 완성되기 어렵다. RE100 에너지 허브는 산업단지를 단순한 공장 집적지가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기술이 결합된 산업생태계로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허브’라는 명칭만으로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어느 지역에 어떤 규모로 조성할 것인지,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고 조달할 것인지, 전력망과 에너지저장장치 구축이 가능한지, 입주기업의 비용 부담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세부계획이 뒤따라야 한다.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전력거래 등 가능한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산업단지 계획과 에너지계획을 처음부터 연계해야 한다.
김보라 시장이 제시한 투자유치 5조 원과 신규 일자리 1만개 창출 목표 역시 에너지 기반과 분리해 평가하기 어렵다. 친환경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산업단지는 기업 유치 경쟁에서 강점이 될 수 있지만,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조달비용이 높다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RE100 에너지 허브의 성패는 시설의 크기가 아니라 입주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에서 결정될 것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안성의 농업도시 정체성과 에너지전환 정책을 연결하는 공약이다. 농지 위에 태양광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아래에서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농업생산을 유지하면서 발전수익을 얻는 모델이다. 농촌 고령화와 생산비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새로운 소득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영농형 태양광은 설치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작물별 생육환경과 일조량, 시설 안전성, 농지 보전, 발전수익 배분, 장기 사후관리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농업생산이 형식적으로만 유지되고 사실상 발전사업으로 변질된다면 농업정책과 에너지정책 모두 시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
안성시는 실증사업을 통해 지역에 적합한 작물과 시설모델을 먼저 검증할 필요가 있다. 농업기술기관과 농민, 에너지 전문가가 참여해 생산량 변화와 농가소득, 시설 유지비, 토양과 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외부 사업자가 농지를 임대해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보다 실제 농민이 사업의 주체로 참여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이 우선돼야 한다.
햇빛연금과 영농형 태양광은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같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이익을 누가 가져가느냐는 문제다. 시민과 농민이 사업의 주체가 되고 수익이 지역 안에서 순환할 때 햇빛청정에너지도시는 주민에게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사업자 중심의 발전시설 확대에 그친다면 시민소득과 농촌상생이라는 정책 목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친환경자동차 보조금 확대는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에너지전환 정책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는 수송 부문의 탄소배출과 도심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구매비 지원만 확대한다고 친환경 교통체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충전시설 부족과 충전 대기, 공동주택 내 설치 갈등, 노후 배터리 관리 등 시민들이 실제로 겪는 불편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 공공주차장과 행정복지센터, 체육시설, 관광지 등에 충전 기반을 확충하고 교통약자와 생계형 차량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전기버스와 관용차, 공공서비스 차량을 친환경차로 전환해 공공부문이 먼저 수요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친환경차 보조금은 매년 예산과 정부 지침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지원액을 늘리는 방식보다 지역의 충전 접근성과 차량 운행 특성을 반영한 중장기계획이 중요하다. 친환경차 정책이 일부 차량 구매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지원사업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환경 개선까지 함께 추진해야 한다.
민선 9기 공약에는 박두진공원 등을 포함한 도심권 시민공원 확충과 도시바람길 숲, 안성IC 인근 수직정원 설치도 포함됐다. 이는 탄소흡수원을 늘리는 동시에 폭염과 미세먼지, 도시 열섬현상에 대응하려는 생활환경 정책이다.
도시숲은 단순한 경관시설이 아니다. 녹지가 단절된 도심에 바람길을 만들고 보행공간과 휴식공간을 제공해 시민의 건강과 생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여름철 폭염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그늘과 녹지를 확대하는 일은 생활안전 정책의 성격도 갖는다.
다만 공원과 숲은 조성 면적이나 나무 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시민이 실제로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지, 기존 녹지와 연결되는지, 유지관리 예산이 확보됐는지가 중요하다. 나무를 심은 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녹지를 조성한다면 시민 체감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안성IC 인근 수직정원은 도시 관문 경관 개선과 환경정책을 결합한 사업이다. 하지만 상징성에 비해 설치비와 유지관리비가 과도하지 않은지, 식생 유지가 가능한지,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 완화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를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보여주기식 조형물보다 시민이 일상에서 이용하는 생활권 녹지와 보행로 확충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
자전거 둘레길 확충과 승두천 수변공원 조성은 친환경 이동수단과 시민 여가를 연결하는 공약이다. 자전거길이 관광용 구간에만 머물지 않고 주거지역과 산업단지, 학교, 공원, 대중교통 거점을 잇는 생활교통망으로 조성된다면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자전거도로는 노면에 선을 긋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을 분리하고 위험구간을 개선하며, 단절구간 없이 연결해야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 보관시설과 정비공간, 대중교통 연계체계까지 갖춰야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승두천 수변공원은 하천을 시민 휴식공간으로 돌려주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조성과정에서 과도한 인공시설을 설치하거나 하천 생태계를 훼손한다면 청정에너지도시의 취지와 충돌할 수 있다. 홍수와 집중호우에 대비한 안전성, 수질 개선, 생태서식처 보전, 주민 접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안성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민선9기 환경공약 가운데 도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이다. 안성천을 생태와 문화, 여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편하면 원도심 활성화와 관광, 보행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천은 도시의 경계를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을 연결하는 생활축이 될 수 있다. 산책로와 자전거길, 문화공간, 생태복원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안성천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대표 공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인근 상권과 문화시설, 관광자원까지 연계하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르네상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대규모 시설 조성보다 중요한 것은 하천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일이다. 수질과 생태환경을 개선하고 집중호우에 안전한 하천을 만들며 시민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공연장과 조형물, 상업시설에 사업이 집중될 경우 환경복원보다 개발사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경계해야 한다.
햇빛청정에너지도시 공약은 일자리경제과와 환경과, 첨단산업과, 산림녹지과, 도로시설과, 농업정책과 등 여러 부서에 걸쳐 있다. 햇빛연금과 친환경차, RE100 에너지 허브, 시민공원, 자전거길, 수변공원, 도시숲, 수직정원, 안성천 르네상스, 영농형 태양광이 각각 분리돼 추진된다면 사업 간 연계가 약해질 수 있다.
민선 9기의 과제는 개별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탄소중립 전략으로 묶는 일이다. 재생에너지 생산량과 온실가스 감축량, 시민 참여 규모,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량, 농가소득, 공원 접근성 등 공통 성과지표를 마련하고 매년 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산업단지와 주거단지 확충으로 에너지 소비와 교통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태양광시설이나 공원 몇 곳을 조성하는 것만으로 탄소중립을 말하기는 어렵다.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건축물 에너지 효율과 대중교통, 자원순환 정책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까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시민 동의 없이 지속되기 어렵다. 태양광과 영농형 태양광, 하천정비, 공원 조성은 시민 생활과 재산권, 농업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정책 필요성만 강조한 채 주민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진행한다면 사업 추진과정에서 갈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사업은 입지와 수익 배분을 둘러싼 공정성 문제가 중요하다. 특정 지역이 발전시설의 부담을 떠안고 수익은 외부로 빠져나가는 구조라면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 사업 초기부터 주민이 의사결정과 이익배분에 참여하도록 하고 환경영향과 안전성, 경제성을 공개해야 한다.
햇빛연금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수익 규모가 작거나 수혜 대상이 제한된다면 정책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 지원 대상과 배분 기준, 사업별 비용과 수익을 공개하고 장기 운영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김보라 시장의 햇빛청정에너지도시 구상은 환경과 경제를 대립적인 가치로 보지 않고 재생에너지와 녹색공간을 새로운 성장기반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햇빛연금은 시민소득, RE100 에너지 허브는 기업 유치, 영농형 태양광은 농가소득, 친환경차와 도시숲은 시민 생활환경, 안성천 르네상스는 도시재생과 맞닿아 있다.
방향은 분명하지만 사업의 성패는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결과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주민에게 돌아간 수익은 얼마인지, 기업의 친환경 전력 수요를 얼마나 충족했는지, 친환경차 이용환경은 개선됐는지, 도시숲과 하천복원이 시민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민선 9기 안성시가 추진해야 할 것은 사업 목록의 완성이 아니라 정책 간 연결이다. 햇빛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이 산업과 공공시설에 활용되고, 그 수익이 시민과 농촌에 환원되며, 녹색교통과 도시숲이 생활 속 탄소배출을 줄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햇빛청정에너지도시는 도시 브랜드를 넘어 안성의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탄소중립은 어느 한 부서나 한 번의 임기 안에 완성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장기적인 재정과 시민 참여, 산업계 협력, 투명한 성과 공개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김보라 시장이 제시한 햇빛청정에너지도시가 선언에 머물지 않고 시민소득과 기업 경쟁력, 쾌적한 생활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민선9기 4년의 실행 과정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본지는 [안성 민선 9기 연속기획⑧] 김보라 시장의 '젊은미래농업도시 구상…청년과 스마트농업이 안성 농촌의 미래를 바꾼다'를 통해 농업 생산·가공·유통·소비 선순환체계 구축, 청년농 특화지구 조성, 스마트농부 500명 양성, 공공급식 공급망 확대, 축산냄새 저감, 저탄소 한우 브랜드 개발, 화훼산업단지 특구와 농촌 정주여건 개선 등 민선9기 농업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과제를 심층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