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731부대와 오카야마 9420부대 만행” 직시해야

- ‘731부대’와 연결되는 아시아 전역에 퍼진 ‘오카야마 9420부대’ 조명

2026-07-13     김상욱 대기자

일본의 731부대가 저지른 만행과 그 역사적 진실에 대한 직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이 중국 차이나 데일리에 13일 보도됐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평론가인 쉬잉(Xu Ying)은 이날 기고한 글에서 “일본, 자국 731부대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직면해야 한다(Japan needs to confront atrocities committed by its Unit 731)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가 보여준 ”일본 제국 육군의 생물학전 프로그램을 심층 조사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고 있다며, 이러한 역사적 진실에 대한 인식은 지역적 이해를 증진시키고, 역사 수정주의를 방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일본의 731부대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인체 실험’과 ‘생물학전’을 자행한 악명 높은 부대라고 소개하고, 최근 싱가포르 제작 다큐멘터리가 731부대의 만행을 국제적으로 조명하면서 역사적 진실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다큐멘터리는 일본과 미국의 기밀 해제된 기록과 전문가 분석을 통해 731부대의 범죄를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731부대의 만행은 아시아 전역에 걸친 ‘일본 제국주의’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국적의 희생자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큐멘터리는 ”전후 일본의 전범들이 기소를 피하고, 역사적 책임 규명이 지연되면서 역사 수정주의가 득세했다.“고 꼬집고, ”역사적 정직성과 도덕적 용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평화는 역사에 맞설 때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기고자 쉬인은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 그 이상“이라고 강조하고, ”그것은 현재를 위한 도덕적 나침반이며,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8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의 유산은 아시아 전역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역사가 사라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역사적 진실이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기 때문이며, 시간은 기억을 흐릿하게 할 수는 있어도 사실을 지울 수는 없다. 반인도적 범죄가 부인되거나, 축소되거나, 선택적으로 잊혀질 때마다 과거는 필연적으로 다시 나타나 세상에 망각의 대가를 일깨워 준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채널 뉴스 아시아’(CNA)가 제작 한 2부작 다큐멘터리 ”731부대 내부 : 일본의 비밀 인체 실험“(Inside Unit 731: Japan's Secret Human Experiments)이 공개되면서 20세기의 가장 어두운 역사의 장 가운데 하나가 다시 한번 국제적인 관심을 끌게 되었다고 차이나 데일리는 전했다.

싱가포르 제작팀이 독자적으로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동남아시아 주요 영어 방송사가 일본 제국 육군의 악명 높은 생물학전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최초의 작품’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다큐멘터리가 일본의 전시 범죄 유산이 중국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의 공동 역사적 기억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시청자들에게 일깨워준다는 점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신뢰성은 감정적인 수사가 아닌, 면밀한 탐사 저널리즘에 기반하고 있다. 에미상 후보에 오른 톰 세인트 존 그레이(Tom St. John Gray)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최근 기밀 해제된 일본과 미국의 기록 보관소, 전시 군사 기록, 중국과 싱가포르에서의 광범위한 현장 조사, 전문가 분석 및 목격자 증언을 활용했다. 정치적 서사에 의존하기보다는 ‘역사적 증거’가 스스로 말하게 함으로써, 어떤 이데올로기도 영원히 억압할 수 없는 사실의 권위를 보여준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증언은 94세의 시미즈 히데오(Shimizu Hideo)의 증언이다. 그는 731부대의 전 구성원 중 유일하게 카메라 앞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의향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중국 하얼빈에 있는 옛 본부로 돌아온 그는 의학이 어떻게 조직적인 잔혹 행위의 도구로 변질되었는지를 회상한다. 살아있는 수감자들은 마취 없이 생체 해부를 당했고, 고의적으로 흑사병과 콜레라에 감염되었으며, 동상 실험, 독가스 실험 및 기타 치명적인 시술에 노출되었다.

희생자들은 신원조차 박탈당한 채 ‘마루타’(logs)라고 불리며 살해당했다. 마루타는 일본 제국주의의 731부대에서 희생된 생체 실험 대상자를 비하하여 부르던 말이다.

증언에 나선 시미즈 히데오의 차분한 회상은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함뿐만 아니라 평범한 전문가들을 반인도적 범죄의 가해자로 둔갑시킨 관료주의적 메커니즘까지 고스란히 드러낸다.

시미즈의 증언은 전시 문서, 군사 기록 보관소, 보존된 시설물, 그리고 수십 년에 걸친 국제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뒷받침된다. 이러한 압도적인 증거들은 731부대의 범죄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과장되었다는 ‘역사 수정주의자들’(historical revisionists)의 주장을 완전히 반박한다. 역사적 기록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다만 부족했던 것은 그 기록에 대해 정직하게 직면하려는 정치적 의지였다.

이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공헌 중 하나는 ‘지역적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는 731부대가 일반적으로 중국 동북부 하얼빈에만 국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NA의 조사는 일본의 생물학전 네트워크가 단일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731부대와 일본의 싱가포르 점령 기간 동안 설립된 ”오카야마 9420부대“(Okayama Unit 9420) 사이의 연관성을 추적하는데, ‘오카야마 9420부대’에서는 전쟁 포로와 민간인을 대상으로 생화학 실험이 자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카야마 9420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제국 육군 남방군 산하의 ‘방역 급수부’ 소속 부대였으며,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악명 높은 731부대와 유사하게 생물학 무기 연구, 열대병 조사 및 인체 실험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일본의 전쟁 범죄와 관련된 중요한 연구 및 증거의 대상이 되는 부대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하얼빈, 취저우, 싱가포르, 일본, 미국의 기록 자료들을 연결하여 생물학전이 일본이 점령한 ‘아시아 전역’에 걸친 광범위한 제국주의 전략의 핵심 요소였음을 밝혀주고 있다.

이러한 폭넓은 관점은 기존의 서술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731부대의 만행은 더 이상 중·일 관계라는 틀 안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겪은 비극으로 인식된다. 동북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적의 희생자들이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동일한 군사 체제 아래에서 고통받았다. 이러한 공통된 역사를 인식하는 것은 지역적 이해를 증진시키고, 동일한 전시 참상을 경험한 사회들을 분열시키는 편향된 해석을 어렵게 만든다.

이 다큐멘터리는 전후 정착 과정에서 남겨진 가장 골치 아픈 유산 중 하나를 다시 조명한다. 일본의 항복 이후, 731부대와 관련된 많은 고위 인사들이 기소를 면했다.

그들은 다른 주요 전범들과 함께 재판받는 대신, 치명적인 인체 실험을 통해 얻은 생물학전 연구 결과를 제공하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면책 특권“을 받은 것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냉전 시대의 우선순위 때문에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생물학 무기 프로그램 중 하나는 마땅히 받아야 할 철저한 사법적 심판을 받지 못했다.

그 여파는 법정을 훨씬 넘어섰다. 731부대의 많은 문서가 수십 년 동안 기밀로 분류되어 있었기 때문에 생존자들은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는 대중의 관심이 제한적이었으며, 역사적 책임 규명은 지연되었다. 이러한 지연은 역사 수정주의가 득세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일부 정치인과 논평가들이 역사가들이 이미 광범위하게 기록한 범죄 행위를 의심하거나 축소하도록 만들었다.

역사는 놀라운 회복력을 지니고 있다. 결국 기록 보관소는 공개되고, 증인들은 증언하며, 새로운 증거가 드러나고, 진실은 점차 정치적 편의를 극복해 나간다. 시간은 개인의 목소리를 침묵시킬 수는 있지만, 역사적 사실까지 침묵시킬 수는 없다.

기고자는 ”세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가운데, 이 다큐멘터리가 제기하는 질문들은 일본이나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역사적 정직성 없이는 진정한 화해가 가능할까? 선택적인 기억 위에 지속적인 평화를 건설할 수 있을까? 역사의 가장 어두운 장들이 무시되거나 왜곡된다면 미래 세대는 평화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역사적 진실’은 어느 한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유산이다. 따라서 731부대의 영원한 교훈은 분명하다. ”평화는 역사를 잊는 것이 아니라, 정직과 도덕적 용기로 역사에 맞설 때 유지된다“(Peace is sustained not by forgetting history but by confronting it with honesty and moral courage)는 것이다.

‘부정이 진실을 대신하고 수정주의가 책임을 대신할 때마다’ 역사의 그림자는 더욱 길어진다. 인류는 역사적 기억을 수호함으로써만 그러한 어둠이 다시는 드리우지 않도록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