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아프리카의 지정학적 기회 재편
- 아프리카 각국, 안보 및 경제적 우선순위 재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지난 2월 28일 합동으로 이란을 공격, 세계 경제를 흔드는 이란 전쟁이 아프리카의 ‘지정학적 기회’를 재편하게 하고 있으며, 이란 전쟁은 아프리카 정부들이 “안보 및 경제적 우선순위”를 재고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첫 번째 ‘경제적 충격파’는 ▶ 석유 시장, ▶ 해상 운송로, 그리고 ▶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통해 느껴지고 있지만, 그 장기적인 여파는 중동 지역을 훨씬 넘어 ‘전 세계’ ▶ 에너지 시장, ▶ 무역 네트워크, 그리고 ▶ 지정학적 구도를 재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각국 정부는 글로벌 동맹과 공급망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에너지 안보, 국방 협력 및 투자 전략’을 재평가하고 있다.
이미 분쟁, 부채 압박, 취약한 경제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이번 위기는 새로운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 동시에 아프리카 각국은 국내 에너지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며, 외부 세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에 대한 오랜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 급변하는 지정학적 지형
아프리카의 대외 파트너십은 ‘조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 강대국들이 서로 상충하는 안보 우선순위에 직면하면서 아프리카 정부들은 ‘투자 전략, 자금 조달 방안, 외교 관계’를 재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러한 혼란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 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금 조달원을 다변화하고, 지역 기구를 강화하며, 외부 세력과의 보다 균형 잡힌 관계를 추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란의 아프리카에서의 역할 또한 이러한 변화하는 역학 관계 속에서 조명되고 있다. 테헤란은 특히 일부 아프리카 정부와 서방 파트너 간의 관계 악화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의 여러 지역에서 정치 및 안보적 관여를 확대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장기적인 대립이 이란이 일부 해외 파트너십에 대한 자금 조달 및 유지를 감당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관여 감소가 반드시 아프리카 안보 문제에 대한 외국의 개입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와 튀르키예는 아프리카 안보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외부 세력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모스크바는 아프리카 군단과 같은 계획을 통해 군사 협력 및 군비 관계를 강화해 왔으며, 앙카라는 방산 수출, 드론 기술, 훈련 프로그램 및 외교적 관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 결과가 아프리카 안보 문제에 대한 외부 개입의 감소가 아니라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외부 세력 간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 수단과 더 넓은 홍해 지역의 분쟁
수단은 이러한 광범위한 지정학적 변화가 현장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다. 수단은 지역 강대국 간 경쟁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관찰자들은 수단 내전이 외부 동맹, 보급망, 홍해 지역의 경쟁 구도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위기 동안 지역 차원의 개입이 확대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 수단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러한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단 출신 연구원이자 타흐리르 중동 정책 연구소 비상주 연구원인 리나 바드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적 돌파구에 대한 기대는 잘못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수단에 대한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는 지금까지 현실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수단과 더 나아가 홍해 지역을 둘러싼 양국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전쟁이 진정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 전쟁은 ‘해상 접근권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분석가들은 이란이 수단 군대와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점과 홍해 보급로의 역할을 지적했으며, 경쟁 관계에 있는 지역 세력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수단과 인접 국가들에게 이번 위기는 아프리카 국경 너머의 불안정이 ‘홍해 회랑’ 지역의 정치 및 안보 역학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더욱 강화시켰다.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유사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과 동맹국들이 중동 안보 문제에 더 많은 관심과 자원을 집중함에 따라, 일부 아프리카 정부는 외교적 노력과 안보 지원이 소홀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헬 지역과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이미 불안정한 안보 상황에 직면한 국가들에게 국제 사회의 관심 감소는 기존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 더 큰 과제로 떠오른 에너지 안보
이번 위기는 주요 해상 항로를 따라 발생하는 혼란에 아프리카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수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통로이며, 2023년 이후 홍해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인해 상선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연료, 비료 및 기타 필수품 수입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경제는 운송 비용 증가와 공급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 회복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기반을 둔 국제 관계 분석가 알리야 바예즈는 이러한 혼란은 아프리카의 경제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더 큰 회복력의 필요성을 드러내는 광범위한 세계적 전환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위기는 아프리카의 경제적 미래가 글로벌 시스템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각국이 에너지, 무역, 공급망 전반에 걸쳐 국내 역량을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며, 취약성을 줄여야 할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바예즈는 알자지라에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혼란이 더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압력으로 인해 정책 입안자들이 수년간 주장해 온 개혁, 즉 정제 능력 확대, 물류 네트워크 개선, 그리고 외부 에너지 시장 의존도 감소에 대한 요구가 다시금 거세지고 있다.
아프리카는 원유의 대부분을 수출하는 반면 정제 석유 제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많은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태이다. 따라서 ‘국내 정제 능력 확대’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전략적 우선순위로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당고테 정유공장은 이러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발전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하루 65만 배럴의 생산 능력을 갖춘 이 시설은 나이지리아의 정제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했으며, 국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지역들은 더욱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동아프리카와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걸프 지역에서 수입하는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동아프리카의 정유 시설 확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파트너들이 참여하는 정유 시설 건설 프로젝트가 완공될 경우, 수입 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인도양 연안의 에너지 자립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아프리카, 전략적 변화를 위한 기회
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이미 진행 중이던 변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해협 위기는 아프리카의 에너지 시스템, 물류 네트워크, 그리고 외부 안보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에 내재되어 있는 취약점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가 장기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핵심 질문은 ”시장이 안정되고 해상 운송 경로가 회복되면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프리카에게 이번 위기는 단순히 유가 문제만이 아니다. 에너지, 투자, 안보 등 여러 방면에서 외부 세력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었으며, 일부 관찰자들은 이를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할 기회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정제 능력 확대, 지역 인프라 강화, 아프리카 대륙 자유무역지대(AfCFTA)를 통한 통합 가속화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경제 협력 강화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는 동시에 자원, 시장,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이번 위기의 관건은 정부가 이러한 혼란기를 지속적인 정책 변화로 전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과거의 위기들은 에너지 의존도부터 분산된 물류 네트워크, 제한된 산업 생산 능력에 이르기까지 여러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이러한 교훈이 일시적인 개혁 노력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아프리카 CEO 포럼의 공공 부문 책임자인 마리 카마라는 ”이번 위기를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아프리카가 세계 경제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인 혼란을 넘어, 이번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프리카는 전략적인 지리적 위치를 활용하여 변화하는 무역 경로와 물류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위기가 파트너십을 다변화하고, 외부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아프리카 역내 무역을 가속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 위기와 기회 요인
위기 요인으로는 첫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에서 아프리카로의 의약품·식량·구호물자 운송이 지연되어 의료·식량 지원이 약화될 수 있으며, 둘째 연료 가격 급등과 연료 부족이 의료·구호 활동의 이동성 및 운영 규모를 제한해 인도적 대응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고, 셋째 물류비용 상승과 운송 지연이 식량 가격 상승, 소득 감소, 기아 위험을 연쇄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위기에는 반드시 기회의 요인도 내재 되어 있다.
우선. 중동 분쟁으로 아프리카가 해상 연료·물류 허브로 부상하면서 ‘항만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질 수 있는데 다, 나이지리아는 정제 연료 수입 중단 조치와 정제 능력 부족 상황 속에서 정제 석유 제품 수출을 확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그리고 남아공의 벙커링 허브 역할이 일부 약화되는 가운데, 희망봉 우회 선박 증가 등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