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청렴에서 시작한 평택시의회, 시민 신뢰 회복의 첫 단추를 끼우다
기자 한마디 "시민 신뢰를 향한 다짐, 실천으로 이어질 때 진짜 평가가 시작된다"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단순히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심의하는 기관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고 시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기관으로서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의회의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도 무거워졌고, 이제 시민들은 정책 성과뿐 아니라 의정활동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윤리성까지 함께 평가하고 있다.
결국 지방의회가 시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책 역량과 함께 청렴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공정성을 의심받는 순간 의정의 명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평택시의회가 7일 실시한 청렴교육과 정기 의원간담회는 단순한 연례 행사가 아니라 제10대 의회의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출발점으로 읽힌다.
평택시의회는 7일 의원 전원과 의회사무국 직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이 주관한 지방의회 청렴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서울시설공단 겸임교수인 이경수 강사가 맡아 반부패 법령과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 공직자 행동강령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교육 이후 참석자들은 청렴 서약식에 참여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정활동을 통해 시민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청렴교육은 전국 지방의회에서 정례적으로 시행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육의 실시 여부가 아니라 그 내용이 실제 의정 현장에 얼마나 녹아드느냐다. 지방의회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정치 공간이고, 예산과 사업, 민원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는 만큼 높은 수준의 윤리 의식이 요구된다. 특히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이후 직무 관련 정보 이용, 사적 이해관계 개입, 친인척 채용, 겸직 문제 등 과거에는 관행처럼 여겨졌던 사안들까지 시민 감시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청렴교육은 단순한 법률 교육이 아니라 의원 스스로 공적 책임을 재인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청렴 서약 역시 상징성이 크다. 법적 구속력을 가진 제도는 아니지만 시민 앞에서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약속하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민들은 선언보다 실천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청렴은 한 차례 교육으로 완성되는 가치가 아니라 일상적인 의정활동 속에서 꾸준히 실천되고 축적될 때 비로소 신뢰로 이어진다.
이날 오후 열린 7월 첫 정기 의원간담회도 눈길을 끌었다. 최재영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의회 운영과 관련된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며 전반기 의정 운영 방향을 점검했다. 기획항만경제실 기획예산과 소관인 「성립 전 예산 편성·집행계획」은 서면보고로 대체됐고,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안과 공직자 재산신고 안내, 평택시 각종 위원회 위원 추천 방침, 하반기 의정연수 추진, 의원연구회 활동, 2026 평택항마라톤대회 참가 여부 등이 논의됐다.
특히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안은 이번 간담회에서 주목할 만한 안건이다.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방의회 스스로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내부 자정 장치다. 외부 감시도 중요하지만 의회가 자체적으로 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역시 시민 신뢰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다. 공직자 재산신고 안내와 각종 위원회 위원 추천 방침 논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시민들은 이제 의회가 어떤 기준으로 운영되고, 어떤 절차로 의사결정을 하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의원연구회 운영 활성화 논의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방의회는 더 이상 단순한 견제 기관에 머물 수 없다. 지역 현안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생산 기관으로 기능해야 한다. 평택은 평택항 개발과 반도체 산업 성장, 국제도시 기반 확대, 인구 증가에 따른 생활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의원들의 정책 연구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연구회 활동이 형식적인 수준을 넘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된다면 시민들이 체감하는 의정활동의 성과 역시 커질 수 있다.
하반기 의정연수 추진 계획도 같은 기준에서 바라봐야 한다. 과거 일부 지방의회가 해외연수 논란으로 비판받았던 사례를 고려하면 이제는 정책 중심, 성과 중심의 연수가 요구되는 시대다. 연수의 목적과 내용,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 발전과 연결시키는 구조가 마련된다면 의정 전문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정연수는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명확한 목표와 결과가 뒤따라야 하고, 시민들은 그 과정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평택시의회는 이제 전반기 의정활동의 출발선에 서 있다. 출범 초기 어떤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느냐는 향후 의회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청렴교육과 청렴 서약, 윤리특별위원회 논의는 평택시의회가 책임성과 공정성을 의정의 핵심 가치로 삼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물론 교육 한 번, 서약 한 번으로 시민 신뢰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윤리특별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는지, 의원연구회가 정책 성과를 만들어내는지, 의정연수가 시민 체감형 의정활동으로 연결되는지가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그래도 시작은 의미가 있다.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높아진 시대에 청렴을 의정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선택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시민 신뢰는 거창한 구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약속을 지키고, 투명한 절차를 유지하며,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쌓여간다. 청렴교육장에서 시작된 다짐이 평택시의회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시민들이 체감하는 의회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청렴은 의무가 아니라 지방의회의 경쟁력이다. 평택시의회의 이번 출발이 신뢰받는 의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본지는 앞으로 윤리특별위원회 운영 방향과 의원연구회 활동, 의정연수 계획, 상임위원회별 정책 과제 등을 차례로 살펴보며 제10대 평택시의회 전반기 의정 운영의 성과와 과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