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민선 9기 연속기획①] 한대희 시장이 그리는 군포의 미래…90개 공약에 담긴 대전환 청사진
재건축부터 AI도시까지…90개 공약에 담긴 군포의 새로운 성장 로드맵 공간혁신·민생경제·청년주권·복지안전망…민선 9기 군포 대전환의 청사진 노후도시를 넘어 미래도시로…한대희 시장이 제시한 군포 변화의 방향성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군포시는 지금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산본신도시 조성 이후 30여 년 동안 수도권 대표 주거도시로 성장해 왔지만 도시 노후화, 인구구조 변화, 산업기반 취약성, 청년 유출, 침체된 골목상권 등 복합적인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과거의 성장 동력이 점차 한계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군포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공간 구조를 바꾸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며, 청년과 미래 산업을 끌어안는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제시된 한대희 시장 공약안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아직 확정 전 단계이며 추가 검토와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된 공약안에는 군포의 향후 수년간 정책 방향과 도시 비전이 집약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총 90개 세부 과제는 단순한 사업 나열을 넘어 공간혁신, 민생경제, 청년정책, 복지안전망, 문화도시, 인공지능 기반 행정, 시민주권 확대 등 도시 전반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공약안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 재설계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군포는 수도권 서남부의 대표적인 주거도시이지만 도시 성장이 일정 단계에 이르면서 새로운 성장축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속도를 내야 하고, 철도와 도로망 개선은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산업 구조 전환과 미래 먹거리 발굴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로 남아 있다.
한대희 시장 공약안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비전으로 '막힘없는 공간혁신, 살아나는 미래도시'를 제시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신속 추진을 위한 도시정비국 설치를 비롯해 철도 지하화, 산본천 복원, 복합물류터미널 이전, 금정역 복합환승센터 조성, 신분당선 군포 연장, GTX-C 노선 추진 등이 주요 사업으로 담겼다.
특히 도시정비국 신설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산본신도시는 노후계획도시 정비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접어들고 있다. 정비사업이 확대될수록 행정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사업 인허가와 주민 소통, 공공성 확보, 기반시설 확충 등 다양한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전담 조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도시정비국 설치는 상징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갖춘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경부선과 안산선 철도 지하화 계획 역시 도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철도는 오랫동안 도시를 연결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지만 동시에 생활권을 단절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지하화가 현실화된다면 상부 공간 활용을 통해 새로운 도시 기능을 창출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도시 가치 상승과 생활환경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막대한 사업비와 국가 정책 연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실현 과정에서 상당한 협의와 재원 확보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산본천 복원 사업도 단순한 환경사업을 넘어 도시 브랜드를 재창조하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복원된 하천은 시민 휴식공간이자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최근 전국 여러 지자체가 도심 하천 복원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군포 역시 산본천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생경제 분야 역시 공약안의 핵심 축이다. 군포시는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도시로 분류된다. 지역 경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고 경기 변동에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공약안은 골목상권 활성화와 지역경제 회복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군포시-소상공인연합회 협의체 구성, 골목상권 전담 매니저 배치, 저금리 특례보증 확대, 공공배달앱 지원 강화, 군포애머니 활성화, 온누리상품권 사용 확대 등은 비교적 단기간 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지역 화폐 사용 편의 확대는 소비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순환경제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금정역과 당정역 일원 노후 공업지역을 바이오 산업 중심 복합지구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주목된다. 산업단지 재편과 첨단산업 유치는 향후 군포의 세수 기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 과제로 꼽힌다. 다만 바이오 산업은 장기간 투자와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적인 분야인 만큼 실질적인 기업 유치 전략과 연계된 실행계획 마련이 중요해 보인다.
청년정책은 이번 공약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청년이 곧 군포'라는 슬로건 아래 청년친화도시 지정 추진, 청년창업펀드 조성, 청년 주택 1000호 공급, 청년 주거 패키지, 생성형 AI 구독 지원, 청년 일경험 사업 등이 포함됐다.
군포는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상당수 청년층이 취업과 주거 문제로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주거, 문화, 참여 기회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 이번 공약안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일정 부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생성형 AI 유료 서비스 구독 지원은 기존 지방정부 정책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사업이다. 디지털 기술이 업무와 학습 환경 전반을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의 기술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지원 대상과 규모, 운영 방식 등에 대한 세부 기준은 향후 구체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 분야 역시 생애주기별 지원 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출생 축하금 인상, 입학축하금 확대, 방학 중 학교급식 지원, 돌봄센터 확충,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 교통약자 이동권 강화,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 개선 등이 주요 내용이다. 어르신 공공일자리 확대와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경로당 급식 확대, 스마트 경로당 구축 등 고령사회 대응 정책도 포함됐다.
장애인 정책 역시 별도 분야로 구성됐다. 발달장애인 전용 공간 마련, 장애인 일자리 확대, 체육 활성화, 시각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설치 등은 장애인 복지의 질적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애인 단체와의 정기 간담회를 통해 당사자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눈길을 끈다.
문화와 관광 분야는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본 로데오거리를 젊은층이 찾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철쭉축제를 지역 대표 축제로 더욱 특화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수리산과 갈치호수, 반월호수 등을 연결하는 선형 정원길 조성 사업 역시 군포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도시 브랜드 구축 전략으로 볼 수 있다.
AI 분야는 이번 공약안의 미래 지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24시간 AI 행정비서 도입, 시민 AI 교육 확대, AI 창업 지원, 군포 AI 혁신센터 구축 등이 포함됐다. 행정 효율성 향상과 시민 편의 증진, 미래 산업 기반 조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민주권도시 구현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공정한 인사 시스템 구축, 주민참여예산 혁신, 시장 직속 현안 논의 테이블 운영, 동장 책임제 도입 등을 통해 행정의 투명성과 참여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운영 방식 개선을 넘어 시민 스스로 정책 형성과 예산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공약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실행력에 달려 있다. 상당수 사업은 중앙정부 정책과 연계돼야 하고 대규모 재정 확보가 필수적이다. 철도 지하화와 신분당선 연장, 종합병원 유치, 복합물류터미널 이전 등은 군포시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들이다. 정부와 경기도, 관계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또 공약이 시민들의 기대를 모으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이행계획 공개가 필요하다. 추진 시기와 재원 조달 방식, 단계별 목표, 성과 지표 등이 함께 제시될 때 정책의 신뢰성과 설득력도 높아질 수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무엇을 하겠다는 선언보다 언제까지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설명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군포는 이제 선택의 시간을 맞고 있다. 노후도시에서 미래도시로 전환할 것인지,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서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로 변모할 것인지, 생활도시를 넘어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성장할 것인지가 민선 9기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대희 시장이 제시한 90개 공약안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을 담은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그 설계도를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본지는 연속기획을 통해 민선 9기 군포시 공약의 의미와 실현 가능성을 분야별로 심층 분석한다. 다음 편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철도 지하화, 금정역 복합환승센터, 산본천 복원 등을 중심으로 '막힘없는 공간혁신, 살아나는 미래도시' 구상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