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송도 세브란스, '공공의료'인가 '이권 사업'인가?…'4,000억'에서 '1조'로...

2026-07-03     이종민 이정애 기자
송도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숙원 사업인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20년째 표류하며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당초 4,000억 원대로 시작된 사업비는 이제 7,000억 원을 넘어 1조 원대 증액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천문학적인 혈세와 공공 부지가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입찰 과정은 투명성을 잃었고 사업 주체인 연세의료원과 관리 감독 주체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무능 행정'이라는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불어나는 공사비, 누구를 위한 '1조 프로젝트'인가?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은 공공성이 짙은 인프라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비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라는 핑계 아래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시민사회는 묻는다. 과연 이 비용 상승이 불가항력적인 상황 때문인가, 아니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안일한 행정과 특정 이해관계를 고려한 의도적 지연의 결과인가?

특히 1조 원에 육박하는 사업비 증액 논의가 나오는 동안,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SPC(특수목적법인) 개발이익 활용이나 대여 방식 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정작 시민들의 의료 편익은 뒷전이고, 사업 주체의 이익 극대화와 특정 건설사와의 수의계약을 위한 '명분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었다는 의구심이 짙기 때문이다.

'짜인 각본' 의혹… 3연속 유찰과 수의계약의 꼼수

연세의료원의 입찰 과정은 '불투명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1차 유찰 이후 부채비율 조건을 완화하고, 3차 유찰 후에는 수의계약 수정안을 만지작거리는 행보는 누가 봐도 특정 대형 건설사를 염두에 둔 '꼼수'로 비친다.

법인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이 특정 대형 건설사 출신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공정 경쟁을 통한 시공사 선정 대신, 입찰 조건을 고무줄처럼 늘리며 유찰을 반복하는 행태는 20년을 기다린 인천시민들을 기만하는 처사다. 지역건설업계는 "대기업에 수의계약을 몰아주기 위해 경쟁 입찰을 무력화하고 있었다"며 강력히 성토하고 있다.

'연 20억' 지체보상금, 면죄부인가 페널티인가?

인천경제청은 뒤늦게 2028년 준공 실패 시 부지 환수와 연간 20억 원의 지체상금 부과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이를 '어이없는 면죄부'라고 규정한다.

사업비가 1조 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연 20억 원의 지체보상금은 약 0.6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사실상 사업 지연에 대한 페널티라기보다, 지연을 허용해 주는 '저렴한 비용'에 지나지 않는다.

사업자가 공기 준수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유인이 전혀 없는 구조다. 인천경제청이 세브란스 측의 귀책 사유를 묵인하면 이는 배임 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년 표류, 이제는 '결단'이 필요하다!

시민들은 세브란스 측의 '이권 논란'이 아닌 '종합병원'을 원한다. 원도심 하도급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지역건설업계의 목소리 또한 절박하다. 연세의료원은 더 이상 '담당자가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와 추후 답변한다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서는 아니 된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역시 방관자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무늬만 공공사업인 '그들만의 리그'를 멈추고, MOU 위반 시 강력한 패널티를 부과하며, 실질적인 지역 상생과 투명한 공정 경쟁을 보장하는 강력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20년 동안 시민들이 흘린 인내의 시간이 더 이상 연세대 법인의 '이권 사업'을 위한 재료로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굴욕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인천시민을 위한 강단 있는 행정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