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따른 “세계 에너지 시장 변화”의 방향
- 무역 경로의 대체 루트 개발 - 육상 운송을 위한 차량, 전기차량으로 전환, 석유 소비 축소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지난 2월 28일 전격적으로 이란과의 전쟁을 일으킨 이후 지금까지 세계 에너지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전쟁 이전에는 없었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이 불거지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해협 통제권 문제로 불안정한 상황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으로 인해 “대체 무역 경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에너지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육상 운송의 경우 반드시 연료를 석유를 쓸 필요 없이 ‘전기차량’으로 바꿀 경우, 석유 소비량도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세계 에너지 시장에 혼란이 초래됐다. 최근 국제 유가는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지만, 이란의 해협 장악으로 ‘대체 무역 경로’가 모색되고 있다.
이란과 미국 간의 양해각서(MOU)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란의 ‘통제권’ 주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전쟁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각국은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 불안정성의 국제 유가
국제 유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다행하게도 4개월 전 분쟁 이전 수준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유가는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면서 에너지 공급업체들은 대체 무역 경로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 평시에는 전 세계 ‘석유’와 ‘액화 천연가스’(LNG) 공급량의 20%가량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서울에서 도쿄, 뉴델리, 런던에 이르기까지 각국 정부는 치솟는 연료비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시행했다. 한국에서는 최고 유가 상한제라는 정책으로 유가의 급등을 억제해 왔다.
미국과 이란 간의 지속적인 평화 협상이 석유 및 가스 시장의 안정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에너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전쟁은 이미 ‘세계 에너지 지형을 장기적이고 심지어 영구적인 방식’으로 변화시켰다.
* 대체 경로 구축 및 확대 불가피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베테랑 석유 거래 전문가 ‘아디 임시로비치’(Adi Imsirovic)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분쟁 이후 석유 시장은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송유관(pipeline)이 시급히 건설될 것이며, 새로운 안보 체계가 마련될 것이며, 이 지역의 석유 구매자들은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다른 곳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에 대한 공격은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식된 후에도 오랫동안 해운업계에 위축 효과를 미칠 것으로 널리 예상된다. 따라서, 중동 지역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오만 등에서 육상 파이프라인을 건설 호르무즈 해협과 관계없는 안전한 항구로 새로운 대체 경로를 구축할 경우, 무리가 없는 원유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6월 17일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서 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지만, 그 이후로도 이 중요한 수로에 대한 통제권을 거듭 주장해 왔다. 크고 작은 충돌은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어서 대체 경로 구축이 필수적이다.
6월 24일 전후 최고치인 70회 이상의 통항 횟수를 기록했던 해상 교통량은 이란의 소행으로 널리 지목된 상선 두 척에 대한 공격으로 선원 안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주말 동안 급격히 감소했다.
수로에서의 지속적인 위협에 직면하여 에너지 공급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원유 송유관, 그리고 이라크-터키 원유 송유관을 통해 육로 수출을 늘리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 송유관들의 총수송 용량은 전쟁 이전 해협을 통해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가 수송되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의 에너지 안보 연구원인 댄 마크스(Dan Marks)는 해협 통과에 대한 우려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란의 현 정권이 유지되고, 미국-이스라엘과 갈등을 빚는 한, 긴장이 고조되어 해협이 폐쇄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할 것”이라고 알자자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어 “세계 시장은 비교적 장기간 이러한 상황을 견뎌낼 수 있음을 입증했지만, 이는 해당 지역에 대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기고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릴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상품 데이터 회사 스파르타(Sparta)의 선임 석유 시장 분석가인 준 고(June Goh)는 “에너지 생산국과 소비국 모두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준 고는 이어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중동에서 석유를 수송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노선이 더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전략 석유 비축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 가속
이 전쟁의 또 다른 예상되는 유산은 각국이 화석 연료에서 “풍력, 태양열, 수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4월, 유엔 기후 변화 담당 최고 책임자인 사이먼 스티엘(Simon Stiell)은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열린 정부 관계자 회의에서 이 분쟁이 이미 “전 세계 재생에너지 붐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2025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그해 추가된 발전 용량의 약 86%가 비(非)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옥스퍼드 대학 ‘임시로비치’ 교수는 “이번 전쟁 이후 새 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 가운데 내연기관 차량을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전기차(EV)라는 대안이 있는데 왜 그러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로써 도로(육상) 운송에서 석유의 중요한 독점 체제가 종식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남은 것은 항공 운송과 석유화학 제품의 독점이지만, 이는 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지적했다.
영국 랭커셔 대학교(University of Lancashire) 경제학과 부교수인 모하메드 엘헤다드(Mohamed Elheddad)는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 때문에 많은 정부가 단기적으로 화석 연료를 비축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화석 연료 의존의 ‘진정한 비용’을 부풀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의 경제적 타당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헤다드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분쟁으로 이미 진행 중이던 투자 결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는 세계적인 전환이 가속화될 때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매켄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재생에너지 관련 부품의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전 세계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 및 에너지 저장 배터리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국제통화기금(IMF) 전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모리스 옵스트펠드(Maurice Obstfeld)는 이번 전쟁이 “훨씬 더 다양화된 에너지 구성의 가치를 보여주는 실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옵스트펠드는 이어 “중국은 재생에너지 인프라 제품 공급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랭커셔 대학의 엘헤다드는 “미국과 카타르 같은 다른 국가들도 전쟁 이후 주요 에너지 공급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헤다드는 “에너지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수혜자는 수출 가능한 잉여 생산량과 안정적인 공급 보장을 가진 국가들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LNG 공급처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카타르는 신뢰할 수 있는 장기 계약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세계 지배자격인 중국처럼 많은 국가들이 석유를 적게 쓰거 재생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쪽으로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