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광주의 허락은 받았는가
호남은 소외되고 차별받은 것이 아니라 기업을 반대하고 시장주의를 배척하는 정서가 스스로 호남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추진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특정 지역을 들고 나온 모습은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점이 많다. 공단의 위치는 원자재 수송과 생산, 비용 절감과 물류 효율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위치를 찾는 것은 기업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 선정은 대통령의 소관이 아니다. 기업이 해야 할 일을 정치적으로 새치기하는 모습이다.
기업이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면 대통령은 심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특정 지역에 편파적으로 기울었다는 것부터가 공정하지 않다.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격이다. 영호남 차별이 있었으므로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 아직도 지역 차별 운운부터가 시대착오적이다. 2024년 기준으로 영호남 개인소득 격차는 거의 없다. 국운이 걸린 반도체 산업에 지역 균형을 먼저 고려해야 할 이유는 없다. 반도체의 성패만이 우선 고려 대상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투입 금액이 800조다.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런데 이런 금액의 투자처를 결정하면서 이재명 정권은 밀실에서 결정했다. 민주당 정권의 공정은 항상 이런 수준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고 했다. 알고 보니 이 구호는 중국공산당에서 베낀 ‘표절 구호’였다. 이재명 정권의 공정도 공산당 정책처럼 일방적, 획일적으로 흐르고 있다.
이재명 정권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박근혜 정권의 ‘미르재단’과 비슷해 보인다. 민주당 정권은 미르재단의 출연금을 트집 잡아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갔다. 미르재단을 설립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직권 남용과 강요를 했다는 것이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도 여러모로 불리한 지역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선정했을 리는 없다. 이재명 정권의 직권 남용 흔적이 보인다.
축구협회는 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정하면서 밀실에서 결정했다. 이미 예전에 실패했던 홍명보를 감독으로 선임한 과정에는 축구협회 내의 학연 카르텔 의혹이 있었다고 비판받고 있다. 이재명 정권의 호남 반도체 지역 결정도 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과 다르지 않다. 집권 여당의 지역구라는 정치적 논리가 이윤과 효율성을 우선하는 기업 논리를 압도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처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오합지졸이 될까 두렵다.
그리고 가장 두려운 것은 호남 지역의 지독한 반기업 정서다. 호남은 소외되고 차별받은 것이 아니라 기업을 반대하고 시장주의를 배척하는 정서가 스스로 호남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광주 사람들이 민간 투자를 거부하는 바람에 코스트코와 신세계 초대형 복합시설 등 조 단위에 이르는 거대한 투자들이 백지화되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광주의 허락은 받았는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광주는 ‘갈라파고스’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투자 유치를 거부하며 홀로 쓸쓸히 살아가는 광주를 빗대는 말이다. 그만큼 호남은 반기업 반시장의 경제적 정서에 반미 반일의 정치적 정서까지 더해져 호남은 기업이 뿌리내리기 어려운 동네다. 기업이 호남을 차별한 것이 아니라 호남이 기업을 박대한 결과였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대한민국의 밥줄이 호남에서 끊어질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