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일대의 기회”: 한국, AI 붐에 거액 투자
- 테크 크런치 : 램아마겟돈(RAMageddon)과 대규모 투자 - 삼성전자 : 호남권에 425조 원 배정 발표 - 미국 빅테크 : 2026년 한 해에만 약 1001조 원 투자
인공지능(AI)에 필수적인 부품에 대한 막대한 수요는 한국이 중국과 같은 경쟁국에 맞서 반도체 산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한국 정부는 29일 새로운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에 총 1조 2천억 달러(한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에 달하는 대규모 민관 합작 투자를 발표했다고 AFP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 엄청난 수익(Sky-high profits)
인공지능 시스템 구동에 필요한 첨단 메모리 칩 생산 분야의 세계 시장은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거대 기업 ‘마이크론’ 세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라고 불리는 이 칩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인 캘리포니아의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강력한 GPU라고 알려진 실리콘과 함께 AI 프로세서에 사용된다.
정부와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 도구의 학습 및 운영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자 이들 기업의 이익과 주가는 어지러울 정도로 치솟았다.
객관적 분석 기관인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Objective Analysis)의 반도체 전문가 짐 핸디(Jim Handy)는 “AI는 막대한 수요를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공급 부족을 초래했고, 이는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AFP에 말했다.
메모리와 저장 장치 칩 가격의 급등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애플은 이번 달에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인상했다.
이러한 호황은 또한 임금 인상에 대한 노동자들의 요구를 부추겼고, 삼성은 최대 노조와 보너스에 대한 합의를 통해 5월 대규모 파업을 피하기도 했다.
* 중국과의 경쟁
한국은 올해 인공지능(AI) 투자액을 세 배로 늘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기술 시장 조사 전문 기업 옴디아(Omdia)의 수석 분석가인 롄제수(Lian Jye Su)는 “중국이 특히 기술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은 이번 호황기를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one-time opportunity)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붐이 진정되고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이 한국이 전략적 이점을 활용하고 투자하기에 완벽한 시기(perfect time)”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 27일 미국의 애플(Apple Inc.)이 중국 제조업체 CXMT로부터 메모리 칩을 구매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CXMT는 대만 경쟁업체들과 함께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로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이다.
롄제수는 “중국 기업들이 낮은 노동 비용과 막대한 내수 수요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사람들은 중국산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으며, 삼성과 같은 한국 업체들은 이러한 점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혁신은 필수불가결한 과제(Innovation imperative)
반도체 전문가 짐 핸디는 “아시아의 기존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인공지능 붐을 활용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여전히 혁신적이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요소들이 그들에게 수익성을 제공하고, 같은 수준의 지출과 연구 개발 투자를 유지할 수 없는 소규모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옴디아 대표는 29일 발표를 통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현재 풍부한 현금을 활용해 제품군을 다각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들이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는 메모리 칩 분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라고 부르는데, 특정 원자재 가격의 일시적인 급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네델란드병’은 1959년 네덜란드에서 거대한 천연 가스전이 발견된 후, 가스 수출로 외화가 넉넉하게 유입되어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경제 위기를 겪은 데서 유래했다.
최근 한국의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현재 호황인 '메모리 칩' 분야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경고하는 의미로,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막대한 투자로 보인다.
* 호황인가, 거품인가?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430% 이상, SK하이닉스는 770%나 급등하는 등 AI 분야의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성장세는 이러한 AI 붐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AI 도구가 비즈니스 운영에 더욱 깊이 통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메모리 칩의 경우 “최종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는 가격 상승을 막을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면, 시장은 다른 기술로 옮겨가거나 아예 사라질 수도 있을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라는 게 반도체 전문가 짐 핸디의 예측이다.
* 대규모 AI 투자,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
구루 포커스(Guru Focus)는 30일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합쳐서 약 2조 달러에 달한다.”면서 “이러한 대규모 계획은 분석가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켰으며, 모닝스타(Morningstar)는 2~3년 안에 가동될 새로운 생산 설비가 인공지능(AI) 수요의 정점 도달 후 감소세를 보일 경우,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은 각각 2개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총투자액은 800조 원(약 5,1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밝혔다. 또, 한국 정부는 향후 5년 내 DRAM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한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구루 포커스는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capex=Capital Expenditure)가 반도체 제조업체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있지만, 정부의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산업 기반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 램아마겟돈(RAMageddon)
테크 크런치(TC=Tech Crunch)는 30일 “한국 IT 대기업들이 ‘램아마겟돈’(RAMageddon) 사태 완화를 위해 5500억 달러 이상 투자에 나서”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세계 최대 메모리 칩 회사 두 곳이 한국 남서부(서남권)에 5,180억 달러(약 800조 원)를 투자해 새로운 메모리 공장 4곳을 건설할 계획인데,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반도체 투자 유치가 미미했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테크 크런치는 “이번 발표는 반도체,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AI(Physical AI)를 아우르는 한국의 대대적인 국가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삼성과 SK하이닉스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매체는 “이 계획은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메모리 칩 분야에는 서남권 지역에 4개의 새로운 메모리 공장 건설에 5,180억 달러, 중부 지역(충청권)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패키징 허브 구축에 520억 달러가 투자된다.”면서 :“SK, GS, 네이버 등 한국의 거대 기술·에너지 기업들이 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3,560억 달러(550조 원)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테크 크런치는 “종합적으로 볼 때, 한국의 IT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및 AI 관련 칩 수요에 9천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현재보다 더욱 강력한 AI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소개하고,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그리고 미국의 메모리 칩 제조업체 마이크론)는 AI 개발 확대로 인한 전 세계적인 메모리 칩 부족 현상, 이른바 ‘램아마겟돈(RAMageddon)”으로 인해 기록적인 수요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RAMageddon‘은 컴퓨터 메모리 ’RAM‘과 인류 최후의 전쟁 또는 대재앙을 의미하는 ’Armageddon‘(아마게돈)을 결합한 신조어이다.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센터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발생하는 극심한 품귀 현상과 그로 인한 산업계의 위기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용어이다. 이러한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배경을 설명하는 핵심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 한국 빅테크 투자액 : 미국 빅테크와 비교 터무니없는 금액 아냐
삼성전자는 29일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10년간 2,655조 원(약 1조 7천억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며, 그중 425조 원을 한반도 남서쪽 끝 호남 지역에 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은 전력, 용수, 인력, 생활 여건 등에서 기대되는 유리한 조건들을 주요 요인으로 꼽으며, 서울에서 남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광주에 새로운 반도체 제조 시설을, 한반도 최남단 해남에는 AI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6년 한 해에만 인공지능 인프라에 총 6,500억 달러(약 1001조 원)를 투자할 예정인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와 비교하면 터무니없는 금액은 아니다.
SK그룹은 2,100조 원(약 1조 4천억 달러) 규모의 중장기 투자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이 중 1,100조 원은 반도체 생산 능력 확장에, 나머지 1,000조 원은 전국적인 AI 데이터 센터 구축에 투자될 예정이다. 그룹의 핵심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 능력 확장의 중심 역할을 맡고, SK텔레콤은 전국에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을 주도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하이닉스가 이번 주에 26년간 삼성이 유지해 온 한국 상장기업 중 최고가 기업으로 등극했다.”고 소개하고, 나아가 미국의 나스닥(Nasdaq)에 미국 예탁증권(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 상장을 통해 약 296억 5천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며, 오는 7월 10일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달된 자금은 한국 내 생산 능력 확장에 일부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