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보고서’를 공개하라!

2026-06-29     이동훈 칼럼니스트
29일

중국은 날개를, 한국은 짐을!

CXMT 등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매년 수백조 원의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와 노동조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엄청난 짐이 되고 있다.

만약 이 싸움에서 우리 기업들이 밀리는 날이 온다면 국가 운명이 꺾일 것이다. 우리는 반도체 하나로 이만큼 성장해 온 나라다. 삼전+닉스가 이 나라와 국민의 미래다.

오늘 대통령실은 정부 부처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하이닉스 최태원 회장 등을 발표자로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가졌다. 장관, 차관 등의 발표에서는 눈길을 끄는 대목이나 메시지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시종 어색하고 불편한 표정을 짓는 이·최 두 회장의 모습이 주목을 끌었다.

이미 논란이 일어난 대로 삼전+닉스의 투자 계획 중에서 광주지역 반도체 투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광주 지역 투자에 대해 이재용 회장은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 않았고, 최태원 회장은 400조 원 규모 투자를 말했다. 이 발표에서 주목받아야 할 포인트는 호남이 애초 입지 검토에 포함되어 있었는가, 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개입이 있었느냐이다.

안철수 의원 등의 반발에 의해 이 결정이 법률적인 문제로 불거진다면 정부의 직권남용 논란은 법리 문제로 비화할 것이다. 유능한 수사관이라면 한 가지 포인트에 집중할 것이다. 팹 입지에 대한 기업 내부의 정밀한 ‘입지 타당성 검토 보고서(立地 妥當性 檢討 報告書)’의 존재 여부와 결제 시점이다.

여기엔 반드시 토지 가격, 전력, 초순수(超純水) 확보 문제, 전문인력과 소부장 협력업체 기반, 물류 등 경제성 검토, 토질과 지진 발생 빈도 등 지질학적 입지, 3D 조감도 등이 담겨 있어야 한다. 특히 지질학적 검토는 해당 부지와 일치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로우-데이터 없이 수백조 원의 투자 입지가 결정되는 일은 없다.

이제까지 들려오는 얘기로는 그런 전문적 타당성 조사 보고서가 존재하지 않을 거라 짐작된다. 그러면 이는 곧바로 오너의 배임(背任) 리스크로 연결된다. 그 역시 경영의 큰 짐이 된다.

이미 삼성전자는 폭탄을 안고 달리는 꼴이다. 노조위원장은 제 손으로 삼성을 없애버리겠다고 하지 않던가? 그게 성과급 더 달라는 말과 같은 의미일까? 또 언론은 연일 중국 반도체 굴기를 응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사뭇 다른 이 응원가들은 그래서 저주에 가깝다.

한-중 메모리 반도체 기술 격차는 3년 정도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만약 이번 입지 결정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할 때 향후 반도체 생산 등에서 차질을 초래한다면 그 책임 역시 정치적 레토릭으로 덮고 넘어갈 수 있을까?

백 가지 논란이 왜 필요한가? 타당성 보고서를 공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