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청원 16만, 다 누굴까?

2026-06-26     이동훈 칼럼니스트
안규백

축구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한다?

나는 안규백 국방부장관이나 그가 방위병(단기병) 출신이라는 점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인식하는데 이 비유는 꼭 필요하다. 더 가깝게 비유하자면 축구 필드 경험이 전혀 없는 자가 선수단과 축구장 규격, 잔디 상태까지 싹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방위병이라고 군대를 모른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현역(기간병)이든 뭐든 군대 근처에 가본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을 하진 않는다. 물론 방위병 중에는 고강도 훈련을 받는 경우도 있고, 국방부나 육군본부에도 방위병은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군사적으로 중요한 임무는 맡겨지지 않을 뿐아니라 접근이 제한된다.

그 이유는 병영 내에서 체계적으로 훈련되거나 보안관리 등에서 통제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더 근원적인 이유는 병력 자원 관리에 있다. 군사적으로 중요한 임무는 피지컬이나 학력, 심지어 훈련소 이수 성적이 최고 수준일 경우에만 맡긴다. 현역의 경우 다양한 주특기가 부여되지만 방위병의 경우는 대부분 소총수(100)로 분류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군 내 최고 군령권자(軍令權者)인 국방부장관은 보통 3성장군 이상 경력자가 맡는다. 이는 군 조직이 가진 특수성 때문에 이를 지휘하는 것이 지능이나 생각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이유다. 군령권자는 군 조직 특성과 운영, 전쟁과 작전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식견을 가져야 한다. 그는 청문회에서부터 아주 기초적인 지식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안규백 탄핵 청원자가 순식간에 16만 명을 넘었다. 그 상당 부분이 군 장교 출신이거나 현역 출신일 거라 확신한다. 다시 말해서 당장 전쟁이 나서 총 한 자루만 주면 환갑이 넘어도 전선에 뛰쳐나갈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나는 믿는다.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다. 청원자들이 보기에 현 상황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며 우려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만약 그가 어떤 군 경험을 가졌든 기존 군 체계를 보강하거나 약간 수정하는 정책을 폈다면 이런 글을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군 시스템을 완전히 바꿀 생각이 분명하고, 군 시스템을 전혀 모르거나 파괴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게 확실하므로 그 의도를 비판하기 전에 그의 자격을 비판하는 것이다.

더욱이나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똑같이 병역 미필(면제)인 데다가 장관까지 방위병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손에서 무너져가는 우리 안보를 다시 봐야 한다. 누군가 대한민국 국군의 기초를 무너뜨리려 했다면 그 핵심 걸림돌이 될 자리에 앉히기에 그는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무너진 군 체계는 다시 세우면 되지만, 그의 오명(汚名)은 길이 남을 것이다. 그냥 제 발로 조용하게 물러나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