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시총, 삼성전자 제치고 한국 1위 기업 등극

- 미국의 마이크론도 제쳐

2026-06-22     최도현 기자

“SK하이닉스는 22일 삼성전자를 제치고 한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이 됐다. 이는 20년 전 막대한 부채로 파산 직전까지 갔던 반도체 제조업체의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22일 이같이 보도하고,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SK하이닉스의 주가는 5.7% 상승하여 12시 47분(GMT 03시 47분) 기준 시가총액이 2,082조 5천억 원(1조 3,500억 달러)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우선주를 제외하고 0.4% 상승한 2,081조 3천억 원을 기록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쳤다.

엔비디아(Nvidia)와 구글(Google)과 같은 고객사의 AI 시스템에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의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한 SK하이닉스는 세계적인 AI 붐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부상했으며, 이로 인해 올해 주가가 340% 이상 급등하여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모두 넘어섰다.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재편하면서 특수 메모리 칩이 일반적인 거래 상품에서 챗지피티(ChatGPT) 및 고급 AI 모델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인프라의 핵심 구성 요소로 격상됨에 따라 해당 주식은 이러한 이정표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주로 메모리 칩에 집중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로직 칩과 전자 제품 제조도 사업 영역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0년부터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메리츠증권의 김선우 수석 분석가는 “맞춤형 AI 메모리의 등장은 업계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고, SK하이닉스가 시장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SK하이닉스에게 이번 성과는 한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경영 정상화 사례 중 하나를 이뤄낸 정점을 의미한다.

2002년 당시 하이닉스 반도체는 공격적인 확장 전략으로 인해 누적된 부채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다 마이크론에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결국 매각은 무산되었고, 회사는 거의 10년 동안 채권자 관리하에 놓였다.

이 회사의 주가는 2003년에 135원까지 폭락하여 투자자들 사이에서 ‘동전주’(Dongjeon-ju) 또는 ‘페니 주식’(penny stock)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후 SK하이닉스의 실적은 글로벌 메모리 산업의 전통적인 호황과 불황 주기를 그대로 따라갔다. 2023년에는 심각한 경기 침체로 메모리 가격이 폭락하면서 SK하이닉스는 7조 7300억 원의 연간 영업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붐이 본격화되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1년 후 회복세를 보였고, 그 결과 2024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23조 5천억 원이라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