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넘치는 이란, 도사리고 있는 도전 과제

- 이란 측 주장, “미국은 화려한 패배”

2026-06-21     김상욱 대기자

지난해 6월 12일 전쟁에 이어 올 2월 이스라엘과 함께 미국이 시작한 이란 전쟁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생존을 건져 전쟁 승리를 외치는 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화려한 승리’는 실제로는 ‘화려한 패배’라는 비판에 놓여 있다.

이란과 미국 간의 갈등 상황,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레바논) 간의 끊임없는 갈등, 잠정 평화 협정 및 경제적 영향이라는 앞으로 풀어내야 할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이란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적 위기와 강경파와 협상파 간의 내부 갈등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잠정 합의안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그리고 중재가 파키스탄 총리의 서명으로 합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앞으로 60일 동안의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에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란이 지원하고 있는 레바논(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투는 멈추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를 흔들어 이란-미간 종전 협상안을 깨고 싶어 안달이 나 있을 정도라는 게 세평(世評)이다. 네타냐후는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 할 생각이 없다고 천명하고,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전쟁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이란의 핵 프로그램 축소와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축소가 잠정 평화 협정의 조건에 포함되어 있어 합의하기가 쉽지 않은 과제인 반면 이란은 과거와 달리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할 수 있을 정도의 통제권을 확보하는 중요한 승리를 거머쥐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란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대규모 시위와 초인플레이션(물가고)으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이란 내 온건파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협상을 지지하고 있으나,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같은 강경파는 미국에 양보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경파 일부는 이번 잠정 평화안 합의는 이란이 미국의 식민지 문서에 합의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온건파, 협상파에 대한 강력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 ‘화려한 패배’의 미국 VS 자신감의 이란

이란 언론이 미국의 ‘화려한 패배’(magnificent defeat)를 자랑하는 가운데, 테헤란은 이번 주 체결된 잠정 평화 협정에 따라 석유를 서둘러 판매하고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저지하려 노력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이슬람 공화국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도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쟁 이후 경제는 파탄 상태이며, 지난 1월에는 대규모 시위로 국가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직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한, 두 차례의 핵 협상 과정에서 공격을 받은 후, 이번에는 미국과 핵 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합의는 절실히 필요한 제재 완화를 담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최소한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희석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양보는 이란 강경파의 분노를 샀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란은 수십 년 동안 이를 완강히 거부해 왔다. 이란은 원전 등 최소한 평화적 목적의 이용을 줄곧 주장해 왔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수 주간에 걸친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유지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재개 위협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고 믿고 있다.

AP통신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제네바대학원(Geneva Graduate Institute) 싱크탱크의 이란 전문가인 파르잔 사베트(Farzan Sabet)는 “이란이 승리자라고 말하기에는 지나친 과장이지만,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질 수도 있었다”며 “이란의 진정한 승리는 바로 생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재정적 이점을 챙기게 된 이란

이란-미국 잠정 합의에 따라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면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Lloyd’s List Intelligence)에 따르면, 미국이 봉쇄를 해제함에 따라 최소 3척의 이란 국영 유조선이 이미 출항했다.

석유 분석 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TankerTrackers.com)은 지난 19일, 이란이 지난 5일 동안 약 18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으며, 그 가치는 14억 4천만 달러(약 2조 2,075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주요 페르시아만 석유 수출항인 하르그섬(Kharg Island)에서 석유를 가득 실은 유조선 수십 척이 추가로 출항할 가능성이 있어 세계 유가 하락을 가속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배럴당 110달러를 넘었던 기준 유가인 브렌트유는 이번 합의 이후 8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도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는 11월 실시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면밀히 관찰되는 지표이다.

이란은 제재로 인해 오랫동안 “비공식 수송선단”(shadow fleet)을 통해 원유를 수출해 왔으며, 주로 중국에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왔다. 이제 이란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더 나은 가격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란은 전쟁의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그 자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한 이란

이란 당국이 수개월간 지속된 인터넷 차단을 해제한 이후 많은 이란인들이 텅 빈 냉장고 사진을 게시했다. 이 같은 이란 정부의 인터넷 차단 등으로 이 분야의 일자리가 무려 20만 개 정도가 사라졌다고 한다.

육류를 비롯한 주요 식료품 가격이 일부 가정에서는 너무 비싸졌다. 2015년 세계 강대국들과의 핵 협상 당시 1달러당 3만 2천 리알이었던 이란 리알화는 현재 1달러당 150만 리알을 넘어섰다. 무려 약 47배나 환율이 뛰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Washington Institute for Near East Policy)의 선임 연구원인 홀리 다그레스(Holly Dagres)는 “이번 분쟁으로 최소 100만 개의 이란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그 가운데 20%는 국가가 강제한 인터넷 차단과 관련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체계적인 경영 부실과 부패, 그리고 미국의 제재로 이미 고통받고 있는 평범한 이란 국민들은 이란 리알화의 가치를 사실상 무가치하게 만든 초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으로 인해 그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알화 가치 폭락은 1월 이란 전역을 휩쓴 대규모 시위의 도화선이 되었고, 이는 당시 최고 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통치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이란 보안군은 역사상 가장 잔혹한 진압 작전을 펼쳐 수천 명을 살해했다. 국제사회로부터의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86세의 하메네이를 비롯한 최고 지도자들은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전쟁 개시 포격으로 사망했다. 장례식은 시위 진압 6개월 기념일인 7월 4일부터 9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이란 정부는 전쟁 발발 이후 무력시위를 과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위를 지원해 왔다.

이란 내 온건파들은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경제적 이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제재의 완전 해제와 더불어, 미국과의 최종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이란에 3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기금이 조성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 자금이 어디서 나올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일은 트럼프 본인이 저질러 놓고, 그에 따른 비용은 동맹국이나 파트너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세계는 트럼프의 그 같은 구상에 대해 시간을 가지고 대처하려 한다.

문제는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이자 고(故) 하메네이의 아들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강경파들이 어디까지 양보할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다. 하메네이는 국영 언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잠정 합의를 지지하며 회담이 “적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 설명없이 자신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뾰족한 대안이 있는 것인지 불투명하다.

* 전쟁의 종식에는 (레바논에 대한) 점령의 종식 포함돼 있어

* 이스라엘의 합의 훼방으로 이번 잠정 평화안 깨질 수도

이스라엘-레바논 분쟁으로 이미 합의가 위태로워졌다. 문제는 네타냐후의 탐욕의 전쟁, 본인 권력 유지를 위한 전쟁이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미국을 흔들어 댄다.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담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반군 간의 전투가 격화되면서 연기되었다. 이후 다시 스위스에서 만나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을 때까지 레바논 남부의 넓은 지역을 계속 점령하고 헤즈볼라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철수 없이는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양측은 19일에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직후 양측은 또다시 포탄을 주고받는 등 실제로는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오른손은 높이 쳐들어 휴전을 선언함과 동시에 왼손은 아래로 총격을 가하는 이중적 태도가 유지되고 있다.

이란과 미국 간의 잠정 합의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서명하지 않았으며, 양측의 군사 작전 중단과 레바논의 영토 보전 및 주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지난 16일 “레바논 전쟁의 종식은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불가분한 관계에 있다”며 “전쟁의 종식에는 점령의 종식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미국 측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남지 않게 되었고, 결국 JD 밴스 부통령의 스위스 방문을 연기하게 되었다.

* 이란의 2가지 쟁점 이익 확보

* 미사일 프로그램, 무장 단체 지원 문제 협상에서 제외

* 올해 안에 협상이 마무리될지도 미지수

그다음은 실제 협상이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제기해 온 두 가지 주요 쟁점, 즉 미사일 프로그램과 헤즈볼라를 비롯한 무장 단체 지원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적인 핵 문제에 대해,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저농축화(downblend) 하는데 동의했으며, 이는 미국의 주요 우려 사항 중 하나를 해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강경파와 연계된 언론 매체인 라자 뉴스(Raja News)는 해당 합의를 비판하며 이란이 “가장 중요한 협상 카드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더 광범위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같은 다른 문제에서도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르잔 사베트는 “핵 문제를 중심으로 한 2차 회담에 대해서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적어도 올해 안에 회담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