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의 최종 승자는 전기차(EV) ‘에너지 대변환’
- ‘화석 연료’와 ‘청정에너지’ 간의 충돌과 병행 시대 - “지금”은 1970년대처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우선 정책 시대”
우여곡절 끝에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협상안에 서명이 이뤄지면서 미국이나 이란이라는 국가 자체의 승리 여부를 떠나 전쟁의 결과가 전기차(EV)와 미국산 석유가 궁극적으로 승자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달리 말하자면, 전기차(EV)와 화석 연료 간의 세계적인 경쟁은 이란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번 갈등은 ‘에너지 안보’와 ‘공급’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켰으며, 각국은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이미 대체에너지 및 운송경로 등에 대한 대변환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변화 속에서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수출에 힘을 쏟고 있으며, 그 결과 급속도로 수출 판매 물량이 증가하고 있고, 유럽은 ‘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석유 및 가스 생산 증가와 에너지 독립성을 강조하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화석 연료’와 ‘청정에너지’ 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란 전쟁이 청정에너지와 화석 연료 간의 경쟁을 강화하고 에너지 안보 문제를 부각시켰다는 점은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보와 보급에 힘을 쏟으면서 인공지능(AI) 강화를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AI Factory) 건설에 따른 막대한 에너지 확보 상황에서 기존의 화석 연료와 청정에너지 확보를 위한 방법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석유 및 가스 생산 증가와 에너지 독립성을 강조하며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청정에너지 확보와 함께 기존의 원자력 발전을 증가시켜 나아가야 하는 등 병행 추진을 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이 청정에너지 지형에 화석 연료의 혼합을 허용하는 현실에 이르렀다. 동시에 유럽과 중국은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며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과거 에너지 위기의 사례를 통해 에너지 공급원의 다변화와 안정성이 중요함을 확인”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유가 변동 속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으며, 상당 수준의 성능을 확보한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의 수출 증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화석 연료와 청정에너지 ‘충돌’이냐 ‘병행’이냐?
이번 이란 전쟁을 통해 “세계를 분열적인 에너지 미래로 몰아넣고 있으며, 화석 연료와 청정에너지 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
현실적으로 미국의 고(高) 연비 차량과 중국산 전기차. 재생에너지와 석유 및 천연가스의 엇갈린 현상이 상존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청정에너지와 화석 연료 간의 세계적 경쟁에서 승자독식( winner-takes-all)의 앙숙전(grudge match)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s)가 이란 전쟁의 승자라 할 수 있다. 미국산 석유도 승자 중 하나이다. 이번 이란 전쟁은 역사적 역설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 모두 이번 분쟁에서 더욱 강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고,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중국의 새로운 전기차들이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서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8일(현지시간) 폴리티코는 “유라시아 그룹의 수석 분석가인 그레고리 브루(Gregory Brew)는 청정에너지 전환과 관련하여 ‘이 문제를 전환 찬성 또는 반대라는 이분법으로 볼 수는 없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정에너지만이 승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50년 전 발생한 일련의 에너지 충격이 그 이유를 보여준다.
아랍 국가들의 ’석유 금수 조치 시대‘(Arab oil embargo era)에 각국은 원유에서 다른 전력 연료로 전환하는 동시에, 이전에는 비용 문제로 석유 시추가 어려웠던 지역에서도 석유 시추를 시작하도록 기업들을 장려했다. 또한 원자력과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산업을 육성하여 전 세계로 더 많은 화석 연료를 수출했다. 각 정부는 연비 기준을 도입하여 차량의 연비를 높이려 했고, 이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석유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분석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말 이스라엘과 함께 벌인 이란 전쟁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종식될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 세계 석유 및 가스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두 에너지 격변기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현재의 분쟁 이후 각국이 화석 연료를 택할지 청정에너지를 택할지는 10년 넘게 세계 에너지 정치의 핵심 쟁점이었던 기후 변화 문제와는 거의 무관할 가능성이 높다.
대신 분석가들은 국가들이 1970년대처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브루는 “이번 사태는 소비자, 생산자, 선진국, 신흥 시장 등 모든 사람에게 핵심적인 고려 사항이자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어떤 에너지를 소비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 에너지를 얻는지, 그리고 그 공급원이 안전한 것인지의 여부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한 정서는 워싱턴과 브뤼셀 같은 수도에서 나오는 정치적 메시지와는 상반된다. 그곳의 지도자들은 이 분쟁을 자신들이 선호하는 에너지 형태(그것이 무엇이든 간에)에 대한 호재로 포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청정에너지 : 유럽과 미국 엇갈리는 선호
유럽에서 정치인들과 기업 경영진들은 전쟁의 여파를 근거로 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자신들의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전략은 화석 연료 가격 급등에 대한 유럽 대륙의 노출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한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에너지 패권 확보를 위한 자신의 캠페인의 핵심 사례로 내세우며, 이를 통해 석유 및 가스 수출 확대를 위한 자신의 정책이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백악관 대변인 테일러 로저스(Taylor Rogers)는 “실제로 전기 자동차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를 생산하려면 화석 연료가 여전히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석유 및 가스 생산량 사상 최고치 달성부터 미국의 원자력 발전 산업 발전에 있어 역사적인 진전까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서로 상반되는 주장들은 ’지리적 현실‘(geographic realities)을 반영한다.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반면, 유럽과 아시아는 다른 나라에서 대량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해야 한다.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은 석유의 거의 전부를 수입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그 비율이 70%를 넘는다.
반면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 제품 및 가스 수출국이지만, 정제 시스템의 특성 때문에 여전히 원유와 완제품 석유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극명하게 다른 시각을 낳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및 가스 수송 중단은 수입국들에게 경제의 전력화를 위한 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하지만 많은 국가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분쟁에서 벗어난 새로운 석유 및 가스 공급원을 찾으려 할 것이다. 이는 미국에게 호재(好材)가 아닐 수 없다. 브루는 “이번 위기는 지역별, 국가별로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역사의 교훈
세계는 이와 같은 상황을 이미 경험했다. 1973년 아랍 국가들이 욤 키푸르 전쟁(Yom Kippur War)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한 미국에 대한 반발로 원유 공급을 중단했을 때, 원유 가격은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4배나 급등했다. 1979년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이란의 생산량이 감소했을 때도 원유 가격은 다시 상승했다. 배럴당 가격은 1978년 15달러 미만에서 1980년 35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오늘날 그 수치들은 옛날 이야기처럼 보인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4월 초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다가 87달러까지 서서히 하락했다. 1970년대의 상승률은 훨씬 더 가파랐고, 그 상승세는 영구적이었다.
라피단 에너지(Rapidan Energy) 사장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에너지 고문이었던 밥 맥널리(Bob McNally)는 “몇 달 만에 유가가 5배, 4배로 폭등하고, 그 가격이 고착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상상해 보라. 그것이 바로 70년대의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1970년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 할당제(quotas)를 이용해 세계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유가는 오르내림을 반복했지만, 1970년대 이전 수준으로는 결코 돌아가지 않았다.
그 여파는 매우 심각했다. 석유는 발전소에서 자취를 감췄다. 1973년 미국 전력 생산량의 17%를 차지했던 석유는 오늘날 1% 미만으로 떨어졌다. 다른 나라들은 더 큰 변화를 보였다. 일본에서는 석유가 1974년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에서 2024년에는 약 2%로 감소했다. 프랑스에서는 금융 위기 이전 40%였던 비중이 1983년에는 5%로 급락했고, 오늘날에는 사실상 사라졌다.
각 사례에서 석유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믿을 만한 대체재의 존재 때문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프랑스는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착수했고, 미국은 석탄과 원자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신흥 LNG 산업 확장에 막대한 투자를 한 국가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당시에는 휘발유, 디젤, 제트 연료가 여전히 주요 연료였던 운송 수단에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그래서 세계는 새로운 유전을 찾아 나섰고, 알래스카 북부 경사면과 유럽의 북해로 진출했다. 알래스카의 석유 생산량은 1973년 초 하루 20만 배럴 미만에서 1980년 말 160만 배럴 이상으로 8배나 급증했다. 북해의 생산량은 같은 기간 동안 하루 22만 6천 배럴에서 220만 배럴로 더욱 크게 증가했다.
* 더 중요해진 에너지 출처
많은 국가에서 ’에너지 생산 방식‘보다는 “에너지의 출처”가 훨씬 더 중요해졌다.
BP와 CIA에서 에너지 분석가로 활동했으며 현재 라이스 대학교 베이커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마크 핀리(Mark Finley)는 “위에 언급된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 50년 전 역사와 이번 이란 전쟁의 차이점
이란 전쟁과 50년 전 에너지 위기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째,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기후 변화 문제 해결에 전념하고 있는데, 이는 반세기 전에는 정치적 관심사가 아니었다. 배출량 감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대안의 범위가 넓어졌다. 재생 에너지, 배터리 저장 장치, 전기 자동차는 화석 연료의 시장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태양광은 2025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며, 전기 자동차는 전 세계 신차 판매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기 전의 상황이었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국가들은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분석가들은 각국이 에너지 안보를 중시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새로운 미국 수출 터미널 덕분에 분쟁 이전에는 증가세를 보이던 세계 천연가스 소비의 미래는 갑자기 불투명해졌다. 세계 최대 LNG 시설인 카타르 시설은 전투 중에 피해를 입었고, 아시아 국가들은 이에 대응하여 석탄 사용량을 늘리는 한편 재생에너지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교통 부문은 어쩌면 더 큰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분석가들은 전기차가 유가 변동을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낙관적인 분석가들은 중국산 전기차의 저렴한 가격과 유가 변동에 대한 운전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더딘 전력망 개선과 분산된 충전 인프라와 같은 장애물이 특히 신흥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각국이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차량 수입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저가 차량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맥널리는 “예전처럼 휘발유, 운송 수단, 디젤에 대한 대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석유 시장이 익숙한 순환 주기를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즉, 고유가 시기가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공급 과잉이 발생하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라며, “그러다가 결국 석유 수요가 더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맥널리는 더 큰 변화는 “석유 및 가스 투자가 중동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북미와 남미 생산 업체들에게 ’지속적인 순풍‘이 불어 넣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루도 “이번 위기는 페르시아만에서 나오는 공급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는 탄화수소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어느 정도의 전환을 불가피하게 만들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페르시아만에서 나오는 모든 것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이미 서구에서 생산되는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시아, 유럽, 남미로 수입되는 중국산 ’플러그인 전기차‘의 물량 증가가 가격 인하에 기여했다. 전쟁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5월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둔화를 반전시켰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판매량 반등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해외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AP통신은 지난주 2026년 첫 5개월간 중국 전기차 수출량이 7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을 연구하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의 데이비드 빅터(David Victor) 교수는 “유럽과 중국은 이번 사태를 매우 유사하게 보고 있다. 이는 수입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고, 따라서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많은 국가들이 전력화, 특히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전력화 확대를 추진하는 움직임에 있어 주목할 만한 예외가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히 상황을 다르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