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이 ‘동결한 240억 달러 해제 여부’가 협상 좌우

2026-06-06     박현주 기자

미국과 이란 간의 잠재적인 평화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결한 이란 자산 240억 달러(374,160억 원)를 해제하는 데 동의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으며, 미국이 전투를 재개할 경우, “암흑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US would enter into a dark corridor)이라고 경고했다고 이란 고위 관리가 말했다고 CNN5(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Ayatollah Mojtaba Khamenei)의 군사 고문인 모흐센 레자에이(Mohsen Rezaei)는 테헤란에서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교착 상태를 타개해야 한다.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잠정 합의가 체결되는 즉시 동결된 자금 120억 달러(187,080억 원)를 풀어주고, 추후 추가로 120억 달러를 풀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리들은 현 단계에서 자금 동결을 해제하는 것은 이란 정권에 대한 미국의 핵심적인 협상력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합의든 2015년 체결된 핵 협정보다 훨씬 강력해야 하며, “현금 뭉치”(pallets of cash)를 건네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떤 것도 피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는 그가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재정적 배상 결정을 비판할 때 사용했던 표현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군사 고문인 레자에이는 이란의 전후 비전, 호르무즈 해협의 운명, 그리고 이란이 다시 공격받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이란 전략 결정권자들의 생각을 밝혔다. 그의 발언은 그가 이란 안보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쟁 첫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아버지를 잃고 부상을 입은 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 내지 않고 있는 현 최고 지도자와도 가까운 사이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상당한 무게를 지닌다.

* 동결된 자산 해제가 협상의 핵심 조건

레자에이는 동결된 이란 자산 해제와 관련, 이번 요구를 신뢰 구축 조치로 규정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자금을 해제할 경우, 이란과 미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기를 원한다면, 240억 달러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쌓고자 하는 신뢰의 시험대이며, 미국은 이 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그러면 길이 열릴 것이라면서, “이 돈은 미국의 돈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돈이라고 강조했다.

* 이란, 전쟁 재개 경고

레자에이는 미국이 분쟁을 재개할 경우, 이란이 페르시아만을 넘어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군사 작전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인도양, 바브 알 만다브 해협( Bab al-Mandab Strait), 홍해, 지중해까지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공격해 온 다른 미군 기지들을 공격함으로써 전쟁에 새로운 차원을 더할 것이라며, “(그러나) 전쟁 가능성은 낮다며 수위 조절을 했다.

트럼프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그는 모즈타바의 건강 상태와 국가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지만, 트럼프와의 회담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협상 초기 단계에 있으며, 트럼프가 협상을 중단시켰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 호르무즈 해협 주권 문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을 재차 강조한 레자에이는 이란과 오만이 전쟁 이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의 5분의 1이 통과했던 이 중요한 해협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공동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협 통행료 부과 요구를 통행료”(passage fees)로 표현하지 않고, 이란은 해협 관리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으므로 유지 보수 비용”(cost of the strait's management)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원로 출신인 레자에이는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으며, 1981년부터 1997년까지 IRGC를 이끌며 이란에서 가장 강력한 기관 중 하나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란 안보 체계에 깊이 뿌리내린 강경 실용주의자인 그는 이후 최고 지도자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국정자문위원회에 합류했고,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 시절에는 부통령을 역임했다. 레자에이는 대통령 선거에 네 번 출마했지만 당선되지는 못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40일간의 공세 동안, 이란은 역내 12개국을 겨냥해 군사 시설, 에너지 기반 시설, 민간 시설 등을 공격하며 보복했다. 또한, 이란은 자국의 군사적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인도양에 위치한 미국·영국 합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Diego Garcia)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자에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 것과 협상에서 모호한전략을 펼쳤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와의 핵협정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레자에이 고문은 회담이 결렬될 경우, 이란은 미국의 영토 침공에 대비하고 있으며, ‘그러면 세계는 이란의 진정한 역량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지상 전력은 미사일 전력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강조하고, “이번 전쟁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 47년 역사상 적들을 상대로 거둔 첫 번째 승리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