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찾은 시민들…노태악 사퇴에도 '재선거' 요구 이어져
올림픽공원에서 이어지는 밤샘 집회 전국 대학가, 대자보로 동참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처음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후 투표함이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개표소)로 이동되자 시민들도 현장으로 이동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재선거"를 요구하며 밤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장 참가자들은 집결지로 잠실을 고수한다. 국민의힘 일부 인사 등이 '청와대 앞'으로 모일 것을 제안했으나, 참가자들은 "잠실이 상징적 장소"라고 반대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실제 발생한 투표소이자 투표함이 보관된 현장이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곳인 데다, 용산으로 이동할 경우 정치적 집회로 오인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투표소 주변에는 "재선거·참정권 보장"이라고 적힌 피켓들이, SNS에서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 부실 선거 지적, 재선거 요구 등 다양한 목소리가, 참정권 훼손이라는 공통된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 일부는 '6.3 잠실 민주화운동'이라 부르며 사태의 심각성을 민주주의 훼손으로 규정하고 있다. 생수·음식·휴대폰 배터리 등 물품을 보내는 시민들의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5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여야는 국정조사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현장 대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개표소 주변 농성과 재선거 요구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전국 대학가도 대자보와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하며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외대·경희대·서울시립대·경기대·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동국대·명지대·우석대·이화여대를 비롯해 수많은 대학들이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단과대, 또는 개인명의로 성명을 발표했으며, 이후에도 동참하는 대학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성명의 공통된 논지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참정권의 실질적 훼손이자 민주주의 근간에 대한 도전이라는 것이다. 선관위에 대해서는 수요 예측 실패와 인쇄 부족 등 준비 부족과 무능을 강하게 지적하며, "원인 규명 없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미비"를 핵심 문제로 꼽았다.
일부 학교는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직접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 후퇴"로 규정하기도 했다. 성명들은 공통적으로 특정 정파의 싸움이 아닌 민주주의 수호임을 명시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공통적으로 사태 원인의 투명한 규명, 책임자 문책,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