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교훈 “문화가 변하면 시장도 움직여"

- K팝 그룹과 시장 창출의 찰떡궁합 - 장벽은 기술과 제품이 아니라 허가(permission) - 폐허의 한국 문화의 대변신 : 음악은 연결고리 - 문화가 변하면 시장도 움직인다. - 기술이 아닌 생태계 구축 - 단순히 청력 ​​문제 그 이상으로 중요한 이유는 ?

2026-06-01     김상욱 대기자

청각 장애인 K팝 그룹 빅오션과 서울의 재즈 클럽 카인드 서울이 오라캐스트(Auracast) 기술을 활용하여 음악 공연을 통해 청각 장애인, 난청인, 그리고 일반 청중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접근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 사례들은 모든 기업들에게 시장 창출을 위한 하나의 좋은 교훈을 준다.

나아가 이러한 기술과 문화적 변화가 시장 창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통찰에 대해 미국 매체 포브스1일 깊이 있게 보도했다.

한국의 K팝이 글로벌 문화적 인식을 변화시키고, 청각 장애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 발전만으로는 시장이 열리지 않으며, 문화적 변화와 인프라 및 파트너십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 K팝이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제품, 기술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환경과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 매체는 권고했다.

* K팝 그룹과 시장 창출의 찰떡궁합

정말 독특하고 환상적인 조합이 여기 있다. 청각 장애인 K팝 그룹, 서울의 재즈 클럽(a Seoul jazz club), 그리고 오라캐스트 상설 설치물(a permanent Auracast installation)은 시장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포브스에 기고한 빌 쉬프밀러(Bill Schiffmiller)이번 주 초, 서울에 있는 아늑한 재즈 클럽인 카인드 서울(Kind Seoul)’에 갔다면서 한국에서 열린 제37회 세계 청각학회(The 37th World Congress of Audiology)에 참석했다, “GN 그룹은 서울 세션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과 해외의 청각 전문가, 기술 파트너, 언론, 업계 리더, 그리고 청각 장애인들을 한자리에 모였다.”고 소개했다.

표면적으로는 전 세계 공공장소에 등장하기 시작한 블루투스 기반 오디오 방송 기술인 오라캐스트(Auracast)의 시연이었다. 기고가는 목격한 것은 그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 것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공연의 주인공은 멤버 전원이 청각 장애를 가진 최초의 K팝 보이그룹 빅오션’(Big Ocean)이었다. 김지석, PJ, 이찬연은 노래, , 한국 수화(KSL=Korean Sign Language)를 비롯한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열렬한 팬층을 확보했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빅오션은 세계적인 무대로 발돋움하여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30’(Forbes 30 Under 30 Asia list)에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깊은 인상을 준 것은 공연 자체뿐만 아니라 공연이 전달되는 방식이었다. 바로 공간 자체가 특별했다는 것이다. 카인드 서울은 한국 최초의 상설 오라캐스트 설치 장소가 되었는데, 공연장 곳곳에서 여러 오디오 스트림을 직접 청취할 수 있었다. ‘오라캐스트는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하여 하나의 송신기에서 주변의 수많은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셋, 보청기 등으로 고품질 오디오를 동시에 방송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하나는 라이브 공연을, 다른 하나는 한국어-영어 통역을 제공했다. 어떤 사람들은 보청기를 통해, 또 어떤 사람들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했다. 호환되는 기기가 없는 사람들은 공연장에 비치된 수신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청각 장애인, 난청인, 그리고 청인(hearing person : 청각 장애가 없는 정상인)이 나란히 앉아 각자의 필요에 맞춰진 방식으로 동일한 공연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는 접근성이 뛰어난 기술의 강력한 시연이었으며, 더 중요하게는 시장 창출에 대한 교훈을 주는 사례였다고 기고자는 말했다.

* 장벽은 기술과 제품이 아니라 허가(permission)

수십 년 동안 보청기 업계는 기술 개선에 주력해 왔다. 기기는 더욱 작아지고, 스마트해지고, 연결성이 강화되고, 기능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보급률은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평생 보청기를 사용해 온 사람으로서, 기고자는 삶의 대부분 동안 그러한 단절이 벌어지는 것을 지켜봐 왔다. 그 방에 서서, 업계가 이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다.

장벽은 제품이 아니었다. 장벽은 허가(permission)였다.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난청은 오랫동안 심각한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져 왔다. 많은 사람들이 난청을 피할 수 없는 노화의 징후로 보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숨겨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청력 보조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점점 더 정교해지는 솔루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보청기 시장 중 하나이다. 이러한 모순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기회는 항상 존재했다. 부족했던 것은 문화적 변화‘(cultural shift)였다.

* 폐허의 한국 문화의 대변신 : 음악은 연결고리

1950년 한국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의 대부분을 뒤덮고 미래가 불투명한 나라였다. 그러나 오늘날 서울은 세계적인 현대 도시로 발돋움했고, 한국 문화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수출품 중 하나가 됐다.

K팝은 단순히 전 세계 사람들을 즐겁게 한 것을 넘어,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이제 예상치 못하게, K팝은 접근성, 특히 청각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빅오션은 우연히 탄생한 그룹이 아니다. 이 그룹은 파라스타 엔터테인먼트(Parastar Entertainment)에서 만들어졌는데, 파라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이자 CEO인 헤일리 차(Haley Cha)는 음악을 듣는 방식에 상관없이 사람들을 음악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바로 그 점이 빅오션을 그토록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보청기 산업(hearing industry)은 주로 필요에 기반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메시지는 대개 간단명료했다. 당신에게는 문제가 있고, 이 기술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필요보다는 가능성(possibility)을 더 갈망한다는 점이다.

빅오션은 기존과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보청기와 인공와우(cochlear implants : 인공 달팽이관)를 숨기지 않고, 청력 손실을 극복해야만 활동할 수 있는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들은 연주자로서 그들의 정체성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그들의 성공은 음악계를 넘어 더 넓은 의미를 전달한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보청기 기술은 더 이상 한계의 상징이 아니라, 현대적이고 연결된, 그리고 야망 넘치는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문화가 변하면 시장도 움직인다.

문화는 허가를 내준다. 인프라는 시장을 창출한다.(Culture Grants Permission. Infrastructure Creates Markets.)

문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문화가 허용을 해줘야 한다. 인프라가 그 허용이 시장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결정한다.

GN 그룹의 아시아 태평양 및 글로벌 영업 사장인 안드레아스 안데르호프(Andreas Anderhov)는 깊은 인상을 남긴 방식으로 이 문제를 설명한다. 난청에 대한 오해는 단순히 사람들을 바라보는 방식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환경 설계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며, 역동적이고 시끄러운 환경에서의 청각의 복잡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 점에서 카인드 서울(Kind Seoul)은 단순한 음악 공연장을 넘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날 저녁, 관객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작지만 중요한 요소, 바로 오라캐스트(Auracast)가 있었다.

암페트로닉의 Auri(Ampetronic’s Auri)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이 공연장은 정기적인 운영의 일환으로 오라캐스트 방송을 제공한다. 그날 저녁 참석자들이 경험한 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이제 카인드 서울이 음악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의 일부가 되었다.

이러한 구분은 중요하다. 시장은 시위에 반응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반 시설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될 때 변하기 때문이다. 빅오션이 시장 창출의 문화적 측면을 대표한다면, 카인드 서울은 기반 시설 측면을 대표한다. 그 함의는 청력 손실 문제 그 이상에까지 미친다. 장기적인 비전은 간단하다. 사람들은 행사장에서 특수 장비를 빌리는 대신, 이미 가지고 다니는 보청기, 이어폰, 헤드폰 등의 기기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접근성은 더 이상 편의 제공이 아니라 인프라, 마치 와이파이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 기술이 아닌 생태계 구축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GN그룹이 단순히 기술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자연스러운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GN은 공연 예술가, 기업 리더, 기술 제공업체, 청각 전문가, 언론, 그리고 청각 장애인들을 한자리에 모아 모두가 함께 오라캐스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접근성에 대한 논의를 회의실에서만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하지만 서울에서 열린 행사는 달랐다. 기술의 진정한 목적이 사용되는 사람들이 직접 현장에 있었고, 그들이 직접 기술을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고자는 이와 유사한 사례를 이미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오라캐스트(Auracast) 구축 사례에서도 비슷한 협력이 이루어졌다. 삼성, 구글, 시티그, 프라포트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힘을 합쳐 방송 오디오를 실제 환경에 구현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시장이 단 하나의 혁신에서 생겨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시장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움직일 때 생겨난다. 빅오션이 인식을 바꾸고 카인드 서울이 그 장을 제공하는 동안, GN은 참여, 환경, 그리고 실제적인 소통 경험에 초점을 맞춰 이 둘을 위한 생태계를 연결한다. 기업들은 종종 제품에만 집중하고 제품 도입에 필요한 환경을 간과한다. 성공적인 시장에는 문화, 인프라, 그리고 파트너십이 필요한다. 소비자들이 미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서울에서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 단순히 청력 ​​문제 그 이상으로 중요한 이유는 ?

시간이 흐르면서 청각 기술보다는 문화, 특히 재즈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재즈 애호가로서 기고자는 기술이 배경으로 물러나 있는 것을 느꼈는데, 이것이야말로 훌륭한 인프라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남은 것은 오직 공연 그 자체였다.

이것이 바로 카인드 서울이 구축한 가장 매력적인 측면일지도 모른다. 재즈든, K팝이든, 클래식이든, 록이든,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청각 장애가 있는 사람, 통역이 필요한 방문객, 그리고 평생 음악을 사랑해 온 사람 모두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오라캐스트에 관한 것이 아니다. ‘문화에 대한 접근성에 관한 것이다. 듣는 방식에 관계없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라이브 음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서울의 어느 재즈 클럽에 앉아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던 것은 단순히 청각 기술 시연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술의 발전, 변화하는 문화적 인식, 그리고 성장하는 생태계가 마침내 하나로 합쳐지는 시장의 전개가 서울에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대는 난청이 더 이상 어둠 속에 숨어서는 안 된다고 결심했다. 동시에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었고,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조직들이 협력하는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었다.

시장이 진정으로 개방되는 방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기술 발전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문화가 변화하고, 인프라가 뒤따르며, 사람들이 모여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고 싶어하는 경험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어려운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모든 기업 리더는 서울에서 일어난 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기고자는 부문했다. 시장은 저절로 회복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상황을 바꾸고, 그 상황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