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산소방서 소방경 현중수, 화재는 순간이지만 피해는 오래 남는다

“설마 괜찮겠지”가 가장 위험하다…반복되는 화재 참사 경고

2026-05-27     송은경 기자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최근 산업현장과 공동주택에서 화재가 잇따르며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더 안타까운 점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여야 할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잦은 오작동 등을 이유로 임의로 꺼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런 방심이 큰 피해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소방시설을 꺼두거나 점검을 소홀히 하는 행동은 평소에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하는 순간, 그 작은 방심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큰 위험이 된다. 특히 공동주택이나 다중이용시설처럼 많은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한 사람의 부주의가 이웃 전체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 그래서 평소 안전 의식과 철저한 시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5월 19일 강원도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도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주었다. 주방 가스레인지 위에 음식물을 올려놓은 채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시작됐고, 후드 등으로 불길이 번졌다. 다행히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약 20분 만에 진화됐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주민 6명이 구조되고 19명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또 주민 3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화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작은 부주의가 얼마나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행히 초기에 진화돼 더 큰 피해를 막았지만, 만약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졌을 것이다.

실제로 올해 5월 초 발생한 대전 공장 화재에서는 평소 잦은 오작동 때문에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직원이 수신기를 임의로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프링클러 밸브까지 잠겨 있어 초기 대응이 늦어졌고, 결국 큰 피해로 이어졌다. 과거 대전 아울렛 및 용인 물류창고 화재 역시 소방시설이 바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화재 예방이 단순히 개인의 주의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방시설이 언제든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체계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 있다.

소방시설 자체점검은 단순히 법에서 정한 절차를 형식적으로 이행하는 일이 아니다. 건물 관계인 스스로가 건물의 안전 상태를 확인하고 화재에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다. 아무리 최신 소방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실제 화재 상황에서는 아무 역할도 할 수 없다.

고장 난 감지기와 스프링클러 헤드를 교체하고, 수신기 연동 상태를 점검하며, 통로상 장애물을 치우는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이런 기본적인 관리가 모여 대형 화재를 막는 든든한 안전망이 된다.

화재 예방은 거창한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주방의 작은 불씨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 소방시설이 정상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관심, 그리고 건물 관계인의 책임 있는 점검이 모일 때 우리의 일상은 더욱 안전해질 수 있다.

안전은 누군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모여 지켜지는 것이다. 건물 관계인 모두가 철저한 자체점검과 안전관리에 적극 나서 주길 바란다.

우리가 켜는 안전이라는 등불은 작은 실천에서부터 밝게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