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속 이스라엘, ‘한국인 포함 가자 활동가 400여 명 추방’

- 한국인 2명도 포함, 이 대통령 강력 비판 후 즉각 귀국 성사 - 유럽연합(EU) 등 이스라엘 대사 초치 및 네타냐후 체포 방침 밝혀 - 약 420명의 구호 활동가 집단 처벌 - 네타냐후 총리, 안보 장관 질책 후 신속한 추방 촉구 - 한국, 이탈리아 억류자들 : 이스라엘군의 학대 행위 증언 - 반복되는 이스라엘군의 국제법 위반 - 이스라엘의 거짓 쇼 - 가자지구, 2007년부터 봉쇄 지속

2026-05-22     김상욱 대기자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치구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가자 지구 해상 봉쇄를 뚫으려 시도한 수백 명의 활동가들을 체포하고 추방했다.

이로 인해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고, 여러 국가가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활동가들은 이스라엘의 억류 과정에서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불법적 행위에 대해 하마스(Hamas)의 무장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유지해 왔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국제 사회에서 이를 집단 처벌”(collective punishment)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 이스라엘 강력 비판 후 한국인 석방 귀국

이번 사건과 관련, 한국의 활동가 2명도 체포됐으나, 한국 대통령의 강력한 이의 제기 등에 의해 22일 두 한국인은 귀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향한 강도 높은 규탄을 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진 귀국 조치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행 구호 선박을 나포해 우리 국민을 체포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다만 이스라엘 측이 우리 국민을 즉시 석방한 점은 높이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에 자원 봉사하러 간 우리 국민과 제3국 구호 선박을 나포하거나 폭침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영해가 아닌데도 우리 국민을 국제법을 무시하고 잡아간 것은 너무 심하고 비인도적이다며 유감을 표했다.

* 유럽연합(EU) 등 이스라엘 대사 초치 및 네타냐후 체포 방침 밝혀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체포영장 집행을 검토하라고 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가자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인도주의 위반을 범죄행위로 규정한 상태이며, 유럽연합(EU)은 여기에 동조해 네타냐후 체포 방침을 밝혔다.

* 420명의 구호 활동가 집단 처벌

420명의 활동가들이 이스라엘을 떠나 튀르키예(. 터키)행 비행기에 탑승해 21일 저녁(현지시간)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회색 운동복과 아랍 전통 두건인 케피예(keffiyehs) 착용한 이들은 활주로로 내려오면서 두 손가락을 치켜들고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Free Palestine.)고 외쳤으며, 일부는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이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선단에 소속된 모든 외국인 활동가를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아랍 소수자 권리 법률 센터(Legal Center for Arab Minority Rights, Adalah-아달라)는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참가자 조하르 레게브가 이스라엘 불법 입국 및 불법 체류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 심리 후 석방되었다고 밝혔다. 레게브는 이전에도 가자 지구로 향하는 선박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다.

* 네타냐후 총리, 안보 장관 질책 후 신속한 추방 촉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현지시간), 수갑을 차고 무릎을 꿇은 채 구금된 활동가들을 조롱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한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을 강력히 질책한 후, 해당 활동가들을 가능한 한 빨리 추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테러 지지자들의 도발적인 선단을 저지할 권리가 있지만, 이스라엘의 극우 정치인 중 하나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Itamar Ben Gvir) 국가안보부 장관이 활동가들을 다룬 방식은 이스라엘의 가치와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벤 그비르는 20일 자신이 억류된 사람들 사이를 걷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한 영상에서는 활동가들이 손이 뒤로 묶인 채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대고 있는데, 그곳은 배 갑판 위에 마련된 임시 구금 시설(a makeshift detention area)로 보인다.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21일 이스라엘 외교 사절단을 소환하여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벤 그비르의 행동에 항의했다. 앞서 언급됐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강한 어조로 이스라엘의 불법적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장 노엘 바로(Jean-Noel Barrot) 프랑스 외무장관은 벤 그비르가 글로벌 수무드 선단(Global Sumud flotilla) 승객들에게 보인 행동은 이스라엘 정부 내 동료들조차 비난할 만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네시아도 벤 그비르의 발언과 선단 활동가들에 대한 처우를 이유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글로벌 스무드 선단이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를 돌파하고,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조직된 국제적인 선박단을 의미하는데, ‘Sumud’(수무드)는 아랍어로 인내또는 굳건함을 뜻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난 속에서도 자신의 땅을 지키며 저항하는 정신적 가치를 상징한다. ‘글로벌 스무드 선단이라는 명칭은 국제적인 연대팔레스타인의 인내라는 의미를 결합한 것이다.

* 한국, 이탈리아 억류자들 : 이스라엘군의 학대 행위 증언

이스라엘 군에게 체포됐다가 귀국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아현씨는 이스라엘에 구금돼 있을 때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아현씨는 저희 배가 마지막으로 나포된 배 중 하나였다. 당시 이스라엘군이 굉장히 흥분한 상태였다. 제가 감옥에 갔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이 구타당한 뒤였다. 저도 얼굴을 여러 차례 맞아 사실 왼쪽 귀가 잘 안 들리는 상태라고 증언했다.

또 이스라엘에 억류됐던 이탈리아인 두 명이 21일 귀국하면서 구타와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 교도소 당국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고 AP는 전했다.

이탈리아 국회의원 다리오 카로테누토(Dario Carotenuto)는 이스라엘군이 구금 시설 안에서 활동가들에게 소총을 겨누었을 때 인생에서 가장 긴 몇 초”(the longest seconds of his life)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신문 기자 알레산드로 만토바니(Alessandro Mantovani)그들은 내 다리를 차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교정청 대변인 지반 프레이딘(Zivan Freidin)은 해당 혐의가 허위이며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반복되는 이스라엘군의 국제법 위반

지난 4, 수십 척의 활동가 선박들이 스페인에서 가자 지구로 출항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430일 그리스 남부 크레타섬 인근에서 이들 중 20척의 배를 나포하고 대부분의 활동가들을 하선시켰다.

이스라엘은 스페인-스웨덴 이중국적자인 사이프 아부케셰크와 브라질 이중국적자인 티아고 아빌라 등 유명 활동가 두 명을 이스라엘로 데려와 약 일주일간 심문 및 구금 한 후 추방했다.

활동가들은 이스라엘이 고문을 자행했다고 비난했지만, 늘 그렇듯이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했다. 브라질과 스페인은 이스라엘이 자국민을 납치했다’(kidnapping)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다시 모여 514일 튀르키예 마르마리스(Marmaris) 항에서 50척이 넘는 배를 타고 출항했다. 선단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해안선에서 약 268km 떨어진 지점에서 배들을 저지하기 시작했다.

리야드 만수르(Riyad Mansour)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각국이 자국 출신 활동가들이 받은 처우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면서도, 벤 그비르의 행위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대하는 방식의 빙산의 일각”(the tip of the iceberg)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이스라엘의 거짓 쇼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번 구호선단을 하마스를 위한 홍보용 쇼라고 비난했다. 이 배들은 아주 소량의 상징적인 구호품만을 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대단한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이번 주 미국 재무부는 테러 옹호 단체로 지목된 유럽 활동가 여러 명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이들을 테러 옹호 단체’(pro-terror)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이스라엘 당국은 약 500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한 유사한 시도를 저지했다.

이스라엘은 참가자들을 체포, 구금한 후 추방했는데,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스라엘 당국이 자신들을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러한 혐의를 부인했다.

* 가자지구, 2007년부터 봉쇄 지속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2007년 가자 지구를 장악한 이후, 해상 봉쇄를 유지해 왔다. 이스라엘 당국은 2023107일 가자 지구 무장 정파(政派)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0명 이상이 인질로 잡힌 사건 이후 봉쇄를 강화했다.

비평가들은 이번 봉쇄가 집단 처벌”(collective punishment)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의 무장화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2023107일 하마스에 의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세로 72,7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가자 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정부 소속인 보건부는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여 발표하지 않는다. 보건부는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제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상세한 기록을 유지하고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