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학점 인플레이션’ 골치, A 학점 부여 제한 결정
- 성적 부풀리기 문제로 예일대, 프린스턴대에서도 성적 평가 방식 논의 중 - 하버드대, A 학점을 받는 학생 수를 약 20%로 제한. 2027년 가을 학기부터 - 2024-25학년도에 하버드대 전체 학부생 학점의 약 60%가 A 학점 - 일부 전문가 : 하버드대 학점은 ‘거의 쓸모없는 수준(almost useless)’ - 인공지능(AI)의 부상으로 성적 평가에 이상 징후
미국 하버드 대학교는 학점 인플레이션(grade inflation : 성적 부풀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7년부터 학부생이 받을 수 있는 A 학점의 수를 제한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다.
새로운 정책은 A 학점을 탁월한 성과의 상징으로 만들고, 학생들이 새로운 주제를 탐구하며 지적인 위험을 감수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가 21일 보도했다.
학생 성적 비교에서 평점 대신 평균 백분위 순위를 사용하는 방안이 도입되었으나, A 학점 제한에서 제외되는 대안적 평가 시스템 제안은 거부되었다. 학생들의 85%가 새로운 학점 제한 정책에 반대했으며, 하버드 외에도 예일대와 프린스턴 대학교 등 다른 명문 대학에서도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부상은 ‘학점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AI 기술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대학생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연설과 졸업식에서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학생들은 인공지능이 미래 일자리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인사는 ‘인간미와 진정성’을 강조하며, 인공지능의 한계를 인정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는 수년간 지속된 학점 인플레이션을 되돌리기 위해 학부생에게 주는 A 학점의 개수를 제한하기로 결정 했는데, 이는 학생들의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교수진은 20일 해당 조치를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으며, 이 조치는 2027년 가을 학기부터 전체 수업에서 A 학점을 받는 학생 수를 약 20%로 제한하고, 소규모 강좌에서는 최대 4개의 A 학점을 추가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학들은 오랫동안 학점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해 왔다. ‘학점 인플레이션’이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교들이 후속 학년 학생들에게 점점 더 높은 학점을 부여하여 중간 학점이 ‘인플레이션’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시 말해 이 용어는 경제학의 인플레이션 개념을 성적에 비유한 것으로, 학점이 흔해짐에 따라 그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때 주로 사용된다.
하바드대 학부 교육 학장인 아만다 클레이보그(Amanda Claybaugh)는 성명에서 “이번 투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는 이번 투표 결과가 하버드의 학문적 문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믿으며, 다른 기관들도 같은 수준의 엄격함과 용기를 가지고 유사한 문제에 도전하도록 장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4-25학년도에 하버드대 전체 학부생 학점의 약 60%가 A였는데, 이는 2005-06학년도의 25%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치이다. 한 로스쿨 학장은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하버드 학점이 완전히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은 경솔한 표현이겠지만, 거의 쓸모없는 수준(almost useless)”이라고 말했다.
이번 변화(학점 평가 제도 개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로 인해 우수한 성적이 더욱 의미 있게 되고, 학생들은 물론 고용주와 대학원에도 “학생이 실제로 무엇을 성취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제안서를 제출한 소위원회는 전했다.
소위원회는 “이제 A 학점은 하버드 대학의 지침에서 오랫동안 명시해 온 대로 탁월한 우수성을 나타내는 학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A- 학점은 더 이상 불안감의 원인이 되지 않아 학생들이 새로운 주제를 탐구하고 지적인 위험을 감수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 하버드대 교수진은 우등상이나 포상을 위한 학생 성적 비교에 있어 평점 대신 평균 백분위 순위를 사용하는 것에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직원들은 대안적인 성적 평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경우, A 학점 제한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하는 세 번째 제안을 거부했다.
하버드대는 학부생에게만 적용되는 이 새로운 정책이 2027-28학년도에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들은 3년 후 교수진에게 변경 사항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수진은 새로운 조치에 압도적으로 찬성하는 반면, 학생들은 이 변화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학생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Harvard Crimson)에 따르면, 하버드 학부생 협회가 2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학생들의 거의 85%가 이 제안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예일대에서도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리클레스 루이스(Pericles Lewis) 예일대 학장은 학생 신문인 ‘예일 데일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명문 대학에서 A 학점을 받는 것이 경쟁 대학의 같은 학점보다 낮게 여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프린스턴 대학교도 20여 년 전에 A 학점 상한제를 도입했지만,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2014년에 해당 정책을 폐지했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학점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연구 결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약 30% 더 많은 A 학점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학교와 대학들은 학생들이 과제에 대해 정직하게 임하도록 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최근 프린스턴 대학교는 133년 역사의 명예 규범에서 벗어나 ‘시험 감독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학교의 기존 규정은 학생들이 교수의 참관 없이 시험을 치르는 것을 허용했지만, 교수진은 이번 달 투표를 통해 올여름부터 모든 대면 시험에 감독관을 두도록 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클 고딘(Michael Gordin) 학장은 서한에서 “수업 중 시험 부정행위가 만연해졌다는 인식 때문에 상당수의 학부생과 교수진이 이러한 변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