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시민사회 거리로…“반도체 수도권 배제는 역차별”
정부 시행령안 반발 총궐기대회 개최…500여 명 참여·삭발식까지 강행 “균형발전 명분 아래 산업 현실 외면 말라” “경기도 스마트 반도체벨트 제외는 국가 경쟁력 약화”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산업 특별법 시행령안」을 둘러싸고 경기 이천지역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수도권을 사실상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사수 이천시민 총궐기대회’가 20일 오후 이천시 분수대오거리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시민과 사회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모였고, 일부 참석자들은 삭발식까지 진행하며 정부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삭발에는 이원회 하재원 회장, 전 연합동문회 회장 이종현, 현 연합동문회 회장 최강호, 원로자문회의 의장 한덕찬 등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정부 시행령안이 수도권 반도체 산업 기반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논란이 된 시행령안은 반도체클러스터 조성계획 승인 과정과 입주기업·정주여건 지원 항목에서 수도권 외 지역을 우대하는 방향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를 두고 “균형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산업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이천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문인력과 기반시설이 집적된 국내 반도체 산업 핵심 거점”이라며 “세계적 생산기지를 정책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서는 “수도권 배제는 균형발전이 아니라 역차별”, “경기도 스마트 반도체벨트 제외안 즉각 폐기”, “이천경제 무너뜨리는 시행안 철회하라” 등의 구호가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반도체클러스터 지정은 행정구역 기준이 아니라 산업 집적도와 공급망 연계성, 기술력, 기반시설 등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기존 생산거점을 억제하는 방식으로는 국가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비수도권 육성과 수도권 고도화는 대립 개념이 아니라 함께 추진돼야 할 국가 전략”이라며 “정부는 기존 반도체 생산거점에 대한 규제 특례와 기반시설 지원 확대 방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를 단순한 지역 현안 대응이 아닌 생존권 문제로 규정했다.
한 관계자는 “이천의 반도체 산업은 지역경제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와 직결된 전략산업”이라며 “정부가 수도권 배제 기조를 유지할 경우 시민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