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소 바꾸는 이천쌀문화축제…성공은 ‘행사’보다 ‘준비’에 달렸다

기자 한마디 "축제의 성공은 무대 위 박수보다,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시민의 불편 없는 발걸음에서 먼저 확인된다"

2026-05-18     김병철 기자
김병철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가을마다 이어져 온 이천쌀문화축제가 올해는 적지 않은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익숙했던 공간을 벗어나 처음으로 복하천 수변공원 일원에서 열리게 되면서다. 장소가 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동선과 교통, 안전과 휴식, 체류 환경까지 축제를 구성하는 모든 기준이 새롭게 짜여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올해 축제의 성패는 프로그램보다 얼마나 촘촘하게 준비했는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천시는 오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제25회 이천쌀문화축제를 앞두고 본격적인 사전 준비 체계에 돌입했다. 지난 4월 기본계획 수립을 마친 데 이어 최근에는 부서별 협업 구조를 가동하며 현장 중심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축제를 치르는 수준이 아니라, 장소 이전에 따른 변수 관리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개최 장소다. 복하천 수변공원은 개방감과 접근성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대규모 인파를 감당하기 위한 기반시설 보완이 필수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기존 행사장과 달리 주차·보행·휴식 공간을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만큼 초기 준비 단계부터 현장 대응력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천시는 관람객 집중에 대비해 행사장 인근과 외곽에 약 3천 면 규모의 주차 공간 확보 계획을 세운 상태다. 여기에 이천역과 시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원거리 주차 이용객을 위한 꼬마기차까지 도입해 이동 불편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축제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주차 후 이동 피로’를 줄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축제는 결국 얼마나 오래 머물 수 있느냐가 만족도를 좌우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이천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 가운데 하나도 ‘쉼’이다. 복하천 수변공원은 강변 특유의 개방감은 있지만 그늘과 휴게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행사장 곳곳에 그늘막과 텐트형 쉼터를 확대 설치하고, 가족 단위 방문객을 고려한 피크닉 공간과 체류형 휴게 공간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시설 확대와는 결이 다르다. 최근 지역 축제의 경쟁력은 ‘얼마나 화려한가’보다 ‘얼마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만 찍고 떠나는 행사보다 가족 단위 체류와 재방문을 이끌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올해 이천쌀문화축제는 공간 자체를 콘텐츠로 만들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안전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복하천 일대는 행사장과 주차 공간 사이 이동 동선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수변 공간 특성상 야간 보행 안전 확보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시는 주요 이동 구간에 안전 요원을 상시 배치하고 조명 시설을 강화하는 등 사고 예방 대책을 함께 준비 중이다.

특히 대규모 지역 축제는 작은 관리 공백 하나가 전체 행사 신뢰도를 흔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전국 곳곳의 지역 축제에서도 주차 혼잡, 보행 안전, 쉼터 부족 문제는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올해 이천시의 준비 방향은 단순한 행사 운영을 넘어 ‘불편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부서 간 협업 방식이다. 이천쌀문화축제는 농업 행사이면서도 동시에 관광·교통·안전·환경·문화가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종합 행정의 성격을 가진다. 행사 하나를 위해 농업기술센터뿐 아니라 교통, 안전, 시설 관련 부서까지 함께 움직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정에서는 흔히 부서별 역할이 나뉘다 보면 현장 대응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축제는 다르다. 시민과 관광객은 행정 내부 구조를 보지 않는다. 주차가 불편하면 축제 전체를 기억하고, 이동이 불편하면 도시 이미지를 함께 판단한다. 결국 축제 경쟁력은 프로그램보다 현장 운영 완성도에서 갈린다는 이야기다.

올해 이천시가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겠다’는 방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사 당일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초기 준비 단계부터 예상 불편 요소를 사전에 줄이겠다는 접근에 가깝다. 이는 단순한 행사 운영을 넘어 지역 대표 축제를 장기적으로 안정화하기 위한 과정으로도 읽힌다.

이천쌀문화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선 상징성을 가진다. ‘이천쌀’이라는 지역 브랜드 자체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만큼 축제 역시 도시 이미지를 결정짓는 대표 콘텐츠 역할을 해왔다. 결국 올해 축제는 단순한 볼거리 경쟁이 아니라, 이천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방문객을 맞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올해는 제25회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25년 동안 이어진 축제라는 것은 단순한 행정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농업과 시민 참여, 관광 자원이 함께 축적돼 왔다는 의미다. 때문에 장소 이전 역시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축제의 다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아직 축제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다. 그러나 대규모 축제는 행사 직전보다 얼마나 일찍 준비를 시작했는지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이천시 역시 현재 단계에서 교통과 안전, 휴식 공간 문제를 동시에 점검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빠르게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결국 시민과 방문객이 기억하는 축제는 화려한 개막식이 아니라 현장에서 느낀 편안함과 안전함이다. 차를 어디에 세웠는지, 이동이 얼마나 편했는지, 가족이 얼마나 오래 머물 수 있었는지가 축제의 평가를 결정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이천쌀문화축제는 프로그램 경쟁보다 ‘기본’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준비했는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오는 10월 복하천 수변공원에서 펼쳐질 제25회 이천쌀문화축제가 단순한 행사 개최를 넘어, 지역 대표 축제가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