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한국을 졸부(猝富)로 봐?
전쟁 폐허 위에서 선진국 경제를 일으켜 세운 한국. 졸부(猝富)일까?
그런 면이 있다. 세계인들은 그렇게 보고 있다. 그래서 뭘? 이렇게 말하기가 마뜩잖은 상황이다. 그들의 시선이 너무 싸늘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이든 태국이든,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그저 시샘하는 말로 넘기기엔 도를 넘은 한국 폄하 여론이 현지 언론과 SNS에 넘쳐나고 있다.
나는 그 가장 큰 원인으로서 역사(歷史) 문제를 꼽는다. 우리는 역사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탐구하지 않았다. 그럴 뿐 아니라 많은 세월을 자국 역사 폄훼에 몰두해 왔다. 또 옆 나라가 우리 역사를 왜곡하거나 비하하면 그걸 사실처럼 교과서에다 싣는 나라다. 이건 비굴도 겸손도 아니다. 그저 기괴한 자해행위일 뿐이다.
왜냐하면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 보겠다. 우리 민족은 너무 많은 외침을 받아서 한이 쌓였다고들 말한다. 몇백 번 외침을 받았건, 우리가 완패한 전쟁 10개만이라도 꼽을 사람이 있는가? 세상에 그렇게 외침을 받아서 쌓인 한 때문에 슬픈 노래를 좋아할 정도로 약소 민족인데 망하지도 않고 5천 년 지속된 나라가 있다는 얘기인가?
그러니까 세계인들이 “뿌리도 없는 민족이 어쩌다 졸부가 됐지?”라는 의문을 품는 게 당연하다. 한국의 이 대단한 성장은 운이 좋거나 열심히 일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운이 따르고 부지런한 것은 하나의 상승 요인에 불과하다. 부지런하고 운이 따르면 다 선진국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 바탕에 뭐가 있냐가 중요하다.
잘라 말하건대, 한민족은 역사적으로 가난했던 시기가 거의 없었다. 다만 근대에 들어 조선 중후기에 침체기를 겪으면서 경신대기근(庚戌-辛亥大飢饉,1670~1671년)이나 식민 지배와 한국전쟁을 겪은 것이다. 고려 귀족사회로부터 조선 엘리트 사회로 넘어오면서 선비들이 진취적이지 못하고, 소모적인 당쟁에 휘말린 것이 결정적 이유였다.
단군조선과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때까지 4천여 년 동안 군사, 경제, 문화적으로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나라였다는 것은 수많은 사료와 문화재들이 증명한다. 다만 국민이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할 따름이다. 여기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의 교육과 문화 수준은 세계 어느 민족,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해도 이의를 제기할 역사학자가 없을 것이다. 그런 우수한 인재와 문화적 잠재력을 가진 나라가 수백 년 동안 엎드려 있다가 벌떡 일어난 것이 뭐 그리 놀랄 일인가? 이렇게 세계인들에게 말해야 한다.
아무리 돈독이 올랐기로서니 돈만 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이런 사회 인프라 시스템을 만들 순 없는 거라고 누가 말해줘야 한다. 경제 기적을 이루면서 민주화도 함께 이루고, 문화와 스포츠까지 세계 최강 대열에 올려놓는 것이 운이 좋아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BTS나 반도체, 한류 드라마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터라 제대로 설명해 주면 금세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일에 나서지 않는다. 관심조차 없다. 새벽까지 잔뜩 술 퍼마시고 아침이면 멀쩡하게 출근해서 죽어라 일하는 아주 이상한 민족. 그래서 선진국이 된 게 아니냐는 세계인들의 의문을 풀어줘야 한다.
정부는 상식에도 맞지 않는 정쟁으로 날을 보낼 게 아니라 국격에 맞지 않는 국가 이미지 개선에 나서라. 지금이 그럴 때다!
그게 한류나 반도체, K9자주포보다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