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對)중국 접근 방식 “원만한 관계 유지 목표”

- 트럼프 행정부,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모델 모방 -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 전쟁 - 중국, 트럼프 활용법 터득 - 트럼프, 국가 주도 경제 시스템 등 근본적 변화 시도 - 펜데믹에 의한 대체 글로벌 공급망 물색 - 미국의 중국 의존도가 중국의 미국 의존도보다 커 - 백악관, 미·중 관계 ‘미묘한 현상 유지’(delicate status quo) -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 정책이 중국의 시장 다변화 동인(動因)

2026-05-13     김상욱 대기자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5월 13~15일)과 관련, 미·중 무역 관계, 관세 정책, 경제적 갈등, 무역 불균형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경제의 독립성을 회복하려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으며, 중국의 수출 지배력은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여 무역 및 이란 전쟁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는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감소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미국의 전체 무역 적자는 증가하는 역효과를 나타냈다.

* 트럼프 행정부,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모델 모방

그러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를 유지하면서도,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모델을 모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보복으로 미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거나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은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러한 무역 불균형이 세계 경제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경제학자들은 미국과 중국 모두 국내 경제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글로벌 경제의 재균형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 전쟁

트럼프 대통령이 8년 전 베이징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이후, 미·중 상품 교역량은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그가 중국 지도자들과 체결한 부분적인 무역 협정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은 중국이 국가 주도 경제 모델을 개혁하도록 설득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오히려 중국의 일부 특징을 모방하는 길을 택했다.

2025년 대부분을 소모한 치열한 무역 전쟁 끝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가을(한국 경주 APEC 정상회담 당시 미·중 정상회담) 불안정한 경제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의 관세에 강력하게 반발하려는 시진핑의 의지에 주목한 백악관은 이러한 ‘상대적인 평온’(relative calm)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 가능성은 이번 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예정된 두 정상의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것이다.

양측 정상은 상용 제트 여객기와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의 중국 구매 가능성을 둘러싼 관례적인 협상과 양국 무역에 대한 정부 감독을 강화하는 ‘공동 무역 위원회(a joint Board of Trade) 설립’ 제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국 간 두 자릿수 비율로 높아진 관세를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가능성이 높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번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아무리 낙관적인 외교적 수사가 오가더라도, 더 많은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는 대법원이 올해 초 ‘위헌 판결’을 내린 ‘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올여름 중국산 제품을 포함한 새로운 관세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 중국, 트럼프 활용법 터득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의 ‘비전통적인 행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을 터득했으며, 최근 미국 기업 지도자들에게 워싱턴이 무역이나 투자와 관련하여 조치를 취할 때마다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기밀 회담 내용을 언급하며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기업 임원이 전했다고 AP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는 중국이 내수 소비를 촉진하여 수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경제 모델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수출업체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오늘날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장벽을 더 높이는 것으로 만족하려는 듯 보인다.

최근 베이징에서 중국 관리들과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비즈니스 자문 회사 디지에이 올브라이크 수톤브리지 그룹(DGA-Albright Stonebridge Group)의 수석 고문인 마이런 브릴리언트(Myron Brilliant)는 “트럼프 2.0 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중국이 더 이상 행정부를 달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몇 가지 성과를 거두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관리된 무역에 관한 것이지, 중국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트럼프, 국가 주도 경제 시스템 등 근본적 변화 시도

트럼프는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체제’(state-led economy)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하지 않는 동시에 미국 민간 부문의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확대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연방 정부는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과 여러 핵심 광물 회사에 이례적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또한 정부는 ‘니폰 스틸’이 ‘US 스틸’을 인수할 당시 '황금주'를 확보하여 공장 폐쇄나 본사 이전 등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력 발전소 기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간의 재정적 파트너십을 추진했고, 엔비디아와 AMD의 컴퓨터 칩을 중국에 판매하여 얻는 수익의 일부를 정부 수출 허가와 맞바꾸는 방식을 택했다. 유럽과 일본을 포함한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에게 관세 협상의 조건으로 수천억 달러를 미국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을 요구하는 등, 이러한 새로운 경제 정책은 워싱턴의 정책 기조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부 개입, 그리고 여러 미국 대통령들이 ‘불공정 무역’이라고 비난해 온 개입과는 거리가 있지만, 트럼프의 경제 활동주의는 전임자들의 ‘시장 중심적 접근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선임 고문인 스콧 케네디(Scott Kennedy는 “공정성에 대한 논의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첫째, 중국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더욱이 미국이 미국 경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2017년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초당적 통합 지지 관계를 깨뜨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2018년부터 중국산 제품에 전례 없는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후 중국의 기술 발전을 저해하기 위해 화웨이와 ZTE 등 주요 기업 두 곳을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추가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중 상당수는 2020년 1월 체결된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협정과 바이든 행정부 이후에도 유지되었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2018년에 정점을 찍은 후 2년간 감소세를 보이다가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 머무르는 미국인들의 소비 증가로 반등했다.

* 펜데믹에 의한 대체 글로벌 공급망 물색

* 미국의 중국 의존도가 중국의 미국 의존도보다 커

팬데믹은 또한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켰고, 개인 보호 장비, 의약품, 희토류 광물 등 필수 제품을 중국 공장에 의존하는 것이 미국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었다.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의 장려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중국 이외 지역의 공급업체를 물색했다.

지난해 백악관에 복귀한 지 며칠 만에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는데, 처음에는 베이징이 세계적인 펜타닐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나중에는 대부분의 국가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더 광범위한 ‘해방의 날’(Liberation Day) 발표의 일환으로 이를 단행했다.

트럼프의 전략은 중국이 미국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미국이 중국을 필요로 하는 정도보다 더 크다는 전제에 기반했다. 주요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중국이 트럼프의 관세에 보복하여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의료 대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허를 찔려 재빨리 화해를 시도했다.

이달 초, 미국 재무부가 이란산 원유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여러 중국 정유업체에 제재를 가하자, 중국 상무부는 처음으로 중국 기업들에게 미국의 금융 제재를 무시하라고 지시하면서 미국의 제재에 대한 중국의 불복종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퀸시 연구소(Quincy Institute)의 동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 제이크 워너(Jake Werner)는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직전에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미국에 ‘이런 식으로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며, “이는 또한 협상에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협상 카드를 확보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백악관, 미·중 관계 ‘미묘한 현상 유지(delicate status quo)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양국 관계의 수많은 갈등 요소를 해결하기보다는 “미묘한 현상 유지”(delicate status quo)를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안정을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0월 한국 회담에서 합의한 ’희토류 수출‘ 관련 1년 휴전 협정을 언급했다.

현재 미국 대통령은 베이징과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미국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적인 경제적 혼란이 발생할 경우 정치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백악관 대변인 애나 켈리(Anna Kelly)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 동안, 지난 1년간 해왔던 것처럼 중국과의 관계 균형을 재조정하고, 상호주의와 공정성을 우선시하여 미국의 경제적 독립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9년 전 시작한 미·중 무역 관계 개편은 미국 공장 지대를 쇠퇴시키는 주범으로 지목했던 양국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 개혁은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3,750억 달러에 달했던 미·중 무역 적자는 지난해 2,020억 달러로 46.1%나 감소했고, 올해는 1,340억 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무역 전쟁 이전에는 미국 전체 수입품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중국산 제품이 올해 1분기에는 7.5%에 불과했다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의 경제학자 채드 보운(Chad Bown)은 밝혔다.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 적자는 줄어들었지만, 미국의 전체 무역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됐다. 2017년 7,920억 달러 이상이었던 미국의 총 무역 적자는 2025년에는 1조 2천억 달러 이상으로 1.51배나 증가했다.

미국인들이 한때 중국 공장에서 구매했던 노트북과 모니터는 이제 점점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애플과 같은 기업들이 트럼프의 관세에 대응하여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인도는 중국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미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중국산 수입 감소의 원인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덕분이라고 평가하며, 지난달에는 중국이 더 이상 미국과의 무역에서 가장 큰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 정책이 중국의 시장 다변화 동인(動因)

하지만 세계 최대 경제 대국과의 경제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세계 제조업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한때 미국에 상륙했던 중국산 제품들은 이제 동남아시아나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2021년 부동산 거품 붕괴로 중국 내수 수요가 약화되자 정부는 제조업체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했다. 그 결과, 올해 초 중국의 세계 수출량은 팬데믹 이전보다 70% 증가했다.

런던 소재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에 따르면, 중국산 리튬 이온 배터리, 철도 장비, 선박, 장난감, 자동차, 가전제품 등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생산자들을 희생시키면서 세계 시장에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다. 2025년 중국의 전체 무역 흑자는 1조 2천억 달러에 달해 국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IMF 중국 지부장이자 현재 코넬 대학교 교수인 에스와르 프라사드(Eswar Prasad)는 “다른 나라들이 이 모든 수출품을 흡수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는 많은 나라들의 제조업 부문에서 피해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글로벌 수출 우위는 만성적인 미국 무역 적자의 거울 이미지(mirror image : 대칭 이미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이러한 편향된 세계 경제는 역사적으로 성장 약화나 금융 위기의 위험을 높였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세계는 1조 달러의 무역 흑자를 가진 중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글로벌 불균형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보조금을 받는 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을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기울어졌다고 비난하며 올여름 말 새로운 관세로 대응할 계획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주 중국과 다른 14개국 및 유럽연합이 사용하는 정책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 능력”(structural excess capacity)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글로벌 리밸런싱(rebalancing : 경제적, 정치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재균형)을 달성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미국과 중국이 국내 경제 정책을 변경하고 미국은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는 반면 중국은 공장에서 가정으로 지원을 전환하는 경우에만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어느 나라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