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국민배당금제’ 제안…국민의힘 “국가사회주의적 발상” 비판

블룸버그도 주목한 ‘횡재세’ 논란…시장 충격 이어져

2026-05-13     이승희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제’ 제안으로 촉발된 논란이 정치권과 시장을 동시에 강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국가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기업의 이익은 위험을 감수한 투자와 연구개발, 그리고 수많은 근로자들의 노력의 결과”라며 “그 결실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초과’라는 이름을 붙여 사실상 재분배 대상으로 삼겠다는 발상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정책실장은 단순한 개인 의견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국가 정책의 방향을 설계하는 ‘경제 컨트롤타워’이자 이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이라며 청와대의 "개인발언"이라는 해명을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기업이 이익을 내면 이를 나누자고 하면서, 반대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부담하겠다는 논의는 어디에도 없다는 점"이라며 "이익은 공유하고 손실은 외면하는 비대칭 구조는 결국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투자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업이 노력한 성과를 정부가 마음대로 가져가겠다는 국가사회주의적 선언과 다름없다”며 “자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사회주의적 발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하는 초과 세수(법인세)를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하는 이른바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그는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성과가 아니라 반세기 동안 국민이 축적해 온 기반 위에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경우 현금성 배당보다는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전환 교육 등 사회·산업 전환 분야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초과 세수가 발생하지 않으면 제도 역시 시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들었으며, 노르웨이 국부펀드 사례를 참고한 ‘사회계약’ 차원의 원칙 설계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초과 세수를 원칙 없이 단기적으로 소진하는 것은 역사적 기회를 허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는 이 발언을 ‘사실상의 횡재세(windfall tax)’ 우려로 해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도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논란이 빠르게 확산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업 돈을 빼앗아 나누는 것 아니냐”, “횡재세와 다를 바 없다”, “투자 의욕을 꺾는 반기업 정책”, “시장 불안을 키운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 피해 우려”, “자본 유출 가능성”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여당인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의 비판에 대해 “색깔론과 과도한 정치 공세”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방어에 나섰다.

청와대 역시 논란 확산 이후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는 “김용범 정책실장의 SNS 글은 청와대 내부 논의나 공식 검토와는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으며, 정책 방향으로 검토된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