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전 총리: “걸프 나토(Gulf NATO)” 창설 주장
- 네타냐후의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야망이 중동 흔들어 - 네타냐후의 ‘환상’과 미국의 실책 - 네타냐후가 전쟁의 최대 수혜자 - 호르무즈 해협: 새로운 세계적 분쟁 지역 : 미국과의 합의 지연 요인 - 가자지구, 관계 정상화 그리고 1990년대 후반의 비밀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 타니(Sheikh Hamad bin Jassim Al Thani) 카타르 전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결과라고 경고하며, “걸프 나토(GULF NATO)”라는 통합된 조직 결성을 촉구했다.
알자지라는 “하마드 빈 자심 알 타니 카타르 전 총리 겸 외무장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합동 전쟁은 갑작스러운 사태 악화의 결과가 아니라 ‘중동의 판도를 폭력적으로 재편하려는 이스라엘의 오랜 계획의 정점’이라고 말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지라의 솔직한 인터뷰에서, 전 카타르 총리는 급변하는 지역의 지정학적 지형에 대해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가 최근 전쟁의 가장 위험한 결과라고 경고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야망에 대해 경계를 표명하고, 걸프 지역 통합 방위 조약의 시급한 체결을 촉구했다.
셰이크 하마드 전 총리는 “우리는 이 지역의 중대한 재편성을 목격하고 있다”며, 현재의 지정학적 변동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중동의 모습을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네타냐후의 '환상'과 미국의 실책
셰이크 하마드는 지난해 임박한 충돌을 경고하며, 걸프 국가들에게 이란과의 위기를 해결하고 군사 공격을 막기 위해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란과의 갈등을 부추기는 움직임이 있다며, 그 배후에 네타냐후가 이끄는 이스라엘 내 "강경파"가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네타냐후가 1990년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테헤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를 포함한 이전 미국 정부들은 이란에 대한 전면전을 주저했지만, 네타냐후는 워싱턴에 ‘환상’을 심어줌으로써 결국 성공했다고 셰이크 하마드는 주장했다. 그는 “네타냐후는 미국 행정부에 전쟁이 짧고 신속하게 끝날 것이며, 이란 정권이 몇 주 안에 무너질 것이라고 확신시켰다”면서, 이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시도하다 실패한 사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카타르 전 총리는 미국의 군사력 의존을 비판하며 “미국의 진정한 힘은 무력을 사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전쟁이 결국 모든 당사자를 협상 테이블로 되돌려 놓았다고 지적하며, 오만이 주도한 전쟁 회피 외교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초 제네바에서 2주간 추가 회담이 있었다면 이러한 참사를 완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셰이크 하마드는 ‘네타냐후가 전쟁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며, 이스라엘 지도자가 혼란을 틈타 ‘강제적인 지역 동맹 구축’과 ‘대이스라엘’ 구상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이스라엘’ 구상은 이스라엘 우파가 인접한 아랍 국가들로 국경을 더욱 확장하려는 계획이다.
* 호르무즈 해협: 새로운 세계적 분쟁 지역 : 미국과의 합의 지연 요인
이란의 전략을 평가하면서 셰이크 하마드는 이란이 전쟁 초기의 군사 공격을 성공적으로 견뎌낸 후,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새로운 전략적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합의를 미뤄왔다고 말했다.
그는 수로의 무기화를 전쟁의 ‘가장 위험한 결과’라고 규정하며, 이란이 이제 이 중요한 국제적 요충지를 자국의 주권 영토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것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보다 세계 경제에 더 시급하고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셰이크 하마드는 워싱턴보다는 걸프 국가들이 이번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란이 미국의 이익을 겨냥한다는 구실로 걸프 지역의 에너지, 산업,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이 “전쟁에 명백히 반대”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테헤란은 걸프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상당 부분 소진했으며, 이란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 및 안보 혼란에 대한 광범위한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셰이크 하마드는 지리적 특성상 공존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단편적인 일방적 소통보다는 테헤란과 솔직하고 집단적인 걸프 대화를 통해 현실적인 미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걸프 나토’ 창설 촉구
셰이크 하마드는 가장 직설적인 평가 중 하나에서 “걸프 지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이란이나 이스라엘, 또는 외국 군사 기지가 아니라 걸프 지역 내부의 분열”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응하여 그는 전략적으로 동맹을 맺은 걸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 정치·국방 프로젝트’인 “걸프 나토(GULF NATO)” 창설을 제안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소수의 국가로 시작하여 확장해 온 것처럼, 모든 회원국이 준수하는 엄격한 제도화된 법률에 의해 운영되는 유사한 모델을 제시했다.
셰이크 하마드는 미국의 군사 주둔 문제를 언급하며, 미군 기지가 수십 년간 중요한 ‘억지력’을 제공해 왔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워싱턴의 아시아 중심 전략과 중국 견제 정책으로 인해 걸프 지역이 더 이상 미국의 안보 우산에 무기한 의존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걸프 국가들이 터키, 파키스탄, 이집트와 같은 지역 강대국들과 장기적이고 상호 이익에 기반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 가자지구, 관계 정상화 그리고 1990년대 후반의 비밀
팔레스타인 문제로 화제를 돌린 셰이크 하마드는 모든 측의 민간인 살해를 규탄했지만,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도덕적, 정치적 재앙”(moral and political disaster)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2023년 10월 시작된 이후 7만 2,5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학살(Genocide)했다. 하마드 셰이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첩보를 인용하며, 이는 사실상 가자지구를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23년 10월 7일 이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전례 없는 세계적인 공감대, 특히 서방 국가들의 공감대를 인정하면서도,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세력들에게 그로 인한 참혹한 인명 피해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위한 확실한 정치적 전망이 보장되지 않는 한 하마스 무장 해제 논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단호히 거부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 없이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칭찬했다. 그는 이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이 네타냐후의 지역적 계산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최근 지역 정세 변화를 되짚어보며 셰이크 하마드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몰락에 안도감을 표했고, 혁명 초기 자신이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조언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도발을 피하는 새로운 시리아 지도부의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칭찬하며, 알 아사드 정부의 14년에 걸친 전쟁과 잘못된 통치 이후 경제 및 제도 재건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숨겨진 외교사적 사실도 드러났다. 셰이크 하마드는 1990년대 후반 카타르 지도부가 클린턴 행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신을 테헤란으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은 이란이 초기 단계의 핵 프로그램을 러시아에 넘기거나 국제 협정에 따를 것을 요구했다.
그는 카타르가 단순히 메신저 역할을 했을 뿐이지만, 당시 테헤란은 도하(카타르)가 미국의 입장에 동조한다고 여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