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민주주의 섬 대만’에 매우 중요한 의미

- 트럼프, 대만이 미국 반도체 빼앗아 갔으니, 미국의 보호비 내놓아라 - 대만 지지자들, 트럼프의 ‘거래 지향적 성향’ 때문에 중국에 양보할까 우려

2026-05-12     김상욱 대기자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대만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으며, 그의 최근 발언과 행동이 대만과 중국 간의 긴장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5월 13~15일, 베이징)을 앞두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 정책과 무기 판매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는 대만, 중국, 미국 간의 외교적 긴장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동안 대만에 대해 더 모호한 태도를 보여 왔으며,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 의지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대만에 110억 달러(약 16조 2,250억 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으나, 아직 무기 인도를 진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빼앗아 갔다”고 비판하며, 미국의 보호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의 무기 지원에 대해 시진핑 주석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은 대만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논의할 것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나는 놀라운 나라인 중국 방문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지도자이다. 양국 모두에게 훌륭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특히 대만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지향적인 성향’ 때문에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에 양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후 대만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며, 중국의 주장대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임기 동안 ‘대만에 대한 군사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미국의 대만에 대한 모호한 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대만에 대해 이전보다 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분리 독립한 성’으로 간주하는 대만에 대한 지원을 완화할 의향이 있을지 여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만에 11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는데, 이는 대만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판매였다. 그러나 그는 아직 무기 인도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시진핑 주석과 무기 판매에 대해 논의한 사실까지 인정했다. 또 그는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빼앗아 갔다"고 비난하며 대만이 미국의 보호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막대한 관세 부과 위협을 통해 대만이 미국산 반도체 제조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수십억 달러 상당 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와 원유를 구매하도록 압박해 왔다.

* 시진핑이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자제 요청할 듯

1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 대해 “시진핑 주석과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은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나는 그와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베이징, 타이베이, 워싱턴에서 미국의 대만 방어 지원 의지와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오랜 입장을 양보할 가능성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해군 퇴역 소장 마크 몽고메리는 대만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에서 타이베이가 "논의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 소속으로 대만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옹호하는 몽고메리(Mark Montgomery)는 “나는 거래 지향적인 대통령(a transactional president) 때문에, 거래 기회가 생길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루비오 국무장관, 미국의 정책 변함없지만 대만 문제 논의

중국은 대만을 회담의 핵심 의제로 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제기하며 양국 관계의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이 대만 정책에 대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발표했다.

하지만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로마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상황에 대한 강압적이거나 어쩔 수 없는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그런 변화는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대만이 이번 방문의 주요 의제는 아니지만, 분명히 논의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만 군수품 구매를 위한 항공기 부품 3억 3천만 달러어치를 승인한 데 이어, 재임 첫 해에 대만에 대한 군사 판매를 승인한 금액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이 4년 임기 동안 승인한 약 84억 달러보다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 트럼프 행정부의 대만 무기 판매액 줄어

대만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국방비 증액을 압박받아 왔으며, 지난 8일 의회는 수개월간의 교착 상태를 깨고 250억 달러(약 36조 8,250억 원) 규모의 무기 구매안을 승인했다. 이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해 제안했던 400억 달러(약 58조 9,200억 원)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다. 백악관의 기본 규칙에 따라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관계자는 의회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제안을 전액 지원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

대만 정부 관계자들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수사적 발언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루비오 장관의 신중한 발언에서는 어느 정도 안도감을 느꼈다.

차이밍옌(Tsai Ming-yen) 국가안전보장국장은 기자들에게 “(중국이) 회담 과정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지만, 미국은 공개적, 비공개적 채널을 통해 대만에 대한 정책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 시진핑 주석, 미국과 대만 간의 관계 완화 모색

중국 전문가들은 핵심 질문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베이징의 입장에 더 가깝게 만들기 위해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한다.

중국은 자치권을 행사하는 대만을 ‘반역적인 성’으로 간주하며, 필요하다면 ‘무력으로 병합’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외교 관계를 맺은 국가들이 타이베이와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1979년 현대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후, 베이징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대만에 대한 비공식적인 지원과 무기 제공을 유지해 왔다.

미국은 대만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베이징의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미국은 역사적으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으며, 대만과 중국 간의 현상 유지에 대한 일방적인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표명해 왔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전통적인 외교의 경계를 허무는 데 이미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제한이나 주요 미국 관리들의 대만 방문에 대한 비공식적인 제한 등을 통해 대만과의 관계를 완화하려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오랜 미국 정책에서 벗어나 시진핑 주석과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해 협의했음을 시사한 적이 있다.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평가 프로젝트 소속 패트리샤 김(Patricia Kim)은 “이번에는 공식적인 정책 선언의 변화처럼 극적인 변화가 없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정책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즉흥적인 발언을 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 백악관, 일본-중국 갈등에 개입하지 않아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과 중국 간의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중국의 대만 공격은 역내에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일본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될 수 있어 무력 사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에 다카이치와 시 주석과 연달아 통화를 했지만, 그 갈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침묵을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다카이치 총리를 접견 “두 사람의 관계가 다소 껄끄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지지는 2026년 미국 ‘국가방위전략’(U.S. National Defense Strategy)에서 대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았다.

* 대만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

대만이 가진 강력한 카드 중 하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TSMC 등)으로, 미국은 중국과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대만국립대학교 정치학과 레브 나흐만(Lev Nachman)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대만이 미국의 경제 성장에 미치는 역할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대만에 대한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럼프와 바이든 행정부에서 동아시아 정책을 담당했던 에드가 케이건(Edgard Kagan) 전 국무부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적인 성향’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행정부는 미·중 관계의 어려운 측면들을 거래 가능한 ‘대체재’로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중국 연구 석좌교수인 케이건은 “대통령은 협상력을 잘 알고 있다. 대통령과 회담에 참석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그는 협상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매우 예리하게 파악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대통령이 다른 것을 얻기 위해 대만의 미국 이익을 희생하는 식의 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의 업무방식에 비추어 볼 때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을 통해 대만이 더 강해질지 약해질지는 두 정상의 공개 발언에 따라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임기 동안 대만에 대한 군사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나흐만은 “대만이 바랄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대만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언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