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의료 열악한 미국, ‘엄마 되려면 돈 많이 드는 이유’
- 미국은 ‘산모 사망률’ 가장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 - 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산모 사망률 3배 높아 - 저소득층과 소수 민족에 더 큰 악영향
미국은 출산 비용, 산모 사망률, 보육 비용 및 출산 휴가 정책 면에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는 많은 가정에게 재정적 부담을 초래하며, 특히 저소득층과 소수 민족 여성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어머니가 되는 데 드는 비용은 임신 초기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미국은 고소득 국가 가운데 산모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흑인 여성은 백인 여성보다 출산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약 3배 높다.
미국에서 출산 비용은 보험 적용 여부와 의료기관의 네트워크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네트워크 외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는 추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 내 병원에서 자연분만의 평균 비용은 15,178달러(약 2,240만 원), 제왕절개는 19,292달러(약 2,847만 원)이다. 네트워크 외 병원에서의 출산 비용은 훨씬 더 높으며, 자연분만은 평균 31,117달러(약 4,592만 원), 제왕절개는 44,432달러(약 6,556만 원)에 이른다.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 보장되는 유급 출산 휴가가 없는 몇 안 되는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이며, 많은 근로자는 무급 휴가나 고용주의 복지 혜택에 의존해야 한다. 미국의 보육 비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부부가 가처분 소득의 약 40%를 보육비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공공 지원이 강한 다른 국가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의료 및 보육 비용은 많은 가정에게 장기적인 경제적 부담을 주며, 일부 가정은 빚을 지는 경우도 많다. 다른 선진국들은 미국보다 훨씬 더 관대한 출산 및 보육 정책을 제공하며, 특히 북유럽 국가들은 부모 모두에게 장기간의 유급 육아휴직을 보장한다.
알자지라는 어머니의 날을 맞아 미국에서 어머니가 되는데 드는 비용이 다른나라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해 10일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 너무 높은 대가를 치르는 미국에서 엄마 되기
알자지라는 “우선 미국에 사는 수백만 명의 여성들에게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라고 기사를 시작했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 그리고 수년간의 육아에 이르기까지, 의료, 출산, 그리고 자녀 양육에 드는 비용은 미국에서 다른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의료 서비스나 보육과 같은 기본적인 필요조차도 가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 미국 산모 사망률 출생아 10만 명당 18.6명 사망
* 노르웨이, 아일랜드, 스위스, 이탈리아 등 평균 3명 미만
* 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산모 사망률 3배 높아
동시에 미국은 고소득 국가 중 산모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출생아 10만 명당 18.6명이 사망하는 반면 노르웨이, 아일랜드, 스위스,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에서는 3명 미만이다.
흑인 여성은 출산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백인 여성보다 약 3배 높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3년 흑인 여성의 산모 사망률은 출생아 10만 명당 50.3명이었으며, 백인 여성은 14.5명, 히스패닉 여성은 12.4명이었다.
* 미국 출산 비용
미국에서 출산 비용(cost of childbirth)은 보험 적용 범위와 병원 및 의사가 “네트워크 내”(in network)인지 “네트워크 외”(out of network)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네트워크 내 의료기관은 산모의 보험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어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네트워크 외 의료기관은 이러한 계약이 없으므로 보험에 가입한 환자라도 훨씬 높은 진료비나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에 직면할 수 있다.
보험에 가입한 산모조차도 일반 분만, 응급 시술 및 산후 조리에 수천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의료 보험 청구 데이터를 분석하는 독립 비영리 단체인 페어 헬스(FAIR Health)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네트워크 내 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출산할 경우 평균 진료비는 15,178달러이며, 제왕절개 출산의 경우 19,292달러로 상승한다.
미국 주별 네트워크 내 진료 비용(in-network costs per state)은 아래와 같다.
* 네트워크 내 vs 네트워크 밖
메디케이드(Medicaid)는 미국에서 출산 비용을 가장 많이 부담하는 기관으로, 2024년에는 전체 출산의 40.2%를 지원했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미국 정부 의료 보험 프로그램으로, 임산부의 경우 일반적으로 가구 소득이 연방 빈곤선 기준의 약 200% 이하일 때 자격이 주어진다. 평균적으로 이는 3인 가족 기준으로 연간 약 5만 달러(약 7,376만 원)에 해당한다.
공공 의료 시스템이 출산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많은 미국인들은 민간 보험, 자기 부담금, 병원비 등 복잡한 제도를 통해 임신 기간을 보내며, 이로 인해 장기적인 빚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FAIR Health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일반 병원에서 자연분만을 할 경우, 평균 진료비는 31,117달러(약 4,591만 원)이며, 제왕절개 분만의 경우 44,432달러(약 6,556만 원)로 상승한다.
아래는 주별 네트워크 외 진료 비용(Childbirth costs: Out of network)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신생아 집중 치료실(NICU) 간호사에게도 비용이 청구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의사가 진료를 할 경우에도 각 의사마다 소속된 의료 보험 네트워크가 있다. 만약 진료를 보러 온 의사가 본인의 네트워크에 속해 있지 않다면, 환자는 해당 의사에 대한 의료 보험 네트워크 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콜로라도주에서 몇 년 전에 의사가 환자의 의료 보험 네트워크에 속하지 않은 경우, 환자에게 알려야 하고, 환자는 사실상 진료비 부담에 동의하는 서류에 서명해야 한다는 법이 통과되었다고 한다.
의료 네트워크 내 진료와 네트워크 밖 진료의 차이는 감당 가능한 의료비와 재정적 위기 사이의 차이를 의미할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의료 네트워크 외부에서 출산할 경우, 비용이 평균 월 소득의 몇 배에 달할 수 있으며, 특히 환자가 진료 장소를 선택할 권한이 거의 없는 응급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 미국, 유급 출산 휴가가 없는 몇 안 되는 부유한 국가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 보장되는 ‘유급 출산 휴가가 없는 몇 안 되는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이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국가 지원 제도를 통해 수개월, 경우에 따라서는 1년 이상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반면, 미국 노동자들은 종종 무급 휴가, 고용주가 제공하는 복지 혜택 또는 개인 저축에 의존한다.
1993년 제정된 연방 가족 및 의료 휴가법(The federal Family and Medical Leave Act 1993)은 일부 근로자에게 최대 12주간의 무급 휴가를 보장하지만, 수백만 명의 근로자는 해당 자격이 없거나 무급 휴가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제이드(43세)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두 자녀를 둔 어머니이며, 성은 밝히지 않기를 요청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그녀는 8년 전 마지막 출산 당시 출산 휴가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12주 동안 급여의 60%를 받는 유급 휴가를 받았고, 그 후 4주간 무급 휴가를 받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필요한 모든 것을 충당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이드는 “새 아이와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휴가를 더 신청하면 허락받지 못하거나 직장을 잃게 될까 봐 걱정됐다. 게다가 수입이 줄어들면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될 테니까. 그래서 아기가 4개월 됐을 때 직장에 복귀했다. 미국에서는 그 정도면 충분한 휴가라고 여겨지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그녀는 2018년 마지막 출산 때 총 4만 6천 달러(약 6,788만 원)가 조금 넘는 비용을 지출했는데, 그중 1만 8천 달러(약 2,656만 원)는 본인이 부담해야 했다.
전 세계적으로 출산휴가 정책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은 미국보다 훨씬 더 관대한 보호 제도를 제공하고 있다.
* 발칸 지역 넉넉한 출산 휴직 제공
* 독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출산 휴직 14~20주 동안 급여 전액 보장
발칸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긴 휴가 제도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으며, 휴가 기간 면에서 서유럽을 능가하는 경우도 많다.
불가리아는 여성에게 급여의 90%를 지급하는 약 59주간의 육아휴직을 제공하여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독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와 같은 국가들은 14~20주 동안 전액 급여를 보장한다.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부모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관대한 육아휴직 제도가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 미국의 보육 비용 :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
출산 후에도 보육 비용은 미국 전역의 가계 재정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2023년 미국 부부는 가처분소득(disposable household income)의 약 40%를 보육비로 지출했는데, 이는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는 아일랜드의 22%에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국가 보조금과 공공 지원 제도로 인해 순 보육 비용이 거의 0에 가까운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과 같은 국가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민주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 시장은 저렴한 물가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후, 시 공무원을 위한 뉴욕시 최초의 ‘무료 보육 서비스’(free childcare)를 시작했다.
2023년 전 세계 일부 국가의 부부를 대상으로 가처분 소득 대비 순 보육비용 비율을 보면, 아래와 같다. ( )는 순 보육비용의 비율이다. 출처는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 2026.5.10.)
미국(40%) / 아일랜드(22%) / 슬로바키아(17%) / 네덜란드(16%) / 체코공화국(15%) / 뉴질랜드(15%) / 이스라엘(14%) / 영국(14%) / 스위스(13%) / 벨기에(12%) / 핀란드(12%) / 루마니아(11%) / 호주(10%) / 덴마크(10%) / 사이프러스(9%) / 프랑스(9%) / 폴란드(9%) / 캐나다(8%) / 리투아니아(8%) / 스페인(8%) / 일본(7%) / 노르웨이(7%) / 슬로베니아(7%) / 그리스(6%) / 라트비아(6%) / 헝가리(5%) / 아이슬랜드(5%) / 스웨덴(5%) / 대한민국(4%) / 오스트리아(3%) / 룩셈부르크(3%) / 크로아티아(2%) / 독일(1%) / 불가리아·에스토니아·이탈리아·몰타·포르투갈 : 각각 (0%) /
제이드는 직장에 복귀했을 당시 시어머니를 육아 도우미로 활용하여 육아 비용을 절감했고, 이후에는 오페어(au pair, 가사 도우미=숙식과 일정액의 용돈을 받는 대가로 가사 일을 돕는 사람)를 고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 지역의 보육비가 엄청나게 높다고 한다. 이 지역은 다른 미국 주들에 비해 생활비가 훨씬 높다. 시간당 최소 25달러(약 3만 6,895 원)에서 30달러(약 4만 4,271 원)를 지불하는데,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한 달에 약 4,000달러(약 590만 원)를 쓰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