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조직적 성폭력이 팔레스타인인 위협” 수단

- 서안 지구에서 성폭력이 주민들 위협하는 수단 부상

2026-04-23     김상욱 대기자

“점령된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는 이스라엘 군인과 정착민들에 의한 조직적인 성폭력 및 괴롭힘”이 성행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중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에서 발생하는 성폭력(Sexual violence)과 조직적인 괴롭힘(Systematic harassment)이 그곳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인과 정착민들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은 팔레스타인 주민들, 특히 여성과 아동들에게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교도소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에 대한 성폭행과 학대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고 알자지라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베두인 공동체를 공격하며 신체적 폭행과 성폭력을 가하는 등 성폭력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압박하고 떠나게 하려는 ‘조직적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폭력은 여성과 아동들에게 특히 심각한 피해를 주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피해 학교를 중퇴하거나 직장을 포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검문소에서 여성들에게 ‘신체 수색’과 ‘모욕적인 행위’를 강요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등,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한 성폭력은 이제 일부 개인의 행위를 넘어 체계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 군인들의 성폭력 사건을 ‘개별적인 사건’으로 간주하며, 광범위한 정책의 일부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29세의 쿠사이 아부 알-카바시는 점령된 서안 지구 요르단 계곡에 있는 자신이 거주하는 베두인 공동체(Bedouin community)를 공격한 정착민 집단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계속 겪고 있다. 지난 3월 13일 한밤중에 70명이 넘는 정착민들이 키르베트 함사 알-파우카를 공격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쿠사이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텐트를 공격하기 위해 여러 그룹으로 나뉘었고, 정착민 다섯 명이 그가 잠들어 있던 텐트를 습격해 손과 몽둥이로 그를 심하게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같은 텐트에서 자고 있던 외국인 여성 활동가 두 명도 폭행했다.”고 말했다.

쿠사이는 “정착민들이 내 손발을 묶고 허리띠로 몸을 결박한 채 바지를 강제로 벗기고 속옷까지 벗겼다. (이스라엘인) 정착민들이 자신의 성기를 때리고, 팔다리와 성기를 플라스틱 케이블 타이로 묶고 모욕한 후, 그곳을 떠나지 않으면 다시 폭행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 집에서 쫓겨나 몸수색 당해

점령된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인과 정착민에 의한 성폭력과 고의적인 괴롭힘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 관찰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더 이상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압박하고 그들이 집을 떠나도록 강요하기 위해 사용하는 ‘조직적인 수단’(systematic tools)이라는 것이다.

4월 20일, 노르웨이 난민위원회가 주도하고 유럽연합과 여러 유럽 국가의 자금 지원을 받는 서안지구 보호 컨소시엄은 “서안지구의 성폭력 및 강제 이송”(Sexual Violence and Forcible Transfer in the West Bank)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약 3년 동안 발생한 분쟁 관련 성폭력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는 강제적인 알몸 노출, 신체 수색, 강간 협박, 성희롱 등의 사례들과 인터뷰에 응한 이재민 가족의 70% 이상이 여성과 아동에 대한 위협, 특히 성폭력이 집을 떠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성폭력에 대한 기록의 어려움, 두려움, 그리고 사회적 낙인 때문에 문제의 규모는 보고서에서 묘사된 것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 신체 수색(Strip searches)

60세의 아비르 알 사바그는 지난해 몇 주간 이어진 치명적인 공습 이후 1년간 폐쇄되었던 제닌 난민촌에 이스라엘군이 4월 13일 제한된 시간 동안 들어가 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한 여성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아비르는 자신이 알몸 수색을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여성들을 자신들이 점거하고 있던 수용소 입구의 한 집으로 끌고 갔다. 안에는 여성 군인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꼼꼼한 수색을 실시했다.

아비르는 “우리는 수색할 줄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절대 가지 않았을 거예요. 여군들이 먼저 손으로 수색을 하더니, 제게 옷을 들어 올리라고 했어요. 그러고 나서 옷을 벗으라고, 그다음에는 옷을 전부 벗으라고 했죠. 제가 망설이자 그들은 저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요. 저는 수용소에 들어가고 싶지 않고 당장 떠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러자 여군 중 한 명이 저에게 소리를 지르며 ‘수용소에 들어가든 말든 수색은 당할 거야’라고 말했어요.”

아비르는 여군에게 옷을 벗기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병사들은 그녀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저는 펑펑 울었고 캠프에 가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후회했어요. 정말 굴욕감을 느꼈어요. 제닌 난민촌 주민으로서 겪었던 모든 일 중에서 이것이 제게 일어난 최악의 일”이라고 말했다고 알자지라는 소개했다.

* 만연된 성폭력

폭력과 성희롱은 심각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여성과 소녀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서안지구 보호 컨소시엄 보고서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소녀들은 자신들을 폭행하거나 괴롭힐 수 있는 이스라엘인과 마주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학교를 중퇴하는 경우가 있었고, 여성들은 일을 그만두기도 했다.

헤브론의 청년 정착촌 반대 단체 코디네이터인 이사 암로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삶을 어렵게 하고 분쟁 지역에서 그들의 존재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성희롱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암로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전에는 성폭력이 일부 군인들의 개별적인 행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시민과 거주민들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특히 헤브론 구시가지에서 만연한 현상이 되었다. 많은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집을 떠났고, 많은 여성들이 모욕을 당할까 봐 검문소를 넘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암로는 “이스라엘은 당연히 우리가 보수적인 사회라는 점을 존중하지 않는다. 군인들은 검문소에서 여성들에게 옷을 벗으라고 강요하고, 민감한 부위에 접근하려 하고, 성적인 질문을 하고, 성적인 암시를 던진다.”고 설명했다.

헤브론 구시가지에서는 괴롭힘이 일상적인 일이 되었으며, 여성과 어린 소년들은 이 브라히미 모스크(Ibrahimi Mosque) 주변에 설치된 이스라엘 검문소를 통과할 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2024년 12월, 이스라엘 인권 단체인 브첼렘(B’Tselem)은 헤브론 남부 지역을 지나거나 일상생활 중에 군인들에게 학대와 모욕을 당한 남녀노소에 대한 수많은 증언을 담은 상세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증언에는 구금, 굴욕적인 신체 수색, 폭행 당시 피해자 촬영, 그리고 정당하지 않은 신체적 및 언어적 학대가 묘사되어 있다.

암로는 1년 반 전에 널리 보도된 사건을 예로 들었다. 당시 헤브론의 텔 루메이다(Tel Rumeida) 지역 검문소에서 한 군인이 17세 팔레스타인 소녀 앞에서 바지를 내리고 군인 전용으로 마련된 작은 방으로 함께 가자고 요구했다. 이스라엘 측은 군인들의 성폭력 사건은 개별적인 사건일 뿐이며, 광범위한 정책의 일부가 아니라고 밝혔다.

* 교도소 내 성폭행 성행

이스라엘 감옥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도 보고되었다. 2024년 8월에 발표된 휴먼라이츠워치(HRW) 보고서는 수감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수감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구금 시설에서의 고문과 학대, 그리고 강간과 성폭행을 포함한 성폭력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는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스데 테이만 교도소(Sde Teiman prison)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으로, 사건 영상이 공개되고 이스라엘 의사가 언론에 사건을 제보한 후 5명의 군인이 기소되었지만, 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군인들의 무죄를 주장하는 캠페인을 벌인 끝에 지난 3월 기소가 취하됐다.

성폭행은 가자지구 출신 수감자들에 대한 공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서안 지구 북부 툴카렘 출신의 언론인 사미 알 사이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구금 중 금속 물체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알 사이는 증언에서 2024년 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메기도와 리몬 교도소’(Megiddo and Rimon prisons)에 수감되어 있었으며, 수감 기간 내내 교도관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다면서,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강간당하고 성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여러 건 있지만, 각자의 이유로 감히 나서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